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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산별
9월 투쟁 지면 타임오프 고착화
이명박 레임덕에도 노조무력화 계속 … 타결-미타결 사업장 공동투쟁단 만들어야
예년 같으면 지금 같은 상황이 금속노조의 2010임단협 투쟁 마무리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다.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을 둘러싸고 노동과 자본의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지부가 남은 투쟁의 중심에 있으면서 교섭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난 8월 27일 교섭에서 사측이 던진 안은 아직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해서는 아무 것도 없이 임금에 관한 안만 나왔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고 쉽지 않음을 짐작케 한다.
최근 경주와 포항지부 타결 사업장에 집중되고 있는 노동부의 집요한 공격도 이명박 정권의 ‘민주노조운동 깨기’가 언제 끝날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 김태호 총리지명자의 후보 사퇴로 이명박 정권의 레임덕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지배집단에게 노조무력화는 여전히 매우 중요한 과제로서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될 것이다.
정권 레임덕에도 노조무력화 계속될 것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제 2010년 임단협 투쟁은 노조법 재개정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렇게 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들이 올해 임단협을 얼마나 힘 있게 대응하면서 넘길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임단협 투쟁이지만 노조법 재개정 투쟁으로 이어지기 전에 다시 한 번 확실하고 강력한 투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임단협 투쟁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하고는 노조법 재개정 투쟁 자체가 힘없이 질질 늘어지다가 2011년 임단협을 맞아야 한다.
이번 임단협이 어떠한 형태로 끝나더라도 노조법 재개정 투쟁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임단협 투쟁에서 깨끗하게 힘 있는 마무리를 짓지 못한다면 노조법 재개정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법을 바꾸는 투쟁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지만 자신감을 확실히 가진다면 승산이 있다. 역으로 임단협을 제대로 못했을 때는 그러한 자신감은커녕 오히려 패배감으로 인해 개악노조법을 더욱 고착화시킬 것이 뻔하다.
따라서 우리는 올해 임단협을 대충 마무리하고 노조법 재개정 투쟁에서 힘을 모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서는 절대 안 된다.
임단협 패배 개악노조법 고착화
우리는 지금 바로 이러한 중대한 고비점에 서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다른 무엇보다도 올해 임단협 투쟁을 다시 한 번 위력적인 하나의 투쟁으로 만들어 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올해 6월까지의 투쟁(전반기 투쟁)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올해 전반기 투쟁에서는 타임오프를 비켜가기 위한 7월 전 타결 전략을 채택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동투쟁 기조를 무너뜨린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고 본다. 노동자의 힘은 하나로 단결하는 쪽으로 가야 커지는데 7월 전 타결 전략은 하나의 투쟁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별 사업장 별로 알아서 하도록 함으로써 원심력을 키웠다. 투쟁은 시기적으로는 집중된 것 같지만 사실상 개별 지회 차원의 투쟁이었다.
그나마 6월 말이라는 시한이 자연스럽게 투쟁을 시기적으로 집중시켜 자본의 양보를 끌어 낼 수 있었다. 이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철저한 평가가 필요할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의 투쟁을 중심에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업장에 투쟁 떠넘긴 6월말 타결 전술
그러면 지금 우리가 다시 돌아보고 선택할 전략은 당연히 하나의 공동투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시기가 아닌 내용과 시기 모두에서 실질적인 하나의 공동투쟁, 바로 이것이 우리가 올 3월 임대에서 결정한 임단협 투쟁 방침의 전체적인 방향이었다.
많은 동지들이 이제는 이미 물 건너간 방침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희망은 두려움을 이긴다. 그리고 희망은 저 멀리 어딘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희망은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미완의 전망이고 전략이다.
희망을 만들려면 대담한 실험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희망을 영원히 손에 쥐지 못한다. 지금 역사는 우리에게 대담한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의 공동투쟁을 만들려면 같이 모여 생각하고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기아자동차가 계획을 내면 그것을 검토해서 전체가 받아 안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함께 모이는 구조로 하나의 공동투쟁을 기획하자. 금속노조 중앙이 무언가 투쟁 계획을 내려주기를 기다리지도 말자.
각 지부별로 공동 투쟁 기획단을 꾸리자. 여기에는 미타결 사업장은 물론 타결 사업장도 함께 참여해야 할 것이다. 지난 전반기 투쟁에 대해 서로를 비판하는 것은 접어두자. 지금은 또 다시 모두에게 투쟁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본과 정권의 계속되는 도발을 통해 타결사업장이 1~2년 유예된 것도 아님을 확인하고 있다. 타결 사업장도 아직 진정한 ‘타결’이 아니다.
지부별 공동 투쟁 기획단 만들자
하나의 공동 투쟁 기획단에서 하나의 공동 투쟁을 기획하고 세세한 투쟁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기획 뿐 아니라 선전 홍보 역시 하나로 꾸려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전쟁시기인 만큼 긴 시간을 요하는 교육이나 간담회보다는 즉각적인 선전이 더 중요하기에 공동 선전을 통해 전체가 공동투쟁에 대한 하나의 통일된 인식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전체가 함께 하면 다양한 창조적인 투쟁 전술이 구사될 수 있다.
어쩌면 이번 투쟁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87년의 대투쟁의 생동하는 투쟁, 창의적인 전술들을 되찾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략 전술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실천만이 2010년 노조법 재개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이는 또한 2011년 임단협 투쟁에 대한 준비이기도 하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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