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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저는 비정규직이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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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최초 공단 도보행진 참가기 … 공단노동자 대다수 대법원 판결 몰라
지난 9월 13일부터 5일간, 금속노조 인천지부와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공동으로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와 파견업무확대저지를 위한 도보행진단"(이하 도보행진단)을 구성하여, 제조업내 파견문제의 심각성과 1000일을 훌쩍 넘긴 GM대우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역내에 알려냈다.
공단 내 가두방송, 공장 내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직접 홍보물 전달 등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
이번 도보행진은 오전 공단지역 출근선전전을 시작으로 저녁 퇴근선전전 및 문화제까지 걸어다니면서 진행되었는데, 인천지역에서는 최초로 공단지역 구석구석을 직접 순회하면서 불법파견문제를 알려내었다는 의미가 있었다.
여전히 미조직 노동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인천 남동공단, 주안공단, 부평공단이 주요한 순회지역이었다. 처음에는 근무시간 공단주변은 노동자들이 거의 없어 선전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공장 주변 도로 구석구석을 방송차량이 가두방송을 하면서, 뒤따라오는 도보행진단 조합원들이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홍보물을 나누어 주었는데, 일하던 노동자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홍보물을 꼼꼼히 읽어보았다.
5일간의 도보행진 수많은 눈길들
특히 점심 때에는 구내식당이 없어 공장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노동자들에게 직접 식당에 들어가 나누어 주면서 선전을 하였다. 노동조합 구경을 잘 하지 못하는 곳에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동지들이 직접 찾아와 홍보물을 나누어 주니, 약간은 신기한 듯이 홍보물을 받아가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남동공단의 경우 상당수 공장이 비용절감 차원으로 무인경비 시스템으로 바뀌었는데, 이 덕택(!)에 공장에 직접 들어가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직접 홍보물을 나눠 주고 짧은 대화 정도가 가능했다. 발품을 조금 더 판다면 금속노조의 미조직 사업에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인천지역의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중 상당수는 비정규직, 파견노동자이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반응이었지만, 이번 도보행진을 통해 만난 많은 노동자들이 제조업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고 불법파견된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대법원 판결 내용을 잘 알지 못했다. 남동공단의 한 노동자는 자신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아웃소싱"이며, 정규직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은 얼마 전 금속노조 인천지부 등에서 실시한 미조직 노동자 실태조사의 결과와도 비슷한 것으로, 사내하청, 용역, 아웃소싱, 파견 너무나 많은 비정규직 형태 때문에 스스로의 처지에 대해 정확히 알 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고용형태를 당연한 것으로 바라보는 듯 했다.
반면 일반시민들의 경우 의외로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두번의 문화제와 거리 선전전 등에서 많은 시민들이 홍보물을 적극적으로 받아가고, 무슨 문제인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파견이 너무나 만연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금속 소속 사업장 불법파견 정규직화 물꼬 터야
준비한 1만부의 홍보물이 부족하여 추가로 7000부 정도를 더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불법파견 사례를 신고하고 노조에 가입하라는 문구를 넣었지만, 아직 많은 사례들이 접수가 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한번 선전전했다고 다 될 것으로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에서라도 먼저 불법파견 투쟁이 만들어지고 대대적으로 1사 1조직이 실현된다면, 선전전의 효과가 다르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지만 가능하겠는가 의심하는 노동자에게 금속노조가 보여줄 것은 그것이 아니겠는가!
GM대우차 비정규직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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