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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반쪽짜리 대법원 판결을 넘자
2년 이하 사내하청-외주하청은 불법파견과 무관? …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최근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에 따라 현장이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이 “2년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만을 정규직으로 간주한다” 는 반쪽짜리 판결로 인하여 2년 이하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외주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는 오히려 절망을 하고 있다.
똑같은 불법파견이면서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대법원의 판결은 상식적으로 볼 때 잘못된 판결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법원은 개악된 파견법을 근거로 제시하였지만 파견법을 근거로 한다고 해도 고용의무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했어야 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공정한 사회’라는 개념으로 볼 때도 이는 맞지 않다.
호적 오르지 않으면 자식 아닌가?
제조업 파견은 무조건 불법이다. 이는 2년 이상이든 이하든, 사내하청이든 외주하청이든 모두가 불법이란 말이다. 불법이면 당연히 이를 시정해야 함에도 개악된 파견법에서 의제와 의무조항으로 나눔으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가르고 상대적으로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기륭전자를 예를 들어 보자. 최저임금에서 10원 더 받고, 노동강도가 극심한 상황에서 이직률이 어느 곳보다도 높아 거의 모든 노동자가 근속년수를 2년을 넘기지 못하였다.
2005년도 노동부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하였으나 기륭전자측은 달랑 벌금 500만원을 물고 책임을 면하였다. 노동자들은 해고 됐고 해고 싸움이 6년을 넘기면서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만신창이가 되어 가고 있다. 이는 명백한 범죄임에도 가해자에게 약간의 벌금만 물린 채 피해자들에게는 어떠한 원상회복도 하지 않은 2차, 3차 가해를 가한 것이나 다름없다.
가난하게 살던 옛날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언제 죽을지 몰라서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 호적에 올리곤 했던 일이 있었다. 호적에 오르지 않았다고 자식이 아니던가? 호적에 오르지 않았다고 자식 대접을 하지 않고 홀대를 한 부모가 있었는가 말이다.
공장에 들어가면 그 공장의 노동자인 것이지 2년이 넘어야만 노동자가 되는 거냔 말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2년 아상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2년 이하의 노동자들에게도 정규직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
시집 보낸 딸은 자식이 아닌가?
또 하나 예를 들어보자. 100% 비정규직 공장 동희오토다.
노동부는 비교대상인 정규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외주하청인 동희오토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이 번 판결에서 제외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고 있다. 명백한 불법파견임에도 비교대상이 없으면 합법이 되는가? 제조업 파견이 불법임에도 100% 비정규직만 쓴다면 합법이 되는가 말이다. 기가 막히는 논리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비정규직 사용을 부추기는 논리로 이명박 정부의 ‘공정한 사회’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며 노동부 스스로가 불법을 조장하는 것이다.
한 집안에 살던 딸자식을 시집을 보냈다 치자. 남편을 따라 주민등록은 시댁으로 입적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자식이 아니던가? 출가외인이라 불린다고 내 자식이 아니더냔 말이다.
공장이 따로 있다고 해도 엄연히 원청의 자동차를 생산하며 브랜드 또한 원청의 이름으로 버젓이 나오지 않던가? 당연히 원청이 사용자이며 이 번 판결의 취지에 따라 정규직으로 간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금속노조 불법파견 특별 대책팀은 비정규직을 분열시키고 불법파견을 정당화 하려는 이러한 갈라치기 판결에 대해, 불법파견은 시기와 장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노동부와 사용자는 불법을 정당화하는 교묘한 논리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좌절을 안겨 줄 것이 아니라 불법을 시정하고 윤리적 경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현장에서 만연한 불법을 바로잡고 노동자들은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싸워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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