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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책임 은폐 애꿎은 노동자부담만
작성자 정책실패
댓글 0건 조회 2,874회 작성일 20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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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부책임 은폐 애꿎은 노동자부담만


 ‘건강보험 하나로’는 잘못된 정책 … 국가부담 40%로 인상 등 무상의료 전면 요구로


 최근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 건강보험료 1만 1000원을 더 내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90%로 확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의료보험 보장성은 60%정도이다. 총 국민의료비 30조원중 20조원 정도만 건강보험이 책임을 진다. 즉, 총 의료비가 100만원이 나오면 그중 60만원 정도는 건강보험이 부담하고, 나머지 40만원은 본인이 부담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 나머지 30%를 더 보장하기 위해 1만 1천원을 더 부담하면 된다는 것이 "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의 취지이다. 평균적으로 1만 1천원이라는 것이지, 비율로 보자면 현재 내고 있는 건강보험료의 50%를 더 내야 하는 것이다. 한 달 40,000원 건강보험료를 내는 노동자들은 20000원을 더 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노동자, 기업, 정부가 부담하는 건강보험 비용이 각각 5:5:2이기 때문에 건강보험 보장성을 90%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말 가능한 것인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만 보더라도 1인당 건강보험료는 53%가 올랐지만,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정부 퉁계로도 60%를 왔다갔다한 정도였다. 즉 노동자들의 부담은 늘어났지만, 보장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인가? 제약회사와 과잉진료로 인한 병원비로 나갔기 때문이다.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높은 악값, 병원의 과잉검사와 과잉진료로 다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제약회사와 병원자본은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영리병원을 추구하고, 수가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것을 해결하지 않을 경우, 노동자들이 추가로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고스란히 제약과 병원자본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병원에 가본 노동자들은 다들 알겠지만, 건강보험이 안되는 시술을 권하고, 교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은 특진비를 받는다. 아픈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의료비를 지불한다. 그러다보니 민간 의료손실보험이라는 것에 가입하는 노동자들도 많이 존재한다. 건강보험이 해결하지 못하는 나머지 40%에 대해 민간보험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 중 하나가 중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집안이 거덜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인 것이다. 이것도 어느 정도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에게 해당되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안 아프기만을 바랄 뿐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영리병원이 생겨나고 민간 의료보험이 확대되기 시작하면, 다시 말해 미국식 의료체계로 변화해가면 부자들은 별 영향이 없겠지만, 노동자들에게는 큰 고통이 될 것이다.


  "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은 철저히 시민운동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핵심적인 문제인 의료의 사적소유에 대한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 OECD국가들 중 정부의 복지지출비용이나, 의료비 지출비용이 거의 꼴찌인 국가에게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하는 운동이 필요한 것이지, 애꿎은 노동자들에게 부담을 요구하는 운동은 비겁한 것이다. 현재 정세도 그런 운동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의료제도가 얼마나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영리병원이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인지 노동자들 또한 상당히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 사회보험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꼬박꼬박 건강보험료를 내는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


  2002년 대선에서 무상의료, 무상교육이 노동자들에게 많은 지지를 얻었고, 최근에는 무상급식이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으며, 보수 정치인들마저 서민의 복지를 이야기 하는 마당에 더 적극적으로 무상의료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약값을 통제하고 영리병원을 중단하는 등 의료공급체계를 통제하는 요구, 건강보험에서 국가의 부담을 20%에서 40%로 올리는 요구, 본인부담 상한을 100만원으로 하자는 요구 등 적극적인 요구를 해 나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운동이 무상의료의 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부 희생하자는 것이 잘못된 운동인 것처럼, "건강보험 하나로"는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투쟁을 가로막고 무상의료의 실현을 먼 미래의 일로 불가능하게 하는 잘못된 운동이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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