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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감 뚫고 승리 돌파구 열다
작성자 승리는 투쟁
댓글 0건 조회 2,933회 작성일 201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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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감 뚫고 승리 돌파구 열다


  현대차 비정규직 25일 1차 총파업 … 정규직화 교두보 확보?사회적 지지

  정규직노조 협박?굴레 넘지 못해 … 자신감?승리에 대한 확신 2차 총파업으로


2010년 11월 15일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시작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25일간 전국을 뜨겁게 태우며 정규직화를 위한 돌파구를 열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6년 불법파견 투쟁 패배 이후 5년의 세월 동안 자신을 가두었던 억압과 굴종, 패배와 절망의 장막을 걷어내며 떨쳐 일어섰다. 11월 15일 시트 1공장에서 시작된 파업의 불길은 오토밸리 도로와 양정동 거리에서 타올랐고, 마침내 공장을 멈춰 세웠다. 1천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공장 도아탈착 농성장을 가득 메운 순간, 감동과 환희가 물결쳤다.


  정규직화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찼던 1공장 점거 파업의 불길은 야만적인 폭력을 뚫고 2, 3공장의 파업으로 이어졌고, 아산과 전주공장에서 횃불이 되어 타올랐다.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외치며 분신으로 항거한 황인화 동지의 염원이 들불이 되었고, 전국의 노동자들이 연일 울산을 비정규직 투쟁의 성지로 만들었다.


  정규직화 열망 폭력과 야만을 넘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영웅적 투쟁과 정규직화에 대한 염원은 25일간의 굶주림과 추위를 견뎌냈고, 협박과 고립을 이겨냈으며, 폭력과 야만을 넘어서 소중한 성과를 남겼다.


  첫째, 현대자동차 자본의 심장에 파열구를 냈고, 정규직화를 향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대법원 판결과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대화와 교섭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던 현대차 자본을 교섭의 자리로 끌어냈다.

둘째, 오랜 세월동안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았던 뿌리 깊은 패배감과 무기력을 완전히 걷어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사기를 얻었다. 비정규직의 독자적인 힘으로 거대한 자본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셋째, 정규직 조합원들의 지지와 전국 노동자들의 연대를 끌어내고, 불법파견 정규직화라는 사회적 여론을 만들어냈다.


  연대가 아닌 노골적인 협박과 중재


  그러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빛나는 투쟁에도 불구하고 정규직노조의 협박과 굴레를 넘어서지 못했다. 정규직의 묵인과 방조로 만들어놓은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기 위한 어떤 투쟁도 하지 않았고, 정규직노조의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1사 1조직도 3차례나 부결시켰던 현대차지부는 비정규직 파업이 시작되자, 중재라는 이름으로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한 노골적인 협박을 계속했다.


  현대차지부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등 8대 요구안을 철회하라고 압박했고,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있는 합의가 없을 경우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비정규직지회의 결정을 노골적으로 반대했으며, 농성장에 있던 인화물질과 연대단위의 지원에 대해 현대차 자본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더 나아가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인 총파업을 찬반투표에 붙여 부결시키고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했다. 사업부 대표들과 다수 현장조직들도 현대차지부의 노골적인 협박에 반기를 들지 않았으며, 금속노조 지도부는 침묵으로 묵인했다.


  정규직 노조의 굴레를 넘지 못하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노조의 협박을 넘어서지 못하면 투쟁을진정으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규직노조의 협박에 비정규직지회 지도부가 흔들렸고, 1공장 점거파업이 전주공장의 점거파업 등으로 이어지지 못해 농성장이 고립되면서 조합원들의 농성장 이탈이 가속화되기에 이르렀다.


  12월 9일 농성장의 모든 조합원들은 3시간에 걸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정규직노조의 노골

적인 협박을 넘어 조금만 더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의견과, 1차 투쟁의 성과와 조직을 보존해 2차 투쟁을 전개하자는 의견이 치열하게 논쟁했다.


  비정규직지회 지도부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농성장에서의 토론과 논쟁을 강화했다면 정규직노조의 협박과 굴레를 넘어 위대한 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규직노조의 벽은 높았고,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조합원들은 논쟁 끝에 만장일치로 지도부에 위임했고, 지도부는 농성을 중단하고 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성과 가슴에 담고 2차 총파업으로


  농성장을 내려가는 조합원들은 조금도 기세가 떨어져있지 않았다. 도리어 잘 싸웠다는 자신감과 앞으로 현장에서 더욱 힘차게 싸우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곧바로 노동조합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16명의 지도부가 농성을 시작했으며,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도 체포영장이 발부된 5명의 지도부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2월 12일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5일간의 파업농성의 경험과 성과, 이후 과제를 공유하고 토론한 후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등벽보를 붙인 노동조합 조끼를 입고, 13일 현장으로 복귀했다.


  비정규직지회 쟁대위는 13일 중식 및 야식 보고대회, 15일 농성장 앞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통해 1차 총파업의 의미와 성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어 대의원, 현장위원 등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주 3회 출근선전전 및 주 2회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전개하며 2차 총파업을 만들어가기 위한 현장조직화에 돌입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2차 총파업은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공장을 넘어, 기아자동차, GM대우자동차 등 전국의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봉투쟁과 금속노조를 핵심으로 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진군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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