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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부 6기 1년차 사업 평가①
우리는 이번 2010년 임단협 투쟁의 진행과정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운동이 현재 빠져 있는 위기에 더욱 더 깊숙이 빠져 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력 있는 산별투쟁은 아직 시기상조인가? 금속노조가 이렇게 산별노조로서 전국적인 투쟁 전선을 강고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앙의 지도 집행력의 한계에도 있겠지만 지역지부의 허약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금속노조 탈퇴, 지부파업 부결
경남지부 역시 마찬가지다. 전국 지역지부 중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더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2010년 들어 금속노조를 탈퇴한 사업장만 벌써 여섯 개나 된다.(두산DST, 두산인프라코어창원,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대림자동차, 성화산업, 한국주강) 이는 경남지부가 산별노조 지역지부로서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2010년 1월 22일 대림자동차 노조파괴 정리해고 반대 경남지부 총파업 조합원 찬반투표가 47%의 찬성으로 부결된 것 역시 경남지부에서 처음 있는 일로 지역 산별조직으로서의 역할이 무의미해졌음을 보여주었다. 지회의 금속노조 탈퇴 사태에서뿐 아니라 지회 내부의 감정싸움에 대해서조차도 지부가 아무런 중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동양물산지회 조합원 징계 사건)
2010년 임단협은 지부차원의 투쟁은 무산되고 결국 각 지회별 투쟁으로 분산되었다. 지부는 금속노조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그것은 자기를 올바로 보지 않으려는 태도다. 투쟁력이 있는 사업장이든 그렇지 못한 사업장이든 모두가 사업장 울타리를 극복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경남지부의 모습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난 6기 1년차 경남지부의 사업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확실한 대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복수노조가 본격 시행되는 6기2년차 이후에는 더욱 큰 어려움을 예상되고 산별노조의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경남지부 6기1년차 사업을 보다 냉철히 분석, 평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금속노조 경남지부)
금속노조 신뢰도의 추락
경남지부 6기 1년차 사업 집행에서 드러난 주요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째, 조합원과 밀착한 소통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간부 중심성이 지나치게 심하다.
금속노조 대의원들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난 금속노조에 대한 신뢰도는 충격 그 자체이다. 대의원들은 6%(지역지부는 7.2%), 조합원들은 8.4%(지역지부는 14%) 밖에 되지 않았다. 경남지부 조합원들의 경우는 13.2%였다.
신뢰도가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장정서 무시(대의원 29%, 조합원은 44.5%), 현장성에 기초한 민주적 소통구조 부족(대의원 20.8%, 조합원은 12.8%), 말로만 투쟁 남발(대의원 26.3%, 조합원은 18.4%) 등이 주요한 이유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대의원 75.1%, 조합원 75.7%) ‘신뢰’는 소통을 통해 형성된다는 점을 안다면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이다.
소통의 기본은 선전사업
경남지부의 대부분의 사업이 대체로 간부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그만큼 조합원들이 사업의 내용에 대해 거의 모르기(간부들은 “조합원들이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때문이다. 관심이 없든 잘 모르든 이는 소통이 안 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이다.
그러면 소통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연히 간부들이 열심히 발로 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참으로 피곤한 답이 될 것이다. 소통은 무조건 열심히 발로 뛴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특히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발로 뛰는 것 자체가 만만찮은 일이다.
노동조합은 체계가 있는 조직이고 모든 사업은 조직적으로 집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조직적으로 운용 가능한 수단을 적절히 사용하여 소통을 이루어 내야 한다. 특히 선전사업은 조합원과 소통하는 일차적인 사업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소통에 가장 기본이 되는 지부의 선전사업을 보자. 현재 지부가 발행하는 소식지의 경우 발행주기가 너무 긴 것(2주 1회 발행)도 문제지만 내용은 더 심각하다. 지부(지도부)의 방향이나 의식화를 위한 목적의식적인 내용이 빈약하고 단순히 객관적인 소식을 전달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시사적인 내용도 그 시기에 맞지 않는 정파적인 관점의 주장이 실리는 것은 종이(돈)와 인원(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내용이야 어떻든 소식지 발행만 하면 되는 것처럼 발행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렸다.
다음으로는 지부 지도부가 지회 간부들과 조직적으로 만남을 가져야 하는데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지도부가 조합원과도 직접 만나야 한다. 하지만 경남지부 6기 집행부는 현장 순회가 매우 부족했다. 그나마 몇 차례의 현장 방문도 계획성이 없이 그 때 그 때 임의적으로 수박 겉핥기식이었다. 적은 범위라 할지라도 조합원과 깊이 지속적으로 만나고 만남의 결과를 잘 정리하여 사업에 반영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한 것을 볼 수 없었다. (다음호에 계속)
- 경남노동자신문 <호루라기> 준비4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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