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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너무 억울해 해결해야죠
작성자 진짜노동자
댓글 0건 조회 2,898회 작성일 20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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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너무 억울해 해결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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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크레인농성 기륭전자분회 김소연 분회장 … 6년 걸려도 이긴다는 희망

민주노총?금속 위원장만 방문 안 해 … 탄압에 대한 공포?패배의식 이겨내야

현재 기륭전자 구사옥 앞 포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 동지를 전화로 만났다. 참으로 오랜기간 해오고 있지만, 다시 단식투쟁과 포크레인 농성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들어봤다. 공권력 투입 등 급박한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해준 김소연 분회장께 감사드린다.[편집자주]

 

먼 곳에서 기륭전자의 투쟁을 지켜보는 동지들이 많을 것이다. 기륭전자 최근의 상황에 대해 간단히 요약해 달라.

 

2008년 1000일 투쟁 이후 사측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부지매각과 사옥이전을 했다. 시정, 코츠디앤디라는 회사를 거쳐 부지가 매각되는 복잡한 과정이 있는데, 부지매각 이후에 기륭이 고용했던 용역들이 부지를 지키는 모습 등을 보고, 최동열 회장이 개입되어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기륭분회는 이런 이유로 기륭 신사옥에서의 투쟁과 함께, 구사옥 앞 농성도 계속하기로 했던 것이다.

 

한동안 공사 진행이 안되다가, 8월 9일 갑자기 포크레인이 기륭구사옥에 들어왔다. 코츠디앤디 사장이 와서 공사 해야겠다는 말을 했고, 우리는 기륭문제 해결 없이 공사할 수 없다고 저항했다.

 

결국 코츠디앤디 중재로 교섭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교섭날짜에 통보가 오지 않았고, 8월 13일 기륭이 고용했던 용역 10여명이 들어와서, 농성장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다친다는 협박을 해댔다.

 

다음날 포크레인이 들어왔고, 기륭분회 조합원들은 옥상으로 올라가서 저항을 했다. 8월 16일 또다시 대형 포크레인이 들어와 나머지를 허물겠다고 하였고, 이 과정에서 25명이 넘는 용역이 들어와 폭력을 행사했다.

 

이후 실무협의를 다섯 차례 진행했는데, 의견이 좁혀져서 조인식까지 이루어질 만한 상황까지 갔었다. 하지만 기륭전자 최동열 회장이 막바지에 나타나 고용보장은 할 수 없다며 교섭을 결렬시켰다. 우리는 고용만 보장된다면 해고 기간 임금부분을 양보할 수 있다는 안까지 받아들였지만, 회사는 끝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조인식 하기로 예정된 날 기륭 조합원들은 또다시 단식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부지를 개발하는 시행사는 대형 포크레인으로 밀고 들어왔고, 코츠디앤디 사장은 아침저녁으로 들어오겠다고 협박했다. 교섭이 결렬되었으니 "건수" 만들어서 경찰이 체포를 하게 만들던지 구속을 시키던지 하려는 의도였다. 아침저녁으로 포크레인으로 밀고 들어온다고 하니, 포크레인을 잡고 여기서 끝장을 봐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다.

 

오늘(10월 18일)로 옥상단식은 6일차, 포크레인 농성은 4일차가 되었다. 엊그제 토요일에는 해산시키겠다고 협박하는 경찰과 충돌이 발생했다. 송경동 시인이 전깃줄 잡고 저항을 하고, 저 또한 못 떨어지게 하기 위해 전기줄을 잡고 있는 등 2시간 넘게 위험천만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와서 경찰이 철수하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는 되었다. 실무협의를 다시 해보자고 했는데, 최동열은 고용보장은 안된다는 전제 아래서 협상을 하자고 하고 있다. 이런 전제를 가지고 협상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공권력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토요일 민주당 조배숙,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왔다 갔고, 오늘 아침에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서 풀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오늘 오후 3시 야4당 국회의원 기자회견이 있다. 연대단위 동지들이 꾸준히 농성장을 지켜주고 있다. 아침 출근투쟁을 하고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다.(웃음)

 

기륭전자 투쟁의 의의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 달라.

 

우리는 불법파견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를 만들었지만 회사는 대화를 거부하고, 노조를 만들었던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쫓겨났다. 회사는 불법파견에 대해 500만원이라는 벌금으로 해결했다고 하고 있다. 불법을 지적한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불법을 행한 자본은 오히려 당당한 현실을 인정할 수 없다. 이것이 인정된다면 어떤 노동자들이 희망을 가지겠는가?

 

주변 공단을 보면 대부분이 불법파견이고 해고가 일상화되고 있다. 우리가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똑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실제 기륭을 거쳐간 노동자들이 다른 공장에 또 다시 취직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또 다시 파견으로 취직됐다 해고되고 있다. 여기서 끝장을 보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륭을 거쳐간 많은 노동자들이 있는데, 떠날 때 불법파견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많이 이야기한다. 너무 억울하니까.

 

그리고 많은 연대단위 동지들이 함께했는데, 그 분들의 뜻을 저버릴 수도 없다. 싸움하면 기륭처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는데, 기륭투쟁이 그런 모습으로는 남지 않게 하고 싶다.

 

현재 기륭전자 자본과 정권은 어떻게 탄압하고 있는가?

 

이미 업무방해로 코츠디앤디가 기륭 노동자들을 고소했다. 경찰은 체포영장 발부하겠다고 난리다. 일부 조합원들이 차례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도 나머지가 받지 않으면 체포영장 발부하겠다고 하고, 포크레인 위에 있는 노동자들도 체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경찰은 일반도로에서의 교통방해로 시비를 걸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 아닌데도, 경찰은 강제해산시킨다고만 하고 있다.

 

기륭은 거기에 힘입어서 확실하게 건수 만들어서 구속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2008년도 투쟁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데, 야간집회 건 때문에 재판이 연기되다가 갑자기 우리(기륭) 사건만 야간집회건 공소를 취하하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현재 1년 6월 구형을 받았는데 내일이 선고일이다. 기륭자본이 이 재판할 때마다 오고 있는데, 이유는 뻔한 것이다.

 

최동열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배임혐의로 고발되어 수사중인 것도 있고, 노동조합이 있으면 자기 맘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교섭자체를 자꾸 뒤엎는다. 기륭이 저렇게 막 나가는 것이 정부 입장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

 

금속노조를 포함해 연대단위 동지들에게 요청하고 싶은 말은?

 

많은 분들이 연대해 주셨다. 그 힘으로 투쟁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한번의 고비를 맞고 있는데, 최대한 집중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연대해 주셨으면 한다. 진보양당과 민주당에서는 다 왔다갔는데,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만 오지 않았다. 민주노총 차원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비정규직 문제 현황을 보기 위해서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기륭 조합원들이 6년을 넘게 싸우게 만든 원인이 파견법이다. 최근 현대자동차 대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2년 이상에 대해서만 판결을 하고, 2년 미만에 대한 대책은 없다. 불법인지 뻔히 알고서도 2년 미만의 경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견법 자체가 없어져야 하지만, 불법파견이 확인된 사안에 대해서는 2년 미만이라 하더라도 직접고용으로 간주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속노조, 민주노총이 대공장 불법파견 문제도 집중해야 하지만, 미조직, 비정규직, 투쟁사업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사도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최근 "고용전략2020"을 통해 비정규직 중심으로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동자로서는 막아내야만 하는 것이라 본다. 노동자들이 어떤 자세로 싸워야할지 생각을 듣고싶다.

 

전체 노동자를 다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사람장사를 펼쳐놓고 하겠다는 것인데, 총력을 기울여서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1998년 싸우지도 못하고 파견법이 통과되어 이 상황까지 왔는데, 이제 "고용전략2020"과 같은 것들이 현실화되면, 이제 대다수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겠는가? 최소한 운동한다는 사람들은 사활을 걸고 싸워야 한다.

 

투쟁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오래 투쟁을 해왔는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활동하는 동지들과 간부들부터 경험을 통해 쌓인 패배의식이 많은 것이 한 원인이다. 싸움이 되겠냐, 동력이 있냐만 이야기한다. 끝까지 해보고 평가를 해야 하는데, 안 된다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다보니 해보기도 전에 되겠냐, 이쯤해서 정리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거기에는 패배의식이 깔려 있다고 본다.

 

조직된 단위가 먼저 싸우지 않으면 투쟁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최소한 조직된 우리부터 싸워야 하는데, 그것부터 되지 않고 있다. 패배의식, 경험주의가 너무 많이 깔려 있다. 끝까지 해봐야 뭔가가 나온다고 본다. 싸우다 깨지면 복원할 수 있는데, 싸우지 않고 깨지면 복원도 안된다.

 

그리고 탄압에 대한 공포에 너무 질려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오래는 가지 않을 거라는 희망이 있다. 자꾸 밟히고만 있는 것 같지만, 거기서 새로운 투쟁이 분출될 것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많이 극한으로 내몰리는데,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운동에 대한 각성도 일어날 것으로 본다. 탄압 때문에 포기했다면 지금의 역사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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