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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산별
금속 박유기 파업무산 책임 막중
[투고에 대한 답변] 이경훈 한방으로, 박유기 투쟁 방뚝에 구멍 내 파업 무산
현대차비정규직 파업의 중요한 연대고리였던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이 비정규파업 연대파업을 무산시킨 것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동지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정규직의 굴레를 어떻게 넘느냐는 결국 이경훈?박유기를 어떻게 넘어서느냐 문제일 것입니다.
<변혁산별>은 이 점에 대해서 너무도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정규투쟁의 가능성은 비정규노동자들의 주체적 투쟁과 정규직노동자들의 연대였습니다. 비정규노동자들의 조직력을 강화하고 정규직 활동가들과 연대를 공고화해 현장에서 강력한 조직화 토대를 만드는 일입니다. 정규직 지도부의 어떠한 파괴 노력도 꺾지 못할 강력한 현장조직력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투쟁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물론 <변혁산별> 123호 ‘패배감 뚫고 승리 돌파구 열다’ 등 현대차비정규파업에 대한 연대파업 무산 비판을 주로 현대차지부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것은 일정 불가피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난 11월 22일 금속노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연대파업을 결정했지만 현대차 이경훈 지부장은 조합원 총회에 찬반투표를 독자적으로 부치는 것을 추진했습니다. <변혁산별>은 연대파업의 무산 핵심이 이경훈 지부장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할애했습니다.
지적하신대로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이 현대차지부의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현장의 동의를 끌어내지 않은 것도 분명합니다. 현대차지부와 균열이 두렵다고 필요한 비판조차 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소심한 태도였습니다.
이것은 박유기 위원장이 속한 현대차 현장조직이 비정규직 연대파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주저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최소한 현대차 정규직 좌파 현장조직들이라도 공동으로 비정규연대파업을 지원하는 결의도 어려워졌습니다. 비정규파업투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연대했던 민투위, 평의회 등 현장조직이 마치 고립된 것처럼 느낄 정도였습니다.
이런 정규직 현장조직들의 균열은 조합원찬반투표 총회에 대한 대응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총회를 인정하고 가결을 위해 찬성투표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조직적 대규모 기권을 통해 총회투표 자체를 무산시킬 것인지에 대한 전술도 제대로 통일하지 못했습니다. 대규모 기권전술을 정했다가 막판에 가결 입장으로 바뀌기도 했고 무엇보다 현장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설득과 선전 작업도 이뤄지지 못 했습니다.
11월 22일 대대에서 이경훈 지부장이 총회에 부치겠다는 주장을 했기 때문에 12월 8일 총회까지 현장에 선전할 시간은 있었다고 봅니다. 이런 혼동 때문에 투표결과가 정규직 조합원 9004명이 파업에 찬성하고, 기권 8226명, 반대 2만5795명으로 나왔다고 봅니다. 현대차지부는 기권표와 반대표를 합쳐 정규직 조합원 77.2%가 반대했다고 발표하고, 이를 언론은 대서특별해 받아썼습니다.
박유기 위원장의 우유부단하고 이경훈 지부장에 책임떠넘기기 태도는 금속노조 전체에도 나쁜 영향을 끼쳤습니다. 연대파업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경기, 충남, 만도, 경주 등 부품사들이 많이 있는 지부들의 행동을 제약하고 현장의 투쟁 기세를 꺾었습니다.
나아가 금속노조 전반에 투쟁기강이 무너지고 현대차지부가 안 하면 나머지 지부들이 할 수 있는 게 뭐냐는 조직적 무기력증과 패배감을 낳게 되었습니다.
현대차 이경훈 지부장이 한방의 스트레이트로 비정규연대파업을 파괴했다면 박유기 위원장은 금속노조 투쟁 방뚝에 구멍을 내는 식으로 연대파업을 무산시키고 금속노조의 ‘한다면 한다’는 투쟁기강와 투쟁정신을 훼손했습니다.
박유기 위원장이 비정규연대파업에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고 이경훈 지부장에 ‘묻어가는’ 태도가 금속노조의 조직력 약화와 현장 무기력을 가져왔다고 봅니다. 이런 비판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동지의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할까 합니다. <변혁산별>에 투고해주신 동지의 비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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