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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뭐하고 있는가?
작성자 기득권나라
댓글 0건 조회 2,585회 작성일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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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현대차 비정규직 뭐하고 있는가?


  대법 판결 비웃는 헌법재판연구원장 임명 … 한국은 재벌과 김앤장의 나라인가?



  “인력수급을 포함한 기업의 경영상의 자유는 기업이 헌법적인 보장을 받는 기본권적인 자유이므로 경영상 행해지는 결정의 본질은 자유로운 결정이어야 한다. (근로자파견법의) 문제의 고용의제규정은 이 정당성의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과잉입법이어서 위헌일 수밖에 없다.”


  4월 8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사건을 맡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헌법재판소에 참고자료로 허영 전 명지대 교수가 작성한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 본문의 헌법적 검토’라는 참고자료를 제출한다.


  허영, 연구원장 임명 보도 다음 날 헌법재판소에 자료 제출


  그는 2년 이상 지난 현대차 사내하청은 정규직이라는 2010년 7월 22일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파견법이 기업의 경영상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해 11월 1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파견법이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이 나자, 12월 9일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냈다.


  그런데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참고자료를 제출하기 하루 전인 4월 7일 오전 11시 <연합뉴스>는 신설된 헌법재판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허영 교수가 임명됐다는 사실을 보도했고, 이후 모든 신문과 방송에서 이 기사를 내보냈다. 그의 정식 취임일은 4월 11일이었다.


  그가 참고자료를 작성한 날짜는 그의 임명 사실이 알려지기 3일 전인 4월 4일이다. 그렇다고 허영 교수가 3일 전에 헌법재판연구원장에 내정됐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할 것인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설령 몰랐다고 하더라도, 그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헌법재판소의 산하기관의 원장으로 내정된 이후 참고자료를 철회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참고자료 제출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자유로운 해고 보장이 헌법 정신?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사적자치에 터잡은 시장경제질서에서 사용사업주의 계약의 자유와 기업의 인력관리의 식축성제고라는 법익을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 및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 방지라는 법익보다 낮게 평가한 나머지 검토대상법률조항의 고용의제규정을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노리가 설득력과 법리적 합리성을 갖는 것인지도 의문이다.”(참고자료 5쪽)


  허영 원장은 ‘사용사업주의 계약의 자유와 기업의 인력관리의 식축성 제고라는 법익’이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은 설득력과 합리성을 갖지 못한다고 했다. 즉,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노동자를 쓰다가 버려도 되고, 그것을 규제하면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그런 그는 4월 11일 <법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생활은 모두 헌법과 연관돼 있다.”며 “헌법이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 살아 숨쉬고 국민들이 헌법재판제도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헌법재판연구원이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사장들이 아무 때나 마음대로 노동자를 자를 수 있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 살아 숨쉬는 헌법이라는 것인가?


  현대차는 7월 22일 대법원, 11월 12일과 2월 1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잇따라 2년 이상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이라는 판결이 나오고, 위헌소송이 기각 당하자, 김앤장법률사무소를 통해 보수적인 원로학자를 이용해 헌법재판소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을 한 것이다.


  기간제법, 정리해고 요건도 위헌 가능성


  만약 허영의 주장처럼 2년 이상 근무한 파견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항이 위헌판결이 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2년 이상 지난 기간제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조항도 위헌이 될 확률이 높다. 기간제법(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4조 2항에는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하여 구 파견법과 같이 ‘고용의제’ 조항이 있다.


  따라서 허영의 주장처럼 헌법재판소에서 ‘사용자의 계약의 자유와 인력관리의 신축성 제고’가 비정규직 보호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결한다면, 기간제법도 위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더라도, 사용자들은 위헌판결이 난다면 그걸 핑계로 기간제법의 고용의제조항을 개정하자고 할 것이 분명하다.


  정리해고의 4대 요건 중에 핵심이고, 사용자들이 강력하게 개정을 원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도 기업 경영상의 자유와 계약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기 때문에 역시 위헌이 될 수 있다. 긴박한 상황이 아닐 경우는 부당해고라고 했던 수많은 대법원 판결이 모두 무효가 된다.


  이 어마어마한 파장을 가진 위헌소송에 헌법재판소의 공식 산하기관인 허영 헌법재판연구원장이 작성한 참고자료가 제출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은 현대차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지배하는 나라다.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경총과 전경련을 비롯한 사용자단체들은 파견업종 자유화, 정리해고의 4대 요건 완화, 비정규직 사용기간 확대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명박 정권은 가장 먼저 비정규직 사용기간 확대를 시도했다가 노동자들과 야당의 반발로 통과시키지 못했다.


  그런데 현대차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새로 임명된 헌법재판연구원 허영 원장이 총대를 매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의 헌법재판소 재판관들과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는 국회를 통해 근로기준법과 파견법을 개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비정규직을 영원히 사용하고, 해고를 완전하게 자유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런 중대한 사안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과 진보진영은 태연한 반응이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흔한 성명서 한 장도 내지 않았다. 진보신당이 유일하게 낸 성명서가 유일하고, 현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기자회견을 추진하고 있다.


  정신차려야 할 비정규직 주체들


  지난 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간의 점거파업을 벌인 이후 정권과 현대차 자본의 잔인한 탄압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움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자인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역시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의미있는 투쟁을 만들지 않고 있다. 현대차지부는 신규채용시 사내하청 노동자 40% 발탁채용을 미끼로 비정규직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려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정신차려야 한다. 특히 현대차울산 비정규직지회는 지도부가 사퇴한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추천되는 당사자들은 결의를 밝히지 않으면서 출마 의사를 밝힌 조합원을 비난하고 있는 식물노조 상태다. 부족하더라도 신속히 지도부를 구성해 싸워야 한다.


  그래야 현대차지부, 금속노조, 민주노총, 진보정당들에게 함께 싸울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울산 최병승 조합원, 아산공장 김준규 조합원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현대차자본과 김앤장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로비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절망에서 구해내기 위해서라도 현대차 비정규직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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