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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노조법 개악투쟁 패배한 이유
[현장에서] 기업별노조에 갇힌 안이한 노사뒷거래 … 자본, 기회 노려 노조 박살내
2010년 악몽 같은 한해가 전국을 강타했다. 직장폐쇄와 노동법 개악을 통해 노동조합은 힘 한번 제대로 못 써보고 무차별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우리는 왜 이렇게 밀릴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작년 투쟁의 패배는 단순한 현상으로 표출되었을 뿐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 동안 우리의 운동방식은 기업의 울타리 속에서 경제적 투쟁에만 매몰되었기 때문에 전체 노동자계급 특히 비정규직의 확산과 고통을 주는 노동법 개악에 대해 무관심하였다. 그 이유는 실제로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조합원들은 사업장의 단체협약을 통해 개악된 법의 피해가 없었다는 점과 웬만한 사회복지에 대해서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울타리에 갇힌 노동운동의 한계
그로 인해 노동운동 자체가 전체 민중들로부터 고립되었고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되는 것이 다반사였다. 자본은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우리끼리만 잘하자는 달콤한 유혹으로 철저하게 세상과 단절을 시켰고 어느 정도 힘이 떨어졌다는 확신이 서면 그들의 본성을 드러냈다.
타임오프·복수노조 관련 개악된 법 또한 지금까지 단체협약을 통한 적당한 합의로 지켜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지만 이미 힘이 빠진 것을 알고 있는 정권과 자본은 그냥 넘어갈 리 만무했다.
20년간 단 한 번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던 모든 조항까지 끄집어내어 무리하게 시정명령을 내리며 모든 조합 활동에 족쇄를 채우기 시작했다. 정권의 개악된 법에 기세가 꺾이자 자본도 지금까지 참아왔던 온갖 공격을 시작하였고,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자본이 승리했다.
그 동안 연대하지 않고 단결하지 않던 대가로 모이를 주던 손은 닭의 목을 비틀어 생명줄을 끊어 놓는 죽음의 손으로 바뀐 것이다.
자본, 모이를 주던 손으로 목을 비틀다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평화는 노동자 투쟁의 결실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본의 포섭에 의한 일시적 평화는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는 사냥감에 지나지 않음을 제대로 알아야한다. 노동자들에게 치명적인 법률 개정이 당장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쟁하지 않은 대가를 그 동안 역사적 경험을 충분히 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확산 법안 등 수많은 교훈이 있었음에도 아직도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자본과 정권의 공격은 그들이 강하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황이 그만큼 나약하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이것이 타임오프·복수노조 투쟁이 패배한 본질적 이유이다.
자본의 이해와 요구를 담은 직업안정법이 머지않아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고용 유연화의 결정판이 될 이번 노동법 개악까지 막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밀리고 밀려서 자본에 대한 저항 자체를 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직업안정법에 맞서 싸우지 못한다면
타임오프·복수노조의 개악된 법으로 노동조합의 힘을 모조리 없앤 후에 자본의 고용천국을 만들기 위해 고속질주를 하고 있다.
단순한 현상에 대한 문제접근 보다 본질적인 문제의 자각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계급적 운동방식에 대한 성찰과 교육으로 단련된 의식무장을 해야 한다. 지난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현장의 조합원들의 눈과 귀를 열리게 하는 간부들의 활동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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