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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조직력 약화시키는 자녀채용
작성자 어용들
댓글 0건 조회 2,480회 작성일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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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노조 조직력 약화시키는 자녀채용


  눈앞의 이익이 아닌 내일의 이익 위한 요구 중요 … 금속?민주노총 침묵 심각



  현대자동차지부의 2011년 단협 요구안으로 장기근속자 자녀의 신규 입사에 대한 가산점 요구는 떠들썩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결되었다. 현대차지부 대의원들은 전체 노동자의 요구보다 자신을 뽑아준 대기업 내 정규직 조합원들의 실리적 이해와 요구를 택했다. ‘내 자식을 비정규직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부성이 눈물겹다.


  그러나 정규직 자녀 가산점 요구는 그 요구의 관철여부를 떠나 가슴 아프게도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대한 노동자 대중들의 머릿속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전체 노동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공단의 중소, 영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현대차지부와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대기업-정규직의 배타적 권리를 철저히 대변하는 집단으로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에 대항해 가장 선명하게 투쟁하는 정의로운 집단이고, 중소-영세사업장의 요구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투쟁하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였는데 이제 기댈 것이 없다는 푸념과 아우성이 언론의 비판보다 더 아프다. 그리고 그런 대기업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운동의 한계가 더욱 뼈아프다.


  시대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할 모범단협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내 현대자동차지부 감싸기의 대표적인 논리가 모범단협안에도 있는 내용이고,  조합원의 권리 신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모범단협안에 그 내용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제 삭제하고 고쳐야 할 내용이지 계승. 발전되어야 할 요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범단협안에 있는 ‘제33조 [우선채용] 회사는 감원자의 재입사 요구가 있을시 최우선적으로 채용해야 하며, 정년 퇴직자, 업무상 또는 업무외 상병을 얻거나 장해를 입어 불가피하게 퇴직한 자의 요구가 있을 때는 피부양가족을 우선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요구는 부차적이고 그 앞에 있는 ‘제32조  [채용] ① 직원의 신규채용은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채용인원과 전형방법을 공개하며, 그 절차를 공정하게 처리하여야 한다. ② 조합은 조합활동을 현저히 해롭게 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자의 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요구가 주요 요구다.


  절반이 비정규직, 심각한 청년실업


  우리는 사측의 뇌물수수, 취업비리를 없애고 공장 민주화를 위해 공개채용, 공정한 채용기준을 요구했던 것이 핵심 요구였던 것이다. 더구나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 실업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지 않고 매년 일정규모의 신규채용이 이뤄지던 그 시대와 지금 전체노동자의 과반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신규사원을 채용한지가 10~20년이 되고,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과 동일시 될 수 없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요구도 변화오고 있는 과정이 아닌가? 경제난에 따른 총고용 보장요구, 비정규직 단계적 정규직화 및 상시업무 정규직화, 신규 인원 정규직 채용 등이 주요한 요구로 채택되고 투쟁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대의 변화를 반여하지 못하고 있는 모범 단협안을 손 봐야 하는 것이며, 현대차지부의 잘못된 요구에 대해 시정하도록 지도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민주노조운동의 모습이다.


  조합원 자녀 채용 정규직 조직력 무너뜨려


  지난 4/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현대차 노사는 신규채용을 합의했다. 2005~6년 현대차노조 원?하청 연대회의에서 “노사합의 없는 신규채용은 없다. 현자노조는 불법파견 투쟁이 끝날 때까지 신규채용에 합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경훈 집행부는 올해 반드시 신규채용을 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회사가 올해 500명을 신규채용하고, 장기근속자 자녀 200명이 지원했다고 치자. 회사는 그 중에서 100명을 가산점을 부여해 채용했을 경우를 상상해보자.


  뛰어난 능력이 있어서 생산직이 아닌 좋은 정규직 자리에 일할 수 있는 자녀가 있는 조합원들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자연스럽게 노동조합이 아닌 회사에 충성할 수밖에 없게 된다. 평생 소원인 자녀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준다는데, 어느 간 큰 장기근속자가 관리자와 싸우려고 하겠는가?


  회사가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을 거부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결국 이는 정규직노조의 조직력을 무너뜨리고, 노사협조주의를 강화하는 지름길일 뿐이다.


  조합원 요구는 무조건 옳은가?


  다수의 노동자들, 조합원들의 요구는 대체적으로 올바르다는 극소수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주장이다.


  국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해외공장을 폐쇄하라는 요구는 괜찮은가?


  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힘든 공정을 비정규직에게 넘기거나 외주화하는 것은 올바른가?


  조합원들이 주식을 원하니까 주식을 따내는 것은 정당한가?

  2008년 세계경제위기 때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비정규직을 우선해고하는 것은 불가피한가?


  무파업의 대가로 주어진 주식은 투쟁의 발목을 잡는다. 현대차 민투위 이상욱 집행부가 처음으로 주식을 합의한 이후 매년 노조는 주식을 요구해왔다. 지난해에는 무파업을 전제로 주식을 받았고 두 배 가량 치솟았다. 기아차는 더 많이 올랐다.


  주식을 가진 조합원들, 매일 주가를 검색하는 조합원들이 파업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국회에서 노동조합 간부에게 임금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도 파업을 하자는 요구는 외면당한다. 앞으로 정리해고를 완전히 자유화하는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다 해도 현대와 기아차에서 주식을 갖고 있는 조합원들은 투쟁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눈앞의 돈에 눈이 멀어 미래의 이익, 전체 노동계급의 이익을 버리는 어리석은 노동자가 되는 것이다.


  전체노동자 계급의 요구와 투쟁


  이제 7월 1일이면 복수노조가 시행된다. 이미 6월부터는 현대중공업, 서울지하철을 중심으로 한 제3노총이 뜨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다. 그렇다면 정통적인 민주노조운동을 자처하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어떤 모습으로 노동자대중들에게 다가갈 것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요구된다.


  내부 대기업 구성원들의 배타적 이해와 전체노동자 계급의 이해가 대립될 때 무었을 선택할 것인가? 조합비 내는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다면 더 이상 민주노조운동을 논할 필요가 없다.


  우리 조합원들에 대한 의식을 높여 전체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고 전체노동자의 이해와 요구를 가지고 투쟁해 나가도록 교육-선전하고 조직해서 투쟁해 나갈 때만이 민주노조운동의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고위 관리 자녀의 공무원 취업특혜, 군 가산점 제도, 사측 관리자 자녀의 취업특혜에 대해 다 반대해 왔다. 그것은 공정한 사회가 아니고 기회균등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며, 비민주적이기 때문에 그랬다. 그렇다면 사회변혁을 위해 민주노조운동을 한다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닌가? 


  현대차지부의 비정규직 연대를 촉구하기 위한 방식과 방법은 모두 보수언론 혹은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는, 노동자계급 독자적 방식과 내용으로 채워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한 쪽에 보수언론 및 자본과 싸워야 할 큰 방패와 창을, 다른 한쪽에는 정규직노조 지도부의 보수성에 맞서는 작은 방패와 창, 이 두 가지가 각각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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