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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싸움 꼭 해피엔딩이어야 한다 | ||||||
[투고] 부당 정리해고에 맞선 5년 싸움, 콜트악기 노동자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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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기계도 없는 텅 빈 공장안 천막. 마지막 대법 판결을 앞두고 노동자들은 천막에서 복직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콜트악기의 인천공장 콜트와 대전공장 콜텍. 이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고, 회사의 상고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지난 6월 15일 법원에서 소장이 날아왔다. 회사가 천막을 철거하라는 소장을 접수했단다. 회사는 지금까지 공장을 무단 점거했으니 월 50만 원의 임대료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낸 것이다. 정리해고 생활 5년째,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회사는 지금까지 내야할 돈이 1,650만원이라며 이를 요구하고 있다. 전기도 물도 들어오지 않는 천막생활에 지친 노동자들에게 회사는 또다시 비수를 꽂는다. 그동안 고등법원까지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지만, 2007년부터 지금까지 노동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들었고 ‘해고는 살인’이라는 구호처럼 우리들 자신의 삶만 황폐해진 것이 아니라 가족공동체 모두를 뒤흔들고 깨뜨려 놓았다. 콜트악기는 1973년 외국 유명업체 납품으로 사업을 시작해 이제는 어엿한 자체 브랜드로 세계 기타시장 30%를 점유할 만큼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콜트악기가 성장한 30여 년 동안 콜트악기 대표이사는 한국 부자순위 120위의 재력가가 되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열심히 기타를 만들어온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다 결국 몽땅 정리해고 당했다. 한 때 산업일꾼이라 칭송되던 노동자들은 그 어렵던 시절 고된 노동으로 묵묵히 국가경제를 뒷받침해 왔다. 나라경제의 발전을 몇몇 기업주들의 몫으로만 돌릴 수 없는 것처럼 기업의 성과도 어느 한사람만 독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콜트악기는 기업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성과를 노동자들과 나누지 않았다. 콜트의 미래를 결정하면서도 값싼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기술과 자본을 옮기고 국내 노동자들을 버렸다. 2007년 정리해고와 폐업이 정규직 현장인력을 없애고 비정규직으로 바꾸려는 계획이라는 의심도 사고 있다. 5년 여에 이르는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에는 청춘을 바친 회사에서 ‘버려졌다’는 서러움과 분노가 깔려있다. 손가락이 잘려 나가고 폐병에 시달리는 산업재해와 저임금에도 버텨왔던 그 노동자들을 무 자르 듯 거침없이 정리해 버리는 회사가 용납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콜트악기 박영호 사장이 정리해고자들의 고된 삶에 고개 숙여 반성하고, 남은인생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부당해고 판결을 인정하고 노동자들을 보듬어 안기를 희망한다. 내 성실한 노동이 회사에서 인정받기를 바랬고, 적지만 꼬박꼬박 받는 월급으로 내 가정을 지켜나가길 바랬던 늙은 노동자들의 싸움은 꼭 해피엔딩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이 사회정의라고 믿는다. 방종운 / 콜트악기 지회장 * 2009년 11월 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부는 콜텍지회 해고자 26명에 대해 해고무효 판결을 내렸다. 매년 흑자기업이던 회사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게 그 취지였다. 현재 콜트악기를 만들던 노동자들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 편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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