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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부 다시 세워 조합원에게 희망 주는 조직으로
작성자 경남노동자신문
댓글 0건 조회 2,458회 작성일 201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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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남지부 다시세워

조합원에 희망 주는 조직으로



※ 금속노조 경남지부 7기 임원선거가 진행 중이다. 이른바 통합후보, 단일후보로 지부장으로 나선 신천섭 동지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호루라기> 출마를 결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신천섭> 경선을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으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타임오프제나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등으로 노조활동의 조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통합 단일후보로 제안이 들어왔다. 노조 활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마저 외면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결단했다. 지회도 전임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지부로 나오는 것을 허락해 준 S&T중공업지회 간부와 조합원들이 고맙다.

<호루라기>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 진 배경은? 선거운동은 쉽지만 지부 운영은 또 만만찮을 텐데?
<신천섭> 타임오프제로 현장에서 지부로 파견 나올 수 있는 간부들이 별로 없는데다 노조운동이 위기적 상황에 처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선이 아니라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었다. 성향이 다른 사람들로 집행부가 꾸려져서 내부 갈등이 많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지지고 볶고 다툴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함께 힘을 모아서 돌파해야 한다는데 후보들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상식선에서 운영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사나 예산 문제 등에서 갈등이 불거지곤 했지만 노조 운영의 원칙과 기준, 민주적인 관행에 따라서 충분히 토론해서 결정하고 집행하면 된다고 본다.

<호루라기> 현장에서 바라본 금속노조와 경남지부의 상황은?
<신천섭> 4기까지만 해도 조합원이 4만밖에 안 되었지만 금속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나름대로 희망을 준 조직이었다. 하지만 대기업노조들이 합류한 2006년 이후 덩치는 훨씬 더 커졌음에도 내용적으로는 후퇴의 길을 걸어왔다. 노조와 지부의 지도집행력이 연맹 시절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조합원들로부터 나온다. 상층 지도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도 엄청나다. 노조, 지부가 현장과 밀착된 사업을 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얼마 전 지부교섭 조인식을 참관했지만 중앙교섭, 지부교섭의 범위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내년에는 참가 사업장이 더 줄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더라. 교섭과 투쟁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금속노조의 교섭구조와 체계에 대한 진단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기업지부의 문제는 4만 시절에 만들었던 규약 규정과 기금 운영 원칙, 사업 기풍 등이 하나 둘 무너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것 같다. 그 결과 지금은 노조가 대기업지부를 견인하는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고, 오히려 기업별노조의 관행을 인정하거나 방관하면서 원심력이 더 커지고 있다. 7기 지도부는 이와 같은 잘못된 사업 체계와 기풍들을 바로 잡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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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 임기 동안에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신천섭> 조직 운영을 바로 잡는 것이 우선이다. 지부와 지회의 관계를 바로 세워서 지부 중심의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지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들불>만 해도 지부 선전부장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서 만드는 게 아니라 지회 선전담당자들과의 유기적인 협조 속에서 만들 때 제대로 된 ‘지부의 사업’이 될 수 있다. 다른 부서도 마찬가지다. 필요하다면 지부 집행위원들의 역할을 재배치해서 사업이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음으로, 지부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보면 이게 너무 떨어져 있다. 사업장에 문제가 생겨서 투쟁이 벌어지면 지부가 관장력을 갖고 투쟁을 이끌고 또 마무리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투쟁사업장 연대회의를 꾸리고 지부장이 직접 관장할 수 있도록 해서 지부의 책임성을 높이겠다.

그리고 우리가 ‘통합과 단결’을 선거 구호로 내걸었는데, 이건 간부, 활동가의 문제다. 지부 간부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논란이 되는 문제가 있더라도 치열하게 토론해서 일단 결정되면 확실하게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정권 교체를 내다볼 수 있는 정세 속에서 지부가 제대로 통합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고, 단결의 기운을 높인다면 노조운동이 직면한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다고 본다.

<호루라기> 금속산별노조운동에서 지역지부의 중요성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신천섭> 현재 있는 조직만 추스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정규직 중심 노조운동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는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가 핵심 과제다. 그것을 해야 할 단위가 지역지부다. 당선된다면 인력과 예산을 최대한 미조직 조직화 사업에 배치해서 실제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크게 두 축이다. 우리 사업장 내부의 비정규직들을 ‘1사1조직’ 원칙에 따라 조직하는 것과 공단지역 에 밀집해 있는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이다. 나중에 지부 차원에서 더 논의해봐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부 임원 1명과 집행위원 2명이 역할 분담을 해서 미조직 비정규직 사업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루라기> 마지막으로 간부,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신천섭> 나 자신 부족한 게 많다. 성질도 좀 죽여야 하고.^^노조가 다시 노동자 대중에게 희망을 주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현장을 발로 뛰면서 많이 듣고, 많이 토론하겠다. 여러 가지로 상황이 어렵지만, 그래도 노조라는 울타리가 없으면 노동자의 생존권과 권익을 지켜낼 수 없다.

대기업 정규직도 마찬가지다. 우선 먹기에 곶감이 달다고 눈앞의 실리만 탐해서는 안 된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고달픈 삶이 말해주듯이 사회복지의 그물망이 없는 현실에서는 정규직도 하루아침에 벼랑에서 떨어질 수 있다. 정년만 보장되면 괜찮은 게 아니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 자식들의 앞날이 어둡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산별노조의 내용을 채워가야 한다.

이제 간부들만의 활동으로는 어렵다. 조합원들이 노조 활동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지부 임원 후보들이 당선되면 힘껏 활동할 수 있도록 참여하고, 밀어 달라.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고 잘못하는 게 있으면 따끔하게 비판도 해 달라.●

* 경남노동자신문 <호루라기> 준비52호
(2011년 9월 19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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