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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보] 기만적인 권고안을 거부하라!
작성자 노동자혁명당(추)
댓글 0건 조회 2,711회 작성일 201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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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적인 권고안을 거부하라!!
- 정리해고 없는 세상, 충분히 가능하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이른바 ‘국회 권고안’이라는 이름으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 그리고 희망버스 투쟁에 직접 발 벗고 나섰거나 지지했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85호 크레인에서 투쟁하고 있는 김진숙 소금꽃(동지)에게 정리해고를 인정하라는 최후통첩이 날아들었다. 권고안이 담고 있는 ‘1년 뒤 재고용’은 정리해고를 인정하고, 1년 뒤에 조남호의 선처에 노동자의 운명을 맡기라는 투항요구다.

이 최후통첩을 들고 온 자 누구인가? 자본가 정당들과 한 통속이 되어 희망버스 투쟁을 좌절시키는 행위를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하는 것도 모자라 무슨 굉장한 성과라도 가져온 양 하는 태도마저 보이는 자들, 바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그리고 금속노조를 포함한 민주노총 관료들이다. 여기에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도대체 이들 세력은 누구의 편이란 말인가?

국회 권고안은 진보정당과 노조 관료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대 이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들 모두는 한 입으로 기만적인 권고안을 들이밀면서, 다른 입으로는 정투위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참으로 무책임한 언동을 하고 있다. 정투위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만약 정투위가 국회 권고안을 거부하면 거기에 따르겠다는 것인가? 만약 그럴 셈이었다면 스스로 국회 권고안 같은 기만적인 안을 도출하는 데 처음부터 가담하지 말았어야 한다. 설령 가담했더라도 그 따위 권고안은 필요 없다고 내팽개치고 자신들이 투쟁에 앞장서겠으니 정리해고 철폐를 위해 더욱 투쟁을 강화하자고 나서야 마땅하다. 결국 저들이 정투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하는 것은 한 마디로 정투위와 희망버스 투쟁 주체들에게 권고안 이상은 불가능하니 이제 그만 투쟁을 멈추라는 경고에 다름 아니다.

소위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내의 관료들은 스스로 앞장서 오늘의 희망버스와 같은 투쟁을 조직하지도 않았고, 그런 투쟁을 조직할 생각조차도 처음부터 있지 않았다. 누구의 말마따나 그들은 대중의 자발적 투쟁이 벌어지자 그 때서야 나타나 거기에 겨우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다. 희망버스 투쟁이 한창일 때도 ‘진보대통합’, ‘민주대연합’과 같이 노동자계급을 더욱 고통에 빠뜨리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였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자신들이 이 투쟁의 결정권자라도 되는 듯 행세하고 있다.

이 사태가 별로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진보정당과 노조 상층 관료지도부는 ‘반MB연합’을 명분으로 ‘야권연대’에 목을 매는 정치행위를 일관되게 해왔다. 그러면서도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반MB투쟁’조차 자신들이 직접 나서서 조직한 바가 단 한 차례도 없다. 물론 노동자투쟁에 전력을 다해 결합하거나 이끈 바도 없다. 언제나 이미 벌어진 투쟁을 뒤쫓아와서 야권연대를 앞세우며 투쟁의 발목을 잡곤 했을 뿐이다. 노동자계급의 직접 투쟁을 중심으로 정치활동을 펼치지 않고 부르주아 의회 안에서의 정치활동을 더 중시한 데 따른 필연적 귀결이다.

오늘과 같은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우리를 포함해 그동안 희망버스에 결합했던 그 많은 사람들이 진보정당과 공식노조를 향해 야권연대에 얽매이지 말 것을 수없이 경고했고, ‘부르주아 국회’, 즉 ‘국회청문회’, ‘국정감사’ 같은 것에 그 어떤 기대도 하지 말고 오직 희망버스 투쟁을 더욱 강화하고 확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것이다.

현재 정투위와 김진숙 동지는 지금 엄청난 곤혹에 처해 있다. 어쩌면 국회 권고안을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찌 안 그럴 수 있겠는가? 그러나 물이 아직 완전히 엎질러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국회 권고안을 딛고 앞으로 나갈 가능성은 충분히 살아 있다. 지금의 국회 권고안이나마 나올 수 있었던 것이 무엇 때문이었는가? 김진숙 동지의 과감한 행동이 없었던들, 희망버스 투쟁이 만들어지지 않았던들, 정투위를 중심으로 한 한진 노동자들의 결단이 없었던들 조남호가 꿈쩍이라도 했겠는가?

어렵더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정리해고 철폐 투쟁을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국회 권고안을 거부하고 희망버스 투쟁을 더욱 확산하고 강화해야 한다. 정투위와 김진숙 동지가 다시 한 번 나서서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야 한다. 진보정당과 노조 상층 관료지도부에게 더 이상 야권연대에 목매지 말고 희망버스 투쟁을 확산하고 강화하는 데 즉각 나설 것을 그들에게 명해야 한다. 만약 이들이 거부하면 노동자계급에게 직접 호소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단지 정투위와 김진숙 동지만이 외롭게 결단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도록 동지들을 내몰아서도 안 된다.

우리 모두 정리해고가 한진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토록 외쳐오지 않았던가! ‘국회 권고안’의 근간인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는 것을 인정한 속에서 실무 교섭을 통해 몇 가지 더 얻는 것에 그친다면 지금까지의 투쟁이 이룩한 정치적 의미와 성과가 약화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쌍용자동차투쟁, 현대차비정규직투쟁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또 다시 노동자계급과 희망버스 투쟁에 열화와 같이 나섰던 사람들이 엄청난 좌절감에 빠질 수 있다. 그리고 진보정당과 노조 상층 관료들은 지금과 같은 배신적 행위를 더욱 공공연히 자행할 것이다.


지금 현재 국회 권고안을 둘러싼 논란은 단지 ‘명분’이냐 ‘실리’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계급적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전체 노동자계급의 사활이 다시 한 번 결정되는 중차대한 일이다. 향후 정세를 가를 수 있는 또 한 번의 분수령인 것이다.

여기서 희망버스 기획단이 해야 할 역할도 중요하다. 정투위 결정에 따르겠다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얼마나 기만적인 것인가를 희망버스 기획단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이제 와서 정투위와 김진숙 동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진보정당과 노조 상층 관료지도부의 행태를 준엄하게 비판해야 한다. 정투위, 김진숙 동지와 희망버스 투쟁 대오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저들의 얄팍한 의도를 박살내야 한다.


희망버스 투쟁은 계급투쟁, 대중투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희망버스 투쟁은 기존 공식노조 체계나 질서를 넘어 아래로부터의 대중의 자발적인 투쟁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정리해고 철폐를 다시 정치사회쟁점화 시킨 것 못지않게 새로운 투쟁 경로와 양상을 개척한 것도 중요한 성과이다.

희망버스 기획단에 제안한다. 이제 여기서 한 발 더 전진하자. 희망버스 기획단이 제3자로 돌아서서는 안 된다. 빠른 시일 안에, 현재 진행중인 교섭이 완전히 국회 권고안을 전제로 한 실무교섭 정도로 정리되기 전에 ‘희망버스 전국토론광장’을 열자. 지난 4차 희망버스에서 이미 한 차례 토론회 형식을 통해 시도한 경험이 있다. 희망버스 투쟁에 그동안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공동토론하고 공동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자. 희망버스 투쟁을 ‘대중 총회’로 만들어가자.

정투위와 김진숙 동지에게만 무거운 짐을 지게 하지 말자. 국회 권고안 따위에 동요하는 세력들에게 단지 비판의 무기만이 아닌 대중 총회를 열어 무기로서의 비판을 가하자. 상층 관료가 지배하고 있는 공식노조 체계와 질서를 대중 총회로 넘어서자. 대중의 힘과 의지를 믿고 그들과 함께 직접 행동, 직접 정치를 해 나가자. ‘월가를 점령하자’의 한국 버전을 만들어 나가자.

그동안 희망버스 투쟁에 참여했거나 지지했던 모든 동지들에게도 호소한다. 그리고 제안한다. 지금은 희망버스 투쟁의 가장 중요한 고비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모두가 나서서 이 고비를 넘어서자. 우리에게는 그럴 책임과 의무, 나아가 자격이 있다. 정투위와 김진숙 동지가 판단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우리의 투쟁 결의를 명확히 천명하자. 야권연대의 그늘에 우리 동지들을 맡기지 말자. 우리 모두가 ‘내가 소금 꽃이다’라고 외치지 않았던가! 우리가 나서서 대중 총회를 성사시키고 새로운 투쟁국면을 열어 나가자. 희망버스가 왜 희망버스인가를 멋지게 증명하자.

2011년 10월 12일
가칭)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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