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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울 혁세격문 전문
작성자 노동자
댓글 0건 조회 2,867회 작성일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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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지금 조선의 들판이 혁명의 불길로 붉게 타오 르고 있다. 지금 조선의 먼동은 “다시 개 벽”의 눈부신 햇살을 발하고 있다 . 자고 있는 자들이여, 모두 깨어나라 ! 새 시대, 새 정치 의 함성이 그대를 부른다. 깨어난 4천만의 유 권자들이여, 남녀노소 한 사람도 남김없이 , 모두 투표장으로 가라 ! 19일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혁명의 물결이 이 아사달 신시 를 휘덮으리라! 조선의 깨인 자들이여 ! 남김 없이 혁명의 대오에 어깨를 엮어라!

환인 하느님께서는 이 신시에 “홍익인간 弘 益人間”의 거룩한 건국 치세이념을 내리셨 다. 그런데 지금 어떠한가 ? 지금 우리는 홍 익弘益이 아닌, 홍해弘害, 홍살弘殺의 정치 를 자행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해치고 , 서 로가 서로를 죽이려고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가? 정치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 현 정권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인의仁義를 망 각하고 솔수식인率獸食人의 사리私利를 앞 세우며, 진현進賢의 정도正道를 거부하고 착복과 부패의 한계를 없이 하며, 국고를 털 어 치자治者 본인의 사욕을 충족시키며 주변 의 승냥이들에게 떡고물을 분배하고 있다. 국 토의 산수대강山水大綱을 파괴하고 4대강 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왜곡·오염시키며 , 백 두대간의 대혈인 국립공원에 민족정기를 말 살하는 케이블카의 설치를 획책하고, 인천공 항과 같은 공익의 자산을 사유의 질곡으로 전 락시키려 하고 있다. 농촌을 해체시키고 도시 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양극화의 괴리는 재벌의 독재를 흥륭興隆케 하며 서민대중의 삶을 노예 이하의 나락으로 추락시키고 있다. 추락은 영락이요 죽음이다 . 그런데 서민대중 의 죽음을 현 정권의 치자들은 환호하고 재벌 은 환희의 박수를 친다. 그리고 전국 골목골 목의 상권을 대형마트라는 탱크와 기관총으 로 후려 갈겨대고만 있다. 어찌 미국의 총기 난사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쳐다보고만 있 는가? 자기 가슴에 총알이 박히고 있는 바로 그대들이!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 우리가 지도자를 잘못 뽑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대통령이 되어 서는 아니 될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 다. 어떻게 국민이 교사 巧邪와 허언虛言의 달인達人을 지도자로 떠받들 수 있는가 ? 민 주라는 허명에 사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자본 이 지배하는 메이저 언론의 정보조작과 선거 를 둘러싼 가치의 혼란이 민중의 너무도 정당 한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민중 이 민주의 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호도하는 온 갖 정교한 부정이 민주주의라는 타자他者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민중이여 ! 또 당할 셈인가 ? 현 정권의 죄악을 반성 없이 반복할 셈인가? 이제 또 안보의 위 협에 대책 없이 속을 셈인가? 마지막 순간을 앞둔 깜짝쇼에 대의大義의 정조情調를 굴복 시킬 셈인가? 민생의 감언에 또다시 도덕을 망각할 셈인가? 민중이여 ! 두 손에 가슴을 얹 고 잘 생각해보라! 누가 과연 그대들의 민생 을 도와주었는가? 누가 과연 그대들에게 돈 한 푼이라도 거저 준 적이 있는가? 민생은 아 사달의 신시로부터 지금 대한민국에 이르기 까지 민중 스스로 해결해온 것이다. 착각하지 말라! 정치는 민생을 해결하지 못한다 . 민생 은 어디까지나 민중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것 이다. 민중의 간절한 염원이란 그 민생결단의 번영을 훼방하는 행위를 정치가 제발 하지 말 아 달라는 것일 뿐이다. 오늘과 같은 악랄한 대기업의 횡포는 정부와 공권력의 비호가 없 다면 당장 민중의 힘으로 타도될 것이다. 기 업과 정부권력의 유착, 자본의 끝없는 폭리확 대와 공무행정의 부패의 연환連環은 대중민 생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이 희생에 는 이제 부르죠아와 프롤레타리아의 구분도 의미가 없다. 자산가, 임금노동자를 불문하 고 모든 대중이 기만당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공약으로 “민생”을 우선시 한다 하는 자는 거짓말쟁이요 위선자일 뿐이다. 민 중이 원하는 것은 민생이라기보다는 도덕의 구현이며 정의의 확립이요 인정仁政의 구체 적 실천이다. 위장된 웃음의 눈꼬리를 가장하 며, 정의와 도덕을 외면하고 반성과 실천을 거부하는 위선의 심장에 이제 종지부를 찍 자! 더 이상 속지 말자 ! 민생이 아닌 도덕의 기강을 바로잡자! 그리하면 민생은 저절로 해결된다. 도덕이 바로서고 민생이 풍요롭게 되지 아니 하는 역사는 인간세에 있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도덕을 어떻게 바로잡는가 ? 그 너 무도 쉬운 해결방안이 그대 손에 쥐어져 있 다. 부패와 사악의 정권을 바꾸면 된다 . 어떻 게 바꾸는가? 투표장으로 가라 ! 그대의 신성 한 혁명의 권리를 행하라! 나와 같이 수십만 권의 장서를 수십 년에 걸쳐 뇌리에 입력한 자나, 만 20세의 청순한 홍안의 유권자나 , 동 일한 한 표의 권리가 평등하게 주어져 있는 것이다. 이 인간 오성의 보편적 권리에 대한 신념은 반만년 인문정신의 기나긴 투쟁의 결 과로서 획득된 것이다. 어찌 이 고귀한 권리 를 나태와 냉소와 방임으로 포기할 셈인가? 혁명은 어렵지 않다 . 유권자의 90%만 매번 투표에 참여한다면 역사는 항상 선을 지향하 며 뒤바뀌게 되어있다. 그런데 유권자 한 명 이라도 더 투표장에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 치세력이 과연 수권受權의 자격이 있을 수 있겠는가? 모든 국가기관이나 공영언론조차 도 투표를 독려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 직 무유기를 일삼는 것이다. 국민이여 ! 분노하 라! 분노하라 ! 실상을 직시하라 !

과거에는 최고의 권좌 , 그 천명天命을 바꾸 는 혁신革新의 대업에는 수없는 인명의 희생 이 있어야만 했다. 삼일운동을 기억하라 ! 동 학의 우금치전투를 상기하라! 정주에서 폭파 된 홍경래의 염원을 다시 한 번 상상해보라! 그 얼마나 처절한 고립무원의 항쟁이었던가 ? 그대들이 손에 쥐고 있는 투표용지는 이들 선 열先烈의 잘린 모가지처럼 피가 흐르고 있 다. 민주의 나무는 민중의 피를 먹고 자랐다 . 대한민국처럼 비서구권에서 서구 의회민주 주의의 원칙을 수용하고 직접선거의 최소한 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정권의 평화로운 교체 를 이룩한 선례를 축적하여온 나라도 별로 없 다. 이것은 오직 선현 先賢들의 피흘림의 투 쟁으로만 가능하였던 것이다.

체제 밖에서 천 리를 가는 것보다 체제 안에 서 한 치를 가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이제 우 리는 체제 안에서 천 리를 갈 수가 있다. 우리 민중 모두가 19일 투표함으로 가기만 한다면 혁명은 이루어진다.

혁명은 왜 반드시 이루어야만 하는가 ? 이제 혁명은 폭력이 아니다. 이제 혁명은 광포한 영감이 아니다. 이제 조선의 혁명은 체제의 룰에 따라 도덕의 기강을 바로잡는 정의로운 상식적 작업이다. 그러나 이번 우리의 혁명은 바스티유감옥의 철창을 터뜨린 불란서인들 의 인권선언보다, 차르왕정을 무너뜨린 러시 아혁명보다, 아편전쟁 이래 열강의 침탈을 종 식시킨 마오쩌똥의 공산혁명보다도 더 막중 한 세계사적 의미를 지니는 혁명이다. 우리의 혁명은 열강의 모든 근대적 노략질과 이데올 로기적 대결의 결과물인 세계냉전체제를 종 식시키는 진정한 세계평화의 출발이다. 동·서의 언어적 편견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며 남·북의 불필요한 이념의 기미 羈縻를 절단하 며, 문명과 자연의 조화를 회복하고 , 도농都 農의 균형을 꾀하고 , 세조의 찬탈 이래 끊임 없이 왜곡되어온 정의의 패배를 설욕하는 대 업이다. 훈구파들의 끊임없는 득세 , 선조의 파렴치한 임란책임회피, 그 뒤로 이어지는 노 론의 장악, 세도정치 , 일본제국의 식민지통 치와 친일파의 발호, 이승만의 권력찬탈과 무 능한 6·25전쟁대처 , 일제 만군출신 박정희의 쿠데타와 유신폭정, 이 모든 흐름이 “불의라 도 박박 우겨대면 역사의 정의가 된다”는 왜 곡된 가치관에 대한 통렬한 국민적 반성의 기 회를 박탈해왔다. 반성이 없는 역사는 미래가 없다.

올해가 임진왜란 일곱 환갑 ! 그 부끄러운 통 치자들의 행위가 빚어낸 참혹한 민중의 삶을 일순간이라도 연상할 수 있다면 오늘 우리의 좌표는 명료해진다. 그대들은 아는가 ? 가도 입명假道入明의 명분으로 이 땅을 짓밟은 토요토미 히데요시 침략군의 저주보다, 이 나 라를 구해주겠다고 원정 온 명군明軍의 작태 가 민중의 삶에 끼친 폐해가 구체적으로 더 심원했다는 사실을 그대는 정말 아는가? 임 란의 극복의 원동력은 이순신의 서남해상권 제패와 수군의 활약과 의병의 분투에 있었음 에도 불구하고, 충무공 이순신은 노량해전에 서 장렬한 최후의 진로를 선택해야만 했고, 의병장 김덕령은 모진 고문 속에 죽어야만 했 고, 홍의장군 곽재우는 신선을 가장하고 소리 없이 스러져야만 했다. 선조는 이들 구국의 지도자들의 공적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오직 명군의 “재조지은 再造之恩”만을 찬양했다 . 그리고 살아있는 이여송의 사당을 만들었고 명군을 위하여 동대문 밖에 관묘를 지었다. 중국이 우리나라를 다시 만들어주었다는 은 혜, 즉 재조지은의 찬양은 결국 불과 30년만 에 정묘·병자의 양 호란 胡亂이라는 처참한 비극을 다시 불러왔다. 이러한 민중의 비운의 역사의 배면에는 6·25전쟁 등 현대사의 명암 이 겹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다 . 그러나 우리의 친미는 미국과의 정당한 거리감을 확보함으 로써 미국을 도덕적으로 만들어주는 인도주 의적 친미가 되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남·북한의 화해를 돕도록 만들어야 하며 , 역 으로 우리는 남·북한 화해의 주도권을 장악함 으로써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여 세계평화를 이끌어가도록 만드는 21세기 인류 최대의 염 원을 달성케 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민생民生이라기보다는 민본 民本이다. 민중 스스로가 자결의 주체성을 갖는 역사를 갈망 하는 것이다. 이제 여러분들은 여러분들 손에 쥔 투표용지 하나로 인류의 역사를 전쟁과 대 결의 국면에서 평화와 화해의 국면으로 전환 시킬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민족사의 기나긴 좌절과 절망을 승리와 희망으로 회향시킬 수 있다. 보도연맹사건으로 학살된 30만 우국지 사들의 원혼을 기억하라! 좌절된 반민특위의 역사를 반성하라! 이제야말로 우리는 투표용 지 하나로 반민족행위자들의 작태를 일소할 수 있게 되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 ! 투표장에 국민이 오는 것을 꺼려하는 모든 반민족행위자들의 생애에 종막을 드리워라! 그것도 아주 평화 롭게! 19일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 땅 의 깨인 자들이여! 모두 남김없이 투표장으 로 가라! 그대들의 투표가 이 민족 모두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 주리라. 주변의 모든 동 포를 설득하여 투표장으로 가라! 이 민족의 기나긴 불의와 독선과 배타와 불인不認의 역 사를 끝장내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 역 사의 수레바퀴는 되돌아갈 수 없다! 모든 반 동은 그 자체의 힘에 의하여 분쇄된다. 우리 는 반드시 승리한다! 투표장으로 가라 !

2012년 12월 17일 도올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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