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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울산공장본관2층 농성장에서
작성자 현장투
댓글 0건 조회 4,351회 작성일 2008-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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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2층 농성장에서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

저희들이 본관2층 점거농성을 전개하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1공장사업부위원회 2기 대의원회는 “06년 12월27일 합의서와 07년 8월14일 합의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으로 투쟁을 결의하고 실천하기 위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해 왔으며, 지난 3월3일~4일 주야 1시간씩 위력적인 파업을 전개하였습니다. 사상유래 없는 파업투쟁을 지속적인 투쟁으로 이어가지는 못했습니다. 그 당시 대의원들은 조합원 동지들께 많은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속에 새로운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조반장 간담회, 현장위원 간담회, 프레스 현장위원 간담회 하면서 꺼져가는 투쟁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고 밑으로부터 새롭게 올라오는 투쟁을 받아 안고자 했으며, 작지만 낮은 수준의 투쟁 전술을 배치하고 점차적으로 높은 투쟁을 준비해 갔습니다. 사업부대의원회는 4월10일(목)부터 대의원 출근투쟁을 시작으로 4월14일(월) 출근투쟁, 천막농성투쟁, 프레스 잔업 특근 거부라는 투쟁방침을 만장일치로 확정하며 힘찬 투쟁을 결의하였습니다. 이후 사업부대의원회 출근 투쟁과 프레스 잔업거부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천막농성투쟁은 내부의 의견차이로 인해 결국 무산되고 본관 점거 타격투쟁으로 중지가 모아졌던 것입니다.

정권과 자본의 탄압을 이겨내며 점거농성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월15일(화) 프레스 잔업거부 투쟁을 전개하고 본관 타격투쟁을 통해 15명의 동지들이 본관 2층에서 연좌농성을 전개하다가 8명의 동지가 내려가고 다음날(16일) 2명의 동지가 추가로 내려간 이후 최종 5명의 동지(백기홍, 이진윤, 박철수, 이재복)가 농성을 이어갔습니다.
점거1일차는 화장실 가는 것도 통제 당해 피트병에 오줌을 받아내야만 하는 설움을 겪었으며, 밤새도록 철수하라는 강한 압박을 받으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2일차에는 회의실에서 차가운 복도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하면서 3차에 걸쳐 퇴거 요청서를 들이밀더니 결국에는 5명의 동지들에게 고소, 고발을 자행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5명에 대해서 무단결근처리 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탄압행위도 모자라 노동부에서 파견된 근로감독관은 우리들을 찾아와서 중재를 시도하는 등 실로 전방위적 협박과 탄압을 자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굳건히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탄압보다 저희들이 힘들었던 것은 프레스 공장에서의 잔업과 특근거부 철회방침 소식이었습니다.
정권과 자본의 탄압은 어렵고 힘들지라도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펐던 일은 그리고 우리 5명의 동지들을 더욱 더 어렵게 한 것은 “16일 야간조부터 프레스 잔업허용.”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일이었습니다. 참으로 억장이 무너졌으며, 순간 앞이 보이질 않고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멍함을 느꼈습니다. 사업부대의원회가 꺼진 불씨를 살리는데 40일이 걸렸습니다. “이제 뭔가 되겠구나”하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는데...조합원 동지들께서는 분노를 넘어 실망감과 허탈감에 나아가 냉소감마저 들었을 것이라는 판단을 가집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만 봐야했던 5명(백기홍, 이진윤, 박창곤, 박철수, 이재복)의 농성자들은 본관 2층 농성 7일차를 맞이하는 날(4월21일) 오전에 회의를 통해 2명(이진윤, 박철수)의 동지들은 농성을 풀고 현장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 명의 동지가 내려가야 했던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본관농성투쟁을 중심으로 침체되어 있는 현장투쟁을 새롭게 복원시켜내야 하는 절대 절명의 과제를 안고 내려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99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다루어질 박성락 동지의 신분보장 심의 결의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었습니다. 부디 두 동지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들은 사측이 합의사항 위반과 관련해서 내용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는 강고한 결의를 했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동지 여러분!
본관2층에서 농성하는 저희들은 오늘로써 8일째 처자식 얼굴 한 번 못 본 채 차가운 바닥에서 감옥 아닌 감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사측의 합의서 위반으로 인해 생존권을 압박당하고 있는 1공장 사업부 조합원 동지들을 생각하면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길 없습니다. 또한 힘들게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하려 해도 귓가에 들려오는 프레스 공장의 기계 소리를 들으면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투쟁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쟁취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사업부대의원회가 투쟁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저희 농성자들은 꺾이지 않는 투혼으로 선봉 승용1공장의 전통을 이어가고 강철현장조직위원회의 버팀목이 되어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는데 앞장서서 투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4월22일
본관2층 농성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 백기홍, 박창곤, 이재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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