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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병호동지의 생각
작성자 연대
댓글 2건 조회 3,848회 작성일 2008-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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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정치세력화 위한 연대회의를
복수 진보정당 시대 노동자역할 막중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②] "민주노총에 대한 위험한 발상들"

노동자정치세력화란?

 
 
 
 

1.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을 통해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실현할 것을 결정하고 민주노동당 창당에 적극 참여하였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의 중심성을 세우고 나아가 노동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조직하기 위해 부문 할당이라는 제도로 당의 각종 의결 기구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각종 선거 때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근거로 인적, 물적 지원을 하였다. 민주노동당이 창당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한데는 민주노총이라는 확고한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과 노동조합 순기능 축소, 역기능 더 드러나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당과 대중조직간의 관계에 형성되었던 순기능은 축소되고 역기능은 더 드러났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를 어떻게 노동계급으로 성장시켜 당이 노동대중 속에 깊이 뿌리내리게 할 것인가는 고민하지 않고 민주노총에 의존하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반면에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의 노동정치를 강화하는 역할은 간과하고 각 정파들의 당내 투쟁에 동원되거나 잘못된 헤게모니 행사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어디도 노동자 당원들을 계급으로 재조직화가 시도된 흔적은 없다.

조합원은 세액공제 대상, 간부는 선거 시기에 거리 선전 담당으로 전락하였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중에 권영길을 지지한 사람이 30%도 채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노동자정치세력화가 철저하게 실패하였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2. 새로운 당에 계급성을 강화하고 계급헤게모니를 세우기 위해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 과연 노동자가 어떤 목적을 위해 정치적으로 뭉치자는 것인가?

국가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와 획득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들 그리고 국가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행사하는 모든 행위가 정치이다. 노동자들이 정치세력화하자는 것은 국가권력을 획득하고 그 권력을 행사하자는 것이다.


노동자 정치 목적은 집권 아니라 사회변혁


그러나 권력을 잡는 것이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목표일뿐이다. 제품을 백 개 생산하고자 하는 똑같은 목표를 세울 수는 있어도 그 백 개의 제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각기 다를 수 있다.

국가권력을 잡겠다는 목표는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목표다. 그러나 획득한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기 다르다.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목적은 사회변혁을 달성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민이 겪고 있는 모든 고통이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모순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라면, 따라서 노동자가 이루어야 할 사회변혁은 자본주의의 질서를 해체시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목적이다.

3. 국가권력을 잡는 것이 목적으로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목적은 사장되거나 은폐되고 국가권력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로 둔갑하는 순간 필연적으로 선거의 덫에 걸리게 될 것이다. 권력을 잡는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세상에 대해 국민들이 동의하는 만큼, 동의가 조직되는 만큼 세상은 바뀐다.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한 연대회의를 제안한다

1. 그 동안 노동운동을 주도해 온 크게 세 개의 흐름이 있다. 이들은 세칭 현장파, 중앙파, 국민파로 불리기도 하였고, 조직구성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전국회의’ ‘노동전선’ 등 공식적인 조직을 결성하여 활동하여 왔거나 그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조직(편의상 현장동지회로 칭한다)결성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전국회의와 현장동지회는 그 동안 민주노동을 통한 정당운동을 하였고 노동전선은 노동자의 힘 등과 함께 계급정당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노동진영이 세 개의 진보정당으로 나뉘어 참여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노동진영 내의 정치적 분열이 구체화되면 노동자들은 상당히 혼란스러워 할 것이며, 대중조직의 의지와 관계없이 노동운동의 힘도 분산 약화되는 될 수밖에 없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세 개 진보정당 만들어져


따라서 노동계급이 나서서 진보정당의 여러 흐름들을 모아나가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그것이 진보적 기반을 확장하는 길이고, 이명박 정권에 맞설 노동계급의 힘을 결집시키는 길이고, 사회변혁을 위한 노동자정치세력화를 힘 있게 만들어 가는 길이 될 것이다.

2. 사회변혁을 정치적 목적으로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준비하는 제 세력 단체 그리고 개인이 참여한 가칭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한 연대회의’(앞으로 연대회의로 표기한다)를 구성하여 노동계급의 정치적 단결을 만들어 가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분명 사상과 이념의 차이도 있을 수 있고 실천방법에 대한 차이도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노동현장에서 활동하면서 나타난 갈등들이 쉽게 치유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처가 깊이 패인 것도 커다란 장애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변혁을 위해 어떠한 험난한 길도 마다하지 않고 가겠다고 하면서, 사회변혁을 위해 노동대중의 계급화뿐 아니라 민중을 변혁의 중심 대오로 세워내야 한다면서 현재 노동계급 내의 이만한 차이를 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신심(信心)을 가지고 일을 한다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

3. 연대회의의 위상과 역할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연대회의의 위상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한국사회당 그리고 계급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노동자의 힘 등 어떤 것으로부터도 독립적이어야 한다. 어느 한쪽에 중심을 두고 추진을 한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당적 활동은 존중돼야 한다. 이중 멤버십을 보장하는 가운데 노동자정치력화의 공감대를 확대하고 결속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의 위상과 역할로 시작하여 한다.

우선 연대회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세력과 개인이 모여,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현장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러한 토론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각 세력들은 진영 내의 의견을 통일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연대회의를 조직기구로 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때 공식적인 조직으로 발전시키면 될 것으로 본다.

새로운 당에서의 노동자의 역할

1. 새로운 당에서 노동자계급에 부여되는 임무는 막중하여야 한다. 새로운 당에서 노동계급은 모든 임무를 자임하여야 한다. 첫째, 노동현장에서의 임무를 철저히 수행하여야 한다. 새로운 당이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노동현장에 얼마나 깊게, 넓게 뿌리를 내리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지금의 노동현장은 새로운 당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좋은 토양이 되고 있지 못하다. 우선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만들어졌던 현장의 노동 권력이 상당히 약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명박 정권이 집권한 이후 자본이 먼저 노자간의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고, 어떤 지역과 단위사업장에서는 자본가들이 노조에게 파업하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현장 노동자 역할 막중


노동자들의 진보정치에 대한 열정도 예전만은 못하다. 민주노동당의 분당 사태를 거치며 가장 상처를 많이 받은 세력이 노동자일 것이다.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는 노동자들 중에는 아무런 정치적 의미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그냥 그대로 남아 있는 노동자가 상당수 된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을 탈당했음에도 진보신당에도 가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있는 노동자들이 훨씬 더 많이 있다.

앞으로 복수의 진보정당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바른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실현은 계급의식을 가진 현장노동자의 역할은 막중하다. 노동대중을 당원으로 조직하고 이들이 투철한 노동자계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변혁운동에서 수행되어야 할 다양한 실천에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

2. 요즈음 잘 사용하지 않아 들어보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노동자들을 가리켜 "변혁의 주체", "사회변혁의 지도계급" 이라는 등의 말을 흔하게 사용하였다. 이러한 용어들이 사라진 것은 그만큼 사회변혁에 대한 고민과 열정과 치열함의 엷음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변혁을 위한 노동자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고 노동자계급은 단 한시도 이러한 역사적 책무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의 진정한 헤게모니의 형성, 변혁의 주체가 되는 것은 자임하고 선언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시대적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수많은 과제들도 적극 나서서 해결하는데 모범적이어야 한다.

인류의 생존가능성에 직접적인 위험으로 닦아온 환경의 문제,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의 문제, 교육과 의료 문화의 문제 등등 직접적인 노자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지만 더 나은 세계로 가기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문제해결의 주체로 역할을 다 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진정한 노동자의 헤게모니가 구축될 것이다.


지역과 주민들 속에 새로운 당의 전위부대돼야


3. 당이 지역조직에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는 것, 그 것은 곧 권력을 획득하는 길이다. 민주노동당의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진보정당이 가지고 있는 지역토대는 매우 취약하다. 새로운 당은 반드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당의 지역조직을 강화하고 보수의 헤게모니를 해체시키는 데에 있어서도 노동계급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는 포항에서 짧은 기간이지만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수의 뿌리가 정말 깊고 넓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통반장과 주민자치회는 두말 할 것도 없고 동창회, 산악회, 친목계 등등 그 수많은 모임들을 한 겹만 벗기고 보면 모수 정치세력의 전위조직이라는 알 수 있다.

이렇게 공고하게 굳어 있는 저들의 조직을 허물어뜨리지 못하면 집권의 길은 요원할 것이다. 노동자계급은 지역과 주민들 속에서 새로운 당의 전위부대가 되어야 한다.

복수의 진보정당 시대, 대중조직의 선택

1.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제 복수의 진보정당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대중조직으로서는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 공공부분의 전면 민영화 방침 등 신자유주의 광풍은 더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자본가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날로 기고만장하여 노골적으로 노동조합을 옥죄어 오고 있다.

어느 때보다 노동자들의 큰 단결이 필요한 시기인데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정당 문제를 놓고 갈등의 조짐들도 보인다. 더욱이 2년 앞으로 닦아 온 복수노조 허용도 이런 문제와 맞물려 어떤 파장을 불러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민주노총 더 강화돼야


2. 그 동안 노동자들은 단결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겨왔고 단결의 정신을 가장 아름다운 미덕으로 찬양해 왔다.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복수노조 금지는 노동자의 단결권을 법률로 막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반드시 폐지되어야 마땅하지만 노동자들의 분열의 조건, 분열의 도구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복수의 진보정당 시대가 온다고 해서 대중조직까지 핵분열 되어서는 안 된다.

3. 민주노총의 분열은 한국 진보운동에 심대한 타격을 몰고 올 것이다. 정규직 중심의 민주노총이 비정규 노동자들을 담아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노동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가볍게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정치적 이념과 사상 그리고 실천방안에서 심각한 차이를 보인다면 함께 함으로써 갈등과 반목으로 역량을 소진시키는 것보다 차라리 각각 독창적인 활동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전체 운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일면 일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만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비정규노동자의 조직화와 변혁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을 위한 안정적인 배후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

4. 분열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분열을 막는 핵심이다. 복수의 진보정당 시대에서 노동현장에서 많은 갈등과 마찰이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분명하고, 작은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큰 사건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노동자들의 정치적 활동이 제약당하고 정치적 선택이 강요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정치적 분열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정치적 활동과 선택을 보장하고 합리적인 방식에 의해 합의되는 만큼의 정치적 행위를 대표하는 것이 대중조직의 분열을 방지하고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을 높여가는 지혜가 될 것으로 본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는 철회하는 것이 현명하다.

글을 마치며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에 얽힌 이야기를 적으며 글을 맺는다. 아흔 살 먹은 우공이라는 늙은이가 태형산과 왕옥산을 옮겨버렸다는 것에 연유한 고사성어이다. 북산에 살고 있던 우공은 태형산과 왕옥산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700백리를 돌아다녀야 했는데, 우공은 이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태형산과 왕옥산을 옮겨버릴 생각하였다.

우공은 사람들에게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였지만 가족과 성씨라는 이웃의 과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찬성하지 않았다. 도리어 어리석은 노인이라고 비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흙과 돌을 한 번 발해에 갖다 버리고 오는데 1년씩이나 걸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공은 “나의 대에는 안 되겠지만 내가 죽은 다음에 아들이 있고 그 뒤에는 또 손자가 있지 않소? 아들이 손을 낳고 손자가 또 아들을 낳고 이대로 자자손손 이어나간다면 안 될 것이 뭐란 말이오?”하며 가족들과 함께 산 옮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하나님이 우공의 뜻에 감복하여 두 아들을 내려 보내 태형산과 왕옥산을 옹조에 옮겨 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기주 남부로부터 한수 양안에 이르기까지 교통이 환하게 열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 그 다음은 우리의 몫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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