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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진행되는 "외자기업의 자본철수"
작성자 조합원
댓글 0건 조회 3,560회 작성일 200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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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진행되는 "외자기업의 자본철수"

한국씨티즌정밀·테트라팩·한국산본 등…공장점거·원정투쟁 악순환 반복

매일노동뉴스 정청천 기자 0기사본문글자크기"싼 인건비"를 찾아 국내로 진출했던 외국계 기업들이 속속 빠져나가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나앉고 있다. 외국자본이 전광석화처럼 철수하면서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은 물론 국내 노동관계법조차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자본들은 회사 지분매각을 위장해 자본을 빼가는 수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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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외국자본의 일방적인 철수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의 공장점거와 해외원정도 계속되고 있다. 외자기업들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본계 한국씨티즌정밀, 지분매각 위장 자본철수?=23일 경상남도 창원시 외동 853-9번지. 손목시계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한국씨티즌정밀의 생산공장은 더 이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한국씨티즌정밀의 모회사에 해당하는 일본 씨티즌홀딩스가 노조와 협의없이 공장을 팔았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일손을 멈춘 채 매각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씨디즌홀딩스는 지난 4월24일 보유하고 있던 주식 88만주를 부산지역의 고려TTR(주)에 매각했다. 인수자인 고려TTR은 2004년 자본금 2억원으로 설립된 신발 제조업체다. 한국씨티즌정밀은 공장매각 4일 뒤인 4월28일에야 노조에 매각사실을 통보했다. 노사 단체협약은 무용지물이 됐다. 단협에는 "회사를 분할·합병·양도할 경우 90일 전에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조합과 합의해 고용·단협·노조 승계를 책임진다"고 명시돼 있다.

 

금속노조 한국씨티즌정밀지회(지회장 정형옥)는 "신발 제조업체인 고려TTR은 생산공장을 유지할 능력이 없다"며 "지분매각을 위장한 자본철수"라고 주장했다.

 

◇만성적인 외국자본 철수=한국씨티즌정밀이 위치한 경남 창원 인근의 마산 자유무역지역에서 외자기업 철수는 이미 만성적인 골치거리다. 지난 70년 조성된 마산자유무역지역의 경우 80년대 말부터 외자기업이 속속 떠나고 있다.

 

지난 89년 폐업한 미국계 컴퓨터·전자 부품업체 한국TC는 철수기업 1호에 해당한다. 90년에는 연간수출액 3천400만달러에 고용인원만 1천820명에 이르던 한국수미다전기가 폐업했다. 78년 설립된 한국씨티즌은 80년대 중반 2천800여명의 직원을 유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2002년에 결국 공장을 폐쇄했다. 산요계열사인 오디오 생산업체인 동경전자도 2006년 말 폐업을 완료했다. 시계문자판 제조업체 한국산본은 2006년 6월 공장부지를 매각한 뒤 국내법인을 청산했다.

 

스웨덴계 식품·음료 포장용기 생산업체인 테트라팩은 지난해 3월 경기도 여주공장을 폐쇄했다. 테트라팩이 국내에 진출한 지 21년만의 일이었다. 테트라팩 여주공장은 한 해 25억개의 팩을 생산해 45%가량을 일본에 수출했다. 나머지 물량은 국내에 공급, 국내시장의 80%를 점유했다. 그런 공장을 폐쇄한 것이다.

 

스위스계 제약회사 한국로슈는 지난해 말 대웅화학의 경기도 안성공장을 매각했다. 그러나 공장매각 과정에서 기존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는 제외됐다.

 

◇공장점거·해외원정 악순환 반복=전광석화처럼 이뤄지는 외자기업의 공장철수에 해당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이다. 청산절차에 따른 법인 해산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법적인 문제를 지적하기 힘들다. 도덕적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외자기업에게는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택하는 방법은 공장점거와 모회사가 있는 나라로의 항의방문 정도밖에 없다. 한국산본과 한국씨티즌 노동자들은 일본으로, 테트라팩 노동자들은 스웨덴으로 향했다. 금속노조 한국씨티즌정밀지회도 이같은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회는 매각사실을 통보받은 다음날인 지난 4월29일부터 공장에서 밤샘농성을 하며 물량 반출을 막고 있다. 140여명의 노동자들은 일손을 놓은 채 회사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9명의 노동자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 9일부터 일방적인 매각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 본사 원정을 떠났다. 부산의 일본영사관 앞에서 1인 시위도 계속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일본 노동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일본사회에 문제의 심각성을 알릴 것"이라면서도 "일본 모회사와 면담조차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사입력 : 2008-06-23 05:27:14

최종편집 : 2008-06-24 06:34:29ⓒ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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