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평화제안 거부한 박근혜 정권의 반통일성, 퇴진투쟁만이 정답이다
작성자 이한길
본문
북측의 평화제안 거부한 박근혜 정권의 반통일성, 퇴진투쟁만이 정답이다
1. 중대제안은 북측의 대남 기조 변화를 명확하게 천명한 것
1월 16일 북측 국방위원회 중대제안(이하 1.16 중대제안)에 대해 남측은 하루 만에 거부 입장을 천명했다. 거부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되지만 남측 당국자의 다음 발언에서 그 핵심을 포착할 수 있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말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면서 남북간 시급한 현안인 이산가족상봉 행사 제의를 거부했다.”
이 발언은 남측 당국의 시각을 대변한다. 말 뿐인 제안은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며, 행동으로 보여주라는 것이다. 남측은 북측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는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의 일관된 태도였다. 이에 대구를 이루는 1.16 중대제안의 구체적 내용은 “이 제안의 실현을 위하여 우리는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다”라는 대목이다.
1.16 중대제안이 중요한 의미를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북측은 남측의 ‘대북 적대정책’을 언급하면서 남측의 ‘정책전환’을 강조하고, 남측의 변화가 있어야 북측도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1.16 중대제안은 과거의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다. 즉 북측은 ‘말 뿐인 제안은 믿지 못하겠다’는 남측의 입장을 ‘수용’하여 말 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남측 당국의 ‘정책전환’과는 무관하게 ‘선제적인 행동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정책전환’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리의 선제적 실천 행동을 보고 남측 당국도 정책을 전환하라’는 것이다.
이같은 북측의 기조는 남측 당국의 중대제안 거부 이후에도 반복되었다. 중대제안이 나온 바로 다음 날 정부는 북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북측 노동신문은 남측 정부의 거부 입장이 나온 다음 날인 1월 18일 ‘대결의 악순환을 끝장내기 위한 실천적 제안’이라는 논평에서 “이번의 중대제안을 실현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며 “우리는 이미 선언한대로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자신들의 제안이 ‘말뿐인 제안’이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을 노동신문은 강조한 것이다.
조선신보 역시 북측의 이같은 기조를 확인해 주었다. 1월 17일 ‘국방위 중대 제안, 통일 호소의 정책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신보는 “북남관계 개선을 말로만 주장하는 단계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제안(국방위 중대제안)의 실현을 위하여 북측이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줄 것이라고 확언”한 사실을 상기했다. 조선신보는 한 발 더 나갔다. “중대 제안은 공화국의 정부, 정당, 단체들의 위임에 따라 국방위원회가 내놓”은 것이라며 “당연히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최고영도자의 결론을 거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에서 최고영도자의 말은 곧 법이고, 정책이다. 최고영도자가 제시한 정책은 ‘실현되면 좋고 안 되면 마는 것’이 아니라 ‘결사관철의 대상’이다. 조선신보가 중대제안에서 언급한 ‘선제적 실천 행동’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이것이 최고영도자의 ‘결론’임을 강조한 것은 ‘선제적 실천 행동’에 대한 강력한 확신과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2. 신년사에서부터 천명된 북측의 대남 정책 기조
북측의 기조 변화의 관점에서 중대 제안을 접근하면 신년사에서 중대제안이 나오기까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연일 계속된 입장 천명이 보다 확실하게 이해된다. 우선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북남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여야”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우리 민족이 외세에 의해 갈라져 살고 있는 것만도 가슴아픈 일인데 동족끼리 비방하고 반목질시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으며 그것은 조선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세력들에게 어부지리를 줄 뿐”이라는 것이다. 중대제안과 관련하여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때가 되었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라고 언급한 대목 역시 주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함께 나아갈 것이며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도 주의해야 한다.
신년사의 메시지를 정리해본다면 아래와 같다.
“상호 비방하고 반목질시하는 것을 중단하고, 과거에 연연해 하지 말고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자.”
그렇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만들어 무엇을 하려 하는가? 그것을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은 아래의 두 문장이다.
“올해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조국통일과 관련한 역사적 문건에 생애의 마지막 친필을 남기신 20돌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의 유훈을 받들어 올해의 조국통일운동에서 새로운 전진을 이룩하여야 합니다.”
김 주석이 남긴(서명한) 생애 마지막 친필 문건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문서에 서명한 것을 말한다. 즉 신년사 문건 상으로만 본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남북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 이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노동신문 등 북측의 대남기구와 매체들은 이같은 기조 아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메시지를 연일 발표하였던 것이다. 다만 1.16 중대제안은 북측의 대남 정책 기조를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3. ‘선제적 실천 행동’의 의미와 제기 배경
그렇다면 1.16 중대제안에서 천명한 ‘선제적 실천 행동’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일까? 그것을 예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1.16 중대제안의 형식 속에서 그 제안이 갖는 무게감은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중대제안은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이나 담화가 아니다. 지난 해 자주 등장했던 국방위 정책국 논평도 아니다. 중대제안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명의가 존재할 뿐이다. 이번 중대제안은 국방위원회에서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형식을 띠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형식은 1월 17일자 조선신보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최고영도자의 결론”임을 시사하고, 바로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형식을 통해 북측은 중대제안이 각별한 무게를 갖는 ‘특별한 제안’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제적 실천 행동 ’ 역시 그만큼의 무게를 갖는 조치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북측이 ‘선제적 실천 행동’을 강조하는 배경은 역시 신년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신년사에서 제시한 남북관계에 대한 북측의 입장은 세 가지이다. 첫째,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이다.
“우리 민족문제, 북남관계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니며 국제공조를 청탁하는 것은 민족의 운명을 외세의 농락물로 내맡기는 수치스러운 사대매국 행위입니다. 북과 남은 조국통일3대원칙과 북남공동선언에서 천명된 자주의 원칙을 견지하고 우리 민족끼리 입장에 확고히 서야 하며 공동선언들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여야 합니다.”
둘째, 반전평화 투쟁의 호소이다.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은 조선반도와 주변에 핵전쟁 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여 북침 핵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이로 하여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중략> 전체 조선민족은 내외 호전세력들의 대결과 전쟁책동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고 단호히 저지, 파탄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형성이다.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때가 되었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남조선 당국은 무모한 동족대결과 종북소동을 벌이지 말아야 하며 자주와 민주, 조국통일을 요구하는 겨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북남관계 개선에로 나와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1.16 중대제안에서 천명한 ‘선제적 실천 행동’이 갖는 의미는 보다 분명해 진다. 북측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창출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남과 북의 군사적 대결을 벌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니 우발적으로라도 남북 군사적 대결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소한 빌미라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보다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런 차원에서 상호 비방중단과 적대행위 중단을 제안한 것이다. 그리고 북측이 먼저 ‘선제적 실천 행동’을 결행함으로써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선제적 실천 행동은 전민족적 반전평화 투쟁을 활성화시키는 데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남과 북은 지금까지 상대방이 먼저 정책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각기 다른 주장이 평행선을 달림으로써 그 어떤 남북 생산적인 남북 대화가 부족했다.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반전평화를 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동력이 발생하지 않았다. 평행선을 달리는 남과 북의 각기 주장과 정책은 오히려 반통일세력들의 민족분열 책동의 중요한 명분과 근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와 같은 악순환을 끊어내자는 것이다.
한편, 대결 상황이 지속된다면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을 구현할 수 없게 된다. 미 호전세력들의 전쟁연습과 반통일책동을 우리민족끼리 분쇄해 내지 못하면 이와 같은 대결 상황에서 미국을 위시한 외세 호전세력만이 이익을 챙길 뿐이다. 남과 북 그리고 전체 민족이 단결해 반통일 외세와 싸울 수 있는 논리와 근거가 필요했다. 그 첫 번째 작업이 ‘선제적 실천 행동’이며 그 결과 중대제안을 남측에서 수용하게 된다면 2014년 정세는 새로운 전환적 국면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4. 중대제안을 거부한 박근혜 정권의 반통일성
박근혜 정권은 1.16 중대제안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반통일성을 만천하에 드러내었다. 박근혜 정권의 반통일성은 거부 과정과 이유 두 가지 측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1.16 중대제안이 나올 당시 국정최고책임자인 박근혜는 국내에 없었다. 북측이 중대제안을 발표하자 김장수 국방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긴급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가 대통령이 부재한 상태에서 열렸고, 이 회의에서 남측 정부는 중대제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1.16 중대제안은 하루 이틀 안에 반드시 그 답변을 주어야 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대통령이 중심이 되어 관료, 전문가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중대제안이 갖는 의미와 북측의 의도를 분석하고, 그 분석에 기초해서 정부가 판단을 내려도 늦지 않았다. 특히 중대제안에 명시되어 있듯이 북측이 ‘선제적 실천 행동’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행동 조치를 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없는 ‘긴급회의’에서 일언지하에 거부했으며 박근혜는 해외 순방 도중 그것을 재가했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일말의 여지와 의지조차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다.
남측 당국의 거부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남북간 ‘비방중상 중지’ 합의를 위반하면서, 그 동안 비방중상을 지속해 온 것은 북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측이 비방 중단하면 될 일이지 남측이 중단할 비방중상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 한미연합군사연습은 주권국가가 행하는 연례적인 방어 훈련이기 때문에 북측이 중단을 요구하거나 제안할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측이 먼저 과거 도발행위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측 당국의 거부 이유 역시 명분과 설득력이 전혀 없다. 첫째, 지금까지 비방과 중상은 상호작용을 통해 강화되었다. 북측의 비방중상 행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남측 역시 비방중상 행위가 있었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오히려 남측이 비방중상 행위가 더 격렬했다. 남측은 당국간 성명, 논평에서 뿐 아니라 소위 반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지 살포 등의 행위를 묵인하거나 방조 더 나아가 조장, 지원하기도 했다. 둘째,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주권국가의 행동이기 때문에 북측이 왈가왈부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면 북측은 동일한 논리로 북의 핵무기 개발을 거론할 것이다. 핵무기 개발 역시 주권국가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평행선의 논리를 갖고 제의나 대화를 거부한다면 남과 북은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셋째, 과거의 책임을 절대화하는 접근법으로는 결코 대화가 진행될 수 없다. 남측 당국은 북측이 과거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접근법은 대결을 조장할 뿐 대화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런 접근법을 취하면서 대화를 한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굴복을 강요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이 1.16 중대제안을 거부한 보다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박근혜 정권이 ‘통일 대박’이라는 미명 아래 ‘전쟁 도박’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2015년 통일을 위해 목숨을 바치자고 지난 해 말 이미 ‘결의’했고, 조선일보 역시 ‘북한 붕괴론’에 근거하여 ‘통일 준비’를 연일 강조했다. 박근혜 역시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 대박’을 강조했다. 이들이 언급하는 통일은 정상적인 통일이 아닌 ‘북한 붕괴 유도 통일’, ‘북한 흡수 통일’이다.
‘북한 흡수 통일’을 기획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으로서 1.16 중대제안은 치명적인 것이었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전쟁 도박’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이 1.16 중대제안을 일말의 고려 없이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은 박근혜 정권이 말하는 ‘통일 대박’이 사실은 ‘전쟁 도박’이었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5. 평화통일 세력은 무엇을 할 것인가
그렇다면 남측 당국의 거부로 북측의 중대제안은 효력을 상실했는가? 그렇지 않다. 1월 18일 노동신문에서 다시 한번 ‘예고’ 했던 것처럼 북측의 ‘선제적 실천 행동’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구체적 양상은 설을 전후하여 혹은 설 이후에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1.16 중대제안과 ‘선제적 실천 행동’이 마냥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 역시 타당하지 않다. 북측의 정책은 철저하게 신년사에 근거해서 펼쳐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년사는 우리민족끼리 정신, 반전평화 투쟁,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북측의 중대제안과 ‘선제적 실천 행동’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권이 대결정책으로 일관한다면 박근혜 정권은 결국 반전평화 투쟁의 대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북측이 박근혜 정권을 반전평화 투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정책 전환이 일어나는 순간 남북 관계는 다시 대결상태가 지속될 것이며, 한반도 정세는 더욱 엄중해 질 것이다.
첫째, 한반도 평화통일 세력은 한미연합군사연습 즉각 중단, 한반도 평화실현의 기치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1.16 중대제안을 거부한 후 평화통일 세력들의 투쟁 방향은 보다 분명해졌다. 한반도 평화는 박근혜 정권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반전평화를 위한 범민족적 투쟁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다는 진리가 다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평화통일 세력은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한미 당국이 전쟁 연습을 중단하라는 전 민족적 요구를 끝내 거부하고 강행한다면 전 민족의 힘으로, 국민대중의 힘으로 위험천만한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반드시 저지하기 위한 결사전에 나서야 한다.
둘째, 박근혜 정권의 전쟁 도박을 중단하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이미 지난 해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경험했다.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는 ‘통일 대박’을 명분으로 내건 ‘전쟁 도박’은 한반도 핵참화를 불러올 것임은 자명하다. 한미 양국의 대북 적대정책은 ‘급변사태 대비’라는 명목으로 군사적 적대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 명목의 전쟁 도박은 대북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과 대북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 그리고 대북 붕괴 유도 계획인 작계 5030의 결합이다. 사상 최대의 대북적대 군사정책이 추진되는 것이다.
셋째,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을 더욱 적극화해야 한다. 진보진영은 이미 박근혜 퇴진 투쟁을 공식화했다. 지난 해 박근혜 퇴진 투쟁을 공식화하고 적극화한 이유는 박근혜 정권의 반민중성, 반민주성 때문이었다. 1.16 중대제안을 거부한 이후 박근혜 정권이 퇴진해야 할 또 다른 이유, 반통일성과 반평화성이 폭로되었다. 한반도 전쟁을 막는 것은 전 민족 모두의 과제임과 동시에 남측 당국의 임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이같은 임무를 헌신짝 버리듯 했다. 박근혜 정권이 존재하고 유지되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
“한반도 전쟁 훈련 즉각 중단하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하자.
한반도 평화 외면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박근혜표 흡수(전쟁)통일 음모 분쇄하고, 6.15 통일을 실현하자.“
이것이 평화통일 세력이 올해 일관되게 들고나가야 할 전략적 구호이다. 가장 강력한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이 가장 강력한 평화투쟁, 통일투쟁인 것이다.
1. 중대제안은 북측의 대남 기조 변화를 명확하게 천명한 것
1월 16일 북측 국방위원회 중대제안(이하 1.16 중대제안)에 대해 남측은 하루 만에 거부 입장을 천명했다. 거부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되지만 남측 당국자의 다음 발언에서 그 핵심을 포착할 수 있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말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면서 남북간 시급한 현안인 이산가족상봉 행사 제의를 거부했다.”
이 발언은 남측 당국의 시각을 대변한다. 말 뿐인 제안은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며, 행동으로 보여주라는 것이다. 남측은 북측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는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의 일관된 태도였다. 이에 대구를 이루는 1.16 중대제안의 구체적 내용은 “이 제안의 실현을 위하여 우리는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다”라는 대목이다.
1.16 중대제안이 중요한 의미를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북측은 남측의 ‘대북 적대정책’을 언급하면서 남측의 ‘정책전환’을 강조하고, 남측의 변화가 있어야 북측도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1.16 중대제안은 과거의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었다. 즉 북측은 ‘말 뿐인 제안은 믿지 못하겠다’는 남측의 입장을 ‘수용’하여 말 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남측 당국의 ‘정책전환’과는 무관하게 ‘선제적인 행동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정책전환’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리의 선제적 실천 행동을 보고 남측 당국도 정책을 전환하라’는 것이다.
이같은 북측의 기조는 남측 당국의 중대제안 거부 이후에도 반복되었다. 중대제안이 나온 바로 다음 날 정부는 북측의 제안을 거부했다. 북측 노동신문은 남측 정부의 거부 입장이 나온 다음 날인 1월 18일 ‘대결의 악순환을 끝장내기 위한 실천적 제안’이라는 논평에서 “이번의 중대제안을 실현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며 “우리는 이미 선언한대로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자신들의 제안이 ‘말뿐인 제안’이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을 노동신문은 강조한 것이다.
조선신보 역시 북측의 이같은 기조를 확인해 주었다. 1월 17일 ‘국방위 중대 제안, 통일 호소의 정책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신보는 “북남관계 개선을 말로만 주장하는 단계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제안(국방위 중대제안)의 실현을 위하여 북측이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줄 것이라고 확언”한 사실을 상기했다. 조선신보는 한 발 더 나갔다. “중대 제안은 공화국의 정부, 정당, 단체들의 위임에 따라 국방위원회가 내놓”은 것이라며 “당연히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최고영도자의 결론을 거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에서 최고영도자의 말은 곧 법이고, 정책이다. 최고영도자가 제시한 정책은 ‘실현되면 좋고 안 되면 마는 것’이 아니라 ‘결사관철의 대상’이다. 조선신보가 중대제안에서 언급한 ‘선제적 실천 행동’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이것이 최고영도자의 ‘결론’임을 강조한 것은 ‘선제적 실천 행동’에 대한 강력한 확신과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2. 신년사에서부터 천명된 북측의 대남 정책 기조
북측의 기조 변화의 관점에서 중대 제안을 접근하면 신년사에서 중대제안이 나오기까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연일 계속된 입장 천명이 보다 확실하게 이해된다. 우선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북남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여야”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우리 민족이 외세에 의해 갈라져 살고 있는 것만도 가슴아픈 일인데 동족끼리 비방하고 반목질시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으며 그것은 조선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세력들에게 어부지리를 줄 뿐”이라는 것이다. 중대제안과 관련하여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때가 되었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라고 언급한 대목 역시 주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민족을 중시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과거를 불문하고 함께 나아갈 것이며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도 주의해야 한다.
신년사의 메시지를 정리해본다면 아래와 같다.
“상호 비방하고 반목질시하는 것을 중단하고, 과거에 연연해 하지 말고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자.”
그렇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만들어 무엇을 하려 하는가? 그것을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은 아래의 두 문장이다.
“올해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조국통일과 관련한 역사적 문건에 생애의 마지막 친필을 남기신 20돌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의 유훈을 받들어 올해의 조국통일운동에서 새로운 전진을 이룩하여야 합니다.”
김 주석이 남긴(서명한) 생애 마지막 친필 문건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문서에 서명한 것을 말한다. 즉 신년사 문건 상으로만 본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남북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 이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노동신문 등 북측의 대남기구와 매체들은 이같은 기조 아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메시지를 연일 발표하였던 것이다. 다만 1.16 중대제안은 북측의 대남 정책 기조를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3. ‘선제적 실천 행동’의 의미와 제기 배경
그렇다면 1.16 중대제안에서 천명한 ‘선제적 실천 행동’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일까? 그것을 예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1.16 중대제안의 형식 속에서 그 제안이 갖는 무게감은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중대제안은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이나 담화가 아니다. 지난 해 자주 등장했던 국방위 정책국 논평도 아니다. 중대제안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명의가 존재할 뿐이다. 이번 중대제안은 국방위원회에서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형식을 띠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형식은 1월 17일자 조선신보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최고영도자의 결론”임을 시사하고, 바로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형식을 통해 북측은 중대제안이 각별한 무게를 갖는 ‘특별한 제안’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제적 실천 행동 ’ 역시 그만큼의 무게를 갖는 조치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북측이 ‘선제적 실천 행동’을 강조하는 배경은 역시 신년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신년사에서 제시한 남북관계에 대한 북측의 입장은 세 가지이다. 첫째,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이다.
“우리 민족문제, 북남관계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니며 국제공조를 청탁하는 것은 민족의 운명을 외세의 농락물로 내맡기는 수치스러운 사대매국 행위입니다. 북과 남은 조국통일3대원칙과 북남공동선언에서 천명된 자주의 원칙을 견지하고 우리 민족끼리 입장에 확고히 서야 하며 공동선언들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여야 합니다.”
둘째, 반전평화 투쟁의 호소이다.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은 조선반도와 주변에 핵전쟁 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여 북침 핵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이로 하여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중략> 전체 조선민족은 내외 호전세력들의 대결과 전쟁책동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고 단호히 저지, 파탄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형성이다.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때가 되었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남조선 당국은 무모한 동족대결과 종북소동을 벌이지 말아야 하며 자주와 민주, 조국통일을 요구하는 겨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북남관계 개선에로 나와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1.16 중대제안에서 천명한 ‘선제적 실천 행동’이 갖는 의미는 보다 분명해 진다. 북측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창출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남과 북의 군사적 대결을 벌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니 우발적으로라도 남북 군사적 대결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소한 빌미라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보다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런 차원에서 상호 비방중단과 적대행위 중단을 제안한 것이다. 그리고 북측이 먼저 ‘선제적 실천 행동’을 결행함으로써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선제적 실천 행동은 전민족적 반전평화 투쟁을 활성화시키는 데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남과 북은 지금까지 상대방이 먼저 정책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각기 다른 주장이 평행선을 달림으로써 그 어떤 남북 생산적인 남북 대화가 부족했다.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반전평화를 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동력이 발생하지 않았다. 평행선을 달리는 남과 북의 각기 주장과 정책은 오히려 반통일세력들의 민족분열 책동의 중요한 명분과 근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와 같은 악순환을 끊어내자는 것이다.
한편, 대결 상황이 지속된다면 남과 북은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을 구현할 수 없게 된다. 미 호전세력들의 전쟁연습과 반통일책동을 우리민족끼리 분쇄해 내지 못하면 이와 같은 대결 상황에서 미국을 위시한 외세 호전세력만이 이익을 챙길 뿐이다. 남과 북 그리고 전체 민족이 단결해 반통일 외세와 싸울 수 있는 논리와 근거가 필요했다. 그 첫 번째 작업이 ‘선제적 실천 행동’이며 그 결과 중대제안을 남측에서 수용하게 된다면 2014년 정세는 새로운 전환적 국면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4. 중대제안을 거부한 박근혜 정권의 반통일성
박근혜 정권은 1.16 중대제안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반통일성을 만천하에 드러내었다. 박근혜 정권의 반통일성은 거부 과정과 이유 두 가지 측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1.16 중대제안이 나올 당시 국정최고책임자인 박근혜는 국내에 없었다. 북측이 중대제안을 발표하자 김장수 국방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긴급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가 대통령이 부재한 상태에서 열렸고, 이 회의에서 남측 정부는 중대제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1.16 중대제안은 하루 이틀 안에 반드시 그 답변을 주어야 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대통령이 중심이 되어 관료, 전문가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중대제안이 갖는 의미와 북측의 의도를 분석하고, 그 분석에 기초해서 정부가 판단을 내려도 늦지 않았다. 특히 중대제안에 명시되어 있듯이 북측이 ‘선제적 실천 행동’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행동 조치를 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없는 ‘긴급회의’에서 일언지하에 거부했으며 박근혜는 해외 순방 도중 그것을 재가했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일말의 여지와 의지조차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다.
남측 당국의 거부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남북간 ‘비방중상 중지’ 합의를 위반하면서, 그 동안 비방중상을 지속해 온 것은 북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측이 비방 중단하면 될 일이지 남측이 중단할 비방중상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 한미연합군사연습은 주권국가가 행하는 연례적인 방어 훈련이기 때문에 북측이 중단을 요구하거나 제안할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측이 먼저 과거 도발행위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측 당국의 거부 이유 역시 명분과 설득력이 전혀 없다. 첫째, 지금까지 비방과 중상은 상호작용을 통해 강화되었다. 북측의 비방중상 행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남측 역시 비방중상 행위가 있었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오히려 남측이 비방중상 행위가 더 격렬했다. 남측은 당국간 성명, 논평에서 뿐 아니라 소위 반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지 살포 등의 행위를 묵인하거나 방조 더 나아가 조장, 지원하기도 했다. 둘째,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주권국가의 행동이기 때문에 북측이 왈가왈부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면 북측은 동일한 논리로 북의 핵무기 개발을 거론할 것이다. 핵무기 개발 역시 주권국가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평행선의 논리를 갖고 제의나 대화를 거부한다면 남과 북은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셋째, 과거의 책임을 절대화하는 접근법으로는 결코 대화가 진행될 수 없다. 남측 당국은 북측이 과거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접근법은 대결을 조장할 뿐 대화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런 접근법을 취하면서 대화를 한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굴복을 강요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이 1.16 중대제안을 거부한 보다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박근혜 정권이 ‘통일 대박’이라는 미명 아래 ‘전쟁 도박’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2015년 통일을 위해 목숨을 바치자고 지난 해 말 이미 ‘결의’했고, 조선일보 역시 ‘북한 붕괴론’에 근거하여 ‘통일 준비’를 연일 강조했다. 박근혜 역시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 대박’을 강조했다. 이들이 언급하는 통일은 정상적인 통일이 아닌 ‘북한 붕괴 유도 통일’, ‘북한 흡수 통일’이다.
‘북한 흡수 통일’을 기획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으로서 1.16 중대제안은 치명적인 것이었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전쟁 도박’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이 1.16 중대제안을 일말의 고려 없이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은 박근혜 정권이 말하는 ‘통일 대박’이 사실은 ‘전쟁 도박’이었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5. 평화통일 세력은 무엇을 할 것인가
그렇다면 남측 당국의 거부로 북측의 중대제안은 효력을 상실했는가? 그렇지 않다. 1월 18일 노동신문에서 다시 한번 ‘예고’ 했던 것처럼 북측의 ‘선제적 실천 행동’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구체적 양상은 설을 전후하여 혹은 설 이후에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1.16 중대제안과 ‘선제적 실천 행동’이 마냥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 역시 타당하지 않다. 북측의 정책은 철저하게 신년사에 근거해서 펼쳐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신년사는 우리민족끼리 정신, 반전평화 투쟁,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북측의 중대제안과 ‘선제적 실천 행동’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권이 대결정책으로 일관한다면 박근혜 정권은 결국 반전평화 투쟁의 대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북측이 박근혜 정권을 반전평화 투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정책 전환이 일어나는 순간 남북 관계는 다시 대결상태가 지속될 것이며, 한반도 정세는 더욱 엄중해 질 것이다.
첫째, 한반도 평화통일 세력은 한미연합군사연습 즉각 중단, 한반도 평화실현의 기치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1.16 중대제안을 거부한 후 평화통일 세력들의 투쟁 방향은 보다 분명해졌다. 한반도 평화는 박근혜 정권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반전평화를 위한 범민족적 투쟁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다는 진리가 다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평화통일 세력은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한미 당국이 전쟁 연습을 중단하라는 전 민족적 요구를 끝내 거부하고 강행한다면 전 민족의 힘으로, 국민대중의 힘으로 위험천만한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반드시 저지하기 위한 결사전에 나서야 한다.
둘째, 박근혜 정권의 전쟁 도박을 중단하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이미 지난 해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경험했다.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는 ‘통일 대박’을 명분으로 내건 ‘전쟁 도박’은 한반도 핵참화를 불러올 것임은 자명하다. 한미 양국의 대북 적대정책은 ‘급변사태 대비’라는 명목으로 군사적 적대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 명목의 전쟁 도박은 대북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과 대북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 그리고 대북 붕괴 유도 계획인 작계 5030의 결합이다. 사상 최대의 대북적대 군사정책이 추진되는 것이다.
셋째,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을 더욱 적극화해야 한다. 진보진영은 이미 박근혜 퇴진 투쟁을 공식화했다. 지난 해 박근혜 퇴진 투쟁을 공식화하고 적극화한 이유는 박근혜 정권의 반민중성, 반민주성 때문이었다. 1.16 중대제안을 거부한 이후 박근혜 정권이 퇴진해야 할 또 다른 이유, 반통일성과 반평화성이 폭로되었다. 한반도 전쟁을 막는 것은 전 민족 모두의 과제임과 동시에 남측 당국의 임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이같은 임무를 헌신짝 버리듯 했다. 박근혜 정권이 존재하고 유지되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
“한반도 전쟁 훈련 즉각 중단하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하자.
한반도 평화 외면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박근혜표 흡수(전쟁)통일 음모 분쇄하고, 6.15 통일을 실현하자.“
이것이 평화통일 세력이 올해 일관되게 들고나가야 할 전략적 구호이다. 가장 강력한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이 가장 강력한 평화투쟁, 통일투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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