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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운동
금속산별 실패원인은 지도력
[사업평가] 11.24 금속대의원대회 … 촛불외면?중앙교섭실패?주간2교대 패배
11월 24일은 금속노조 정기대의원대회다. 사업평가와 사업계획이 주요 안건이다. 무엇보다 사업계획이 중요하다. 경제위기 구조조정의 광풍 속에서 금속산별노조가 무너지느냐 다시 일어서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가 없이 계획 없다.
2008년 금속노조 투쟁은 2년 연속 실패로 끝난 중앙교섭, 10년 만의 기회였던 촛불파업에 대한 외면, 노동시간단축의 핵심이었던 주간연속2교대의 실종으로 끝났다.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는 무너졌고, 지도력은 땅바닥에 떨어졌다. 냉정하고 철저한 평가와 진정한 혁신이 없이는 금속노조의 앞길은 캄캄한 터널일 수밖에 없다.
금속노조는 총괄평가에서 ‘중앙교섭쟁취투쟁은 실패했다’고 인정했지만 ‘중앙교섭 쟁취목표 과잉론’을 제기하는 등 교묘한 평가로 책임을 피해가고 있다. 중앙교섭 전선을 무너뜨린 중앙교섭참가확약서에 대해서는 ‘투쟁전선에서 혼란과 이완현상이 발생했다’며 확약서 승인을 강요해 15만 중앙교섭 전선을 무너뜨린 과오를 피해갔고,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는 한마디로 책임을 피해가고 있다.
잘못은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 철저한 평가와 진정한 반성, 전면적인 혁신이 전제되어야 무너진 금속노조 지도력은 회복될 수 있다. 따라서 24일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냉정한 평가를 통해 금속노조의 방향을 올바르게 세워나가야 한다.
=임단투 목표의 실종=
- 금속노조의 2008년 사업의 핵심은 중앙교섭 불참사업장의 산별교섭참가를 통해 15만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15만 산별노조 원년인 2007년 중앙교섭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금속노조는 5기 1년차 임시대대에서 2008년 임단투의 목표로 1) 15만 산별노조의 사회적 역할 강화 2) 단체교섭권 확립을 통한 15만 산별협약 쟁취, 중앙교섭 돌파를 결정했다.
- 이를 위해 금속노조는 임금요구안을 중앙교섭의제로 올리고 불참사업장에 대해 대각선교섭에서 사업장요구와 중앙교섭요구를 함께 다뤄 합법적인 공간을 활용해 반드시 15만 산별교섭을 성사시킨다는 방침을 정했고, 정갑득 위원장은 15만 중앙교섭 성사를 위해 "첫 눈 올 때까지 싸운다“고 약속했다.
- 그러나 2008년 임단협 투쟁 결과 산별노조의 사회적 역할의 핵심이었던 촛불투쟁에 대한 전 국민적 요구를 받아안지 않았으며, 15만 산별협약 쟁취, 중앙교섭돌파는 실종되고 말았다.
- 중앙교섭을 거부하는 완성4사를 끌어내는 것은 산별교섭에 나오지 않을 때 더 큰 비용이 지출된다는 것이 확인되었을 때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완성4사를 비롯해 사용자들에게 더 큰 비용을 지불하도록 만들어내지 못했다.
= 중앙교섭 실패의 원인=
-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중앙교섭 불참사업장에 대한 실천투쟁(집단항의면담, 조합원 중식집회, 불참사업장 교섭일 전국교섭위원 총집결, 교섭참관투쟁 등 전국적 집중타격투쟁)은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거나 한 두차례 형식적으로 진행됐다. 투쟁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지 못하거나 기업지부를 관장하지 못한 게 아니라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집행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 산별교섭쟁취투쟁이 실패한 원인이 중앙교섭불참사업장 조합원의 요구를 집중시킬 의제를 설정하지 못한 점은 맞는 지적이다. 조합원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인 임금은 중앙교섭 요구안으로 올렸으나 아무런 이유없이 지부로 내려버리고 말았다. 또 다른 핵심 관심사인 주간연속2교대제의 경우 임시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중앙교섭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그냥 방치하고 말았다.
- 금속노조는 15만 조합원이 함께 싸울 수 있었던 7월 2일 첫 임단협 투쟁을 앞두고 GM대우차 자본으로부터 ‘중앙교섭 관련한 합의안’(확약서)를 받아 전체 투쟁전선을 무너뜨리고, 조직 내부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말았다. 무엇보다 확약서가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인 산별협약 쟁취도 중앙교섭 참가도 아닌, ‘기본협약 부분합의’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승인을 강요함으로써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말았다.
- 이로 인해 GM대우차보다 낮은 수준의 현대자동차 중앙교섭 확약서에 대해 승인도 불승인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중앙교섭 15대 요구안과 주간2교대=
- 기존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중앙교섭도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다. 조합원 교육시간과 노동안전 요구는 사업장 최저수준으로 합의했고, 원하청불공정거래근절 등은 실효성없는 합의였다. 살인적인 물가폭등의 시기에 고작 5만원 올린 최저임금은 성과라고 하기 어렵다.
-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비정규직 단계적 정규직화, 비정규직 포함한 총고용보장, 하청업체변경폐업시 합의사항 승계 등 가장 중요했던 비정규직 5대 요구안은 한 가지도 온전히 관철되지 못했다.
- 심야노동 철폐,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나누기를 핵심으로 한 주간연속2교대제는 현대-기아차 정규직을 넘어 15만 금속노조, 나아가 금속산업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었다. 당연히 정규직-비정규직, 원-하청의 공동투쟁을 통해 총자본과 총노동의 전선을 만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 금속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에 현장발의로 상정된 주간2교대 중앙교섭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현대와 기아, 지역지부가 주간2교대제를 가지고 따로 싸우도록 방치함으로써 15만 조합원의 이해를 외면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촛불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한 금속노조=
- 상반기 정세를 관통한 촛불투쟁에서 조합은 고시철회와 쇠고기 반출저지투쟁, 6/10 간부상경집중투쟁과 7/2총파업을 전개했고 금속노조에 기대를 걸었던 누리꾼(네티즌)들의 지지와 호응, 기대를 받기도 했다.
- 5월 2일 10대 어린 소녀들의 가녀린 손길로부터 시작된 촛불항쟁은 5월 24일 청계광장을 넘어 밤샘 가두투쟁으로, 청와대 코앞까지 진격한 5.31 항쟁과 6월 6~8일 72시간 연속투쟁, 6.10 항쟁까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금속노조는 5월 15일 64차 중앙위원회에서 확대간부파업, 잔업거부, 파업에 준하는 공동행동 등이 제안되었으나 ‘현장정서’를 이유로 모두 거부됐고, 한 달이 넘도록 전국노동자대회 등 간부투쟁조차 하지 않았다.
- 촛불연대파업은 5.29 장관고시 시점, 6.10 국민항쟁, 총파업 찬반투표 후 6.16 화물연대 총파업, 6.24~25 관보게재 총파업이라는 네 번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임단협 합법파업인 7월 2일에서야 2시간 파업 흉내만 내고 말았다. 대기업노조이기주의 등 왜곡된 국민여론을 바꾸고 산별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11.24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올바른 평가와 진정한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속노조의 내년 역시 지난 2년과 다를 바 없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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