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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 포기할 상황 아니다
작성자 산별노조
댓글 0건 조회 2,288회 작성일 200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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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별운동

산별노조 포기할 상황 아니다

  금속노조 22차 정기대의원대회 참가기 … 열정적 대의원에게서 희망을 보다


 금속노조 22차 정기대의원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내내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로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번 대의원대회를 위해 사전에 나름대로 많은 공부를 했다. 작년 정대자료를 찾아보고 20차 정대 결과와 사업집행을 비교하면서 분석하였고 21차 임시대대 자료와 결과들도 다시 찾아보았다. 정대장소에서 받은 책자형 자료와 비슷한 형태로 미리 자료를 양면 복사해서 빨간 펜으로 밑줄 긋고 포스트잇으로 질문할 페이지에 붙인 것을 세어보니 스무 장 정도 되었다. 다 질문할 수 있을까 우려도 되었다.


  하지만 정대가 진행되는 동안 실망감에 나 스스로 조금씩 무기력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찹찹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산별중앙교섭 실패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전환에 대한 기업지부 대의원의 발언 속에서 확인된 그들의 불안~

  계속 늘어나는 장기투쟁 사업장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들은 무엇일까?

  이에 따라 늘어나는 신분보장기금 지급금과 기금의 고갈 문제~

  금속노조 지도부는 과연 내년 투쟁의 기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과연 금속노조 전체 조합원의 요구를 하나로 집중시킬 의제는 무엇인가…

  어느 것 하나도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금속노조 조직발전 전망을 제시한들 무슨 수가 있을까?


  중앙교섭 실패 원인 한계론 VS 주체책임론

  이번 정대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고 본다. 물론 결과적으로 하나로 수렴되는 문제였지만.

  그 하나는 5기 1년차에 대한 평가, 특히 중앙교섭실패에 대한 관점이다.

  집행위원회에서 제출한 평가안은 한마디로 ‘한계론’이다.


  즉 여러 가지 구조적, 전술전개 방식 등을 중앙교섭 실패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외부 조건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투쟁이 안 되었기 때문에 중앙교섭을 성사시킬 수 없었다는 논리다.


  나는 30년 가까운 노동조합운동을 통해 항상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러한 논리다. “조합원들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의식이 안 되서(약해서)…”, “간부들도 안 따라주어서…” 등 소위 대중추수주의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이번 정대에서도 정갑득 위원장은 같은 말을 했다. "싸울 동력이 없는데, 현장 동력이 받쳐주지 않는데, 위원장이 명령하면 싸워지는가? 아니다."

  파업지침을 내려도 현장 조합원들이 따라주지 않는데 어떻게 투쟁을 할 수 있는가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이러한 내부 동력 "한계론"에 맞서는 평가가 ‘주체책임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정대에서 집행위원회가 제출한 총괄 평가에 대해 수정동의안으로 의견을 제출한 대부분의 수정안이 그러한 평가기조를 주장하면서 제출되었다.


  이들은 중앙교섭 실패의 원인이 조합원들의 투쟁력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원심력이 작용하게 한 GM대우차지부의 의견접근안에 대한 처리에 대해 비판의 입장을 취하였다. 또한 중앙교섭투쟁에서 힘있게 돌파하기 위한 지도부의 전술이 없었다는 지적이었다. 요약하면 금속노조가 산별 단일노조로서의 단일한 투쟁을 제대로 전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앙교섭 2년 실패 3년째는 모르겠다?

  금속노조가 단일 조직이라면 단일 투쟁이 기본이다. 임단협 투쟁에서 하나의 투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왜 안 되었는가? 금속노조 집행위가 제출한 평가의 핵심은, 올해 투쟁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하나의 투쟁을 위한 공통의 요구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러한 요구가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을 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15만이 함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공통의 요구를 찾기는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임금으로 공통의 요구를 상정했지만 처음부터 그 가능성을 믿지 않았다는 고백도 있다. 형식적으로 배치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투쟁에서도 단일한 산별 투쟁은 불가능한 것인가?

  그래서 지금까지 장투사업장 문제는 근속노조가 함께 싸워서 해결할 수 없고 지부든 지회든 그 사업장의 노동조합 조직이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던가?


  이러한 의식은 2년차 사업계획의 곳곳에 09년 투쟁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을 토로한 것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었다. 산벌노조 4만 시절에는 15만 정도가 되면 규모면에서 어느 정도 산별노조의 실질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조건이 된다고 예상했었다.


  그 당시의 산별노조 5개년 계획인가, 5단계 계획인가에는 그런 것이 있었다.

  그렇게 전망했던 산별노조가 15만이 되고 나서 2년 연속 중앙교섭이 실패하고 3년째는 전망을 하지 못하는 자신감 상실로 빠져들고 있다. 나만의 지나친 속단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22차 정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나를 짓누르는 갑갑함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정대에서 돌아온 현장은 또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우리 사업장 절반의 부서는 12월부터 휴업에 들어가겠다는 회사의 계획이었다. 노사협의를 다시 하고 현장의 반발 여론을 모아서 유급 휴업으로 돌렸지만 내년에는 또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회사가 단협해지를 통보해 가장 강고한 투쟁을 펼쳐야 할 상황에서 휴업은 노동조합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설상가상의 조건이다.


  하지만 외부의 조건이라 어쩔 수 없다고 둘러댈 수 없다. 조합원들에게 휴업 중이지만 투쟁은 계속된다는 강한 투쟁의지를 심어주고 조별 출근 선전전에는 꼭 참석하도록 지침을 내리기로 했다.

  작년 매각 투쟁으로부터 시작해서 단협 해지 철회투쟁으로 이어 온 긴 투쟁이다. 이 투쟁을 통해서 산별노조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그리고 이번 금속노조 22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것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역시 산별적 사고를 보다 분명히 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 노동조합운동이 위기라고 하는 것은 내부 시스템의 문제가 더 큰 원인이라고 본다. 산별노조라면 산별노조다운 사고를 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관성에 젖은 사고의 틀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답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산별로 가자. 산별로 생각하고 산별로 요구하고 산별로 준비하고 산별로 투쟁하면 산별로 승리할 것이다. 이제 엉켜있던 모든 실타래가 서서히 풀리는 것 같다.


  산별로 생각하고 산별로 싸우자

  내년 산별중앙교섭을 돌파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지역지부로 전환하는 데 대한 기업지부 조합원들의 불안을 해소할 방안이 보인다.


  신분보장기금의 부담과 함께 늘어나기만 하고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이는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를 해결할 강력한 힘을 본다.


  하나의 공통 요구가 아니라 15만 조합원 모두의 모든 요구가 하나의 요구가 될 수 있는 길도 보인다. 중앙교섭 참석을 당당하게 불러 낼 수 있는 산별노조의 힘을 느낀다.


  나는 이번 1박 2일 금속노조 정대를 통해 산별노조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그렇다. 처음에는 희미하게 보이던 작은 빛이 점점 더 가까이 오면서 나는 제안할 것이다.

  이번 정대를 통해 내가 고민했던 문제들과 대안을 전국의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제안해 봐야겠다.


  우리는 금속 산별을 넘어 제조산별을 만들고, 더 나아가 일국노조라는 장기적인 전망을 가져야 한다. 금속노조 10년도 되지 않았다. 나는 정대에서 많은 대의원 동지들의 발언 속에서 신선하고 열정적인 희망을 보았다. 금속노조, 결코 쉽게 포기할 상황 아니다.


  이것으로 나의 금속노조 22차 정기대의원대회 참가기를 맺고 이후 제안문을 작성하고자 한다. 전국의 동지들,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

  2008년 12월 1일 정대를 마치고 돌아와서 창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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