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댓글 0건 조회 3,040회 작성일 2008-12-25

 

산별운동

15만 중앙교섭 폐기한다고?

  금속노조, 완성4사 특별교섭안 제출 … 투쟁은 간데없고 교섭전술만 나부껴

  우려하던 일이 나타나고 있다. 15만 금속조합원들의 통일적 산별교섭 형태인 중앙교섭을 폐기하려는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2월17일 단협위원회에서는 기존 2만 중앙교섭과 별도로 완성4사 상대로 별도의 특별교섭을 하자는 초안이 제출됐다. 동일요구를 동일시기에 교섭을 진행하지만 교섭 틀은 분리하자는 것이다.

  완성4사 지부가 기존의 2만 중앙교섭의 틀에 그대로 꿰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앙교섭은 완성4사 지부에게 맞지 않는 옷이기 때문에 아예 폐기하지는 주장은 전혀 다른 의미다.

  중앙교섭은 기본적으로 업종, 지역, 사업장 규모를 뛰어넘어서 단일한 교섭구조를 통해 산별적, 계급적 요구를 모아내려는 구조적 틀이다. 따라서 올해 전국적 구조조정 저지 투쟁은 산별적 교섭토대를 놓는 작업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

  자본의 "중앙교섭 거부감" 이해하는 노조?

  지난 2년간 완성차 사용자들의 중앙교섭에 대한 거부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높다.

  사용자들의 거부감을 요약하면 ①"이중? 삼중교섭"과 "중복파업" ②불법파견 정규직화 등 중앙협약에 대한 거부감 ③부품사의 원하청 불공정거래 같은 요구에 대한 부담 ④타업종 혹은 산별최저임금 같은 전국적 요구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문제 등으로 예상할 수 있다.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가입을 꺼리는 것으로 드러난 사용자들의 거부감은 사실상 우리가 추구하는 현장파업과 현장투쟁에 기반한 산별적, 계급적 내용에 대한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추진하는 특별교섭은 "완성차" 업종교섭이기 때문에 전국적 쟁점을 흐릴 수 있다. "원하청 불공정 거래 개선"나 "불법파견 정규직화" 내용이 포함된 중앙협약은 "업종 특성" 운운하며 내던져버리면 그만이다.

  게다가 특별교섭은 올해 중요하게 함께 싸워야 할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각개약진식으로 파편화시키는 투쟁전술이기도 하다.

  특별교섭 구조조정 전선 파편화

  이런 전술의 폐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올해 대각선교섭 전술이다. 2008년 완성차 지부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대각선교섭은 계급적, 산별적 요구를 진행하는 데 얼마나 무기력했는지 경험적으로 잘 보여줬다.

대각선 교섭은 산별적 요구를 설득하는 과정이기 보다 오히려 대공장 부문주의 압력에 휘둘렸다.

  비정규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하다못해 산별최저임금은 인식조차 되지 못했다. 게다가 대공장 부문주의에 맞서 적극적 설득을 위한 조직, 선전, 교육조차 없다보니 심지어 중앙교섭이 지부교섭의 방해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교정도 제대로 없었다. 오해가 쌓이면 불신이 된다.

  또한 지난 2년간 교섭과정은 오로지 "교섭"에 집중돼 있었으며,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전국적 투쟁전선 형성에 실패했다는 것도 자명하다.

  지금 특별교섭 제기는 그동안 무사안일하고 방기한 15만 중앙교섭 쟁취 투쟁을 다시 한번 비껴가려는 시도다. 투쟁을 회피하고 다시 한번 사용자들을 (물밑에서?) 설득하려는 "오로지 교섭전략"이다.

  우리의 산별건설 전략은 산별적, 계급적 요구는 최대한 중앙집중화하고, 현장투쟁과 파업은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현장에 기반한 한국식 산별노조" 건설이어야 한다. 따라서 완성차 지부 조합원들을 산별적, 계급적 요구를 함께 싸울 수 있도록 설득하고 투쟁을 조직하는 일을 회피해선 안 된다.

  중앙교섭이 아니라 특별교섭 안을 폐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