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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집단 학살 공장에서 촛불을
23일 4천명 “살인정권 명박퇴진” … 31일 청계광장서 2차 국민대회 총집결
노동운동 용산투쟁 외면하면 학살정권 공범 … 사업장 촛불에서 총파업으로
민족의 최대 명절도, 체감온도 영하 20도 혹한의 추위도 가난한 철거민을 집단학살한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민중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했다.
설 연휴 전날인 1월 23일 저녁 7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1차 범국민대회에는 4천여명이 모여 살인정권 이명박 퇴진을 외쳤다. ‘근조 학살만행 이명박 퇴진’ 손피켓을 든 학생, 철거민, 네티즌, 노동자들은 1980년 광주학살 이후 대규모 집단 살인 행위를 저지른 이명박 정권에 치를 떨었다.
시민들은 신나와 화염물질이 가득한 불구덩이 속에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가난한 철거민들에 특공대를 투입해 집단학살하고, 유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신을 강제 부검해 열사를 두 번 죽인 잔악무도한 정권을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
강제 시신부검으로 열사들을 두 번 죽인 잔악무도한 이명박
함께 연단에 오른 열사의 가족들은 이명박 살인정권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참가한 시민들에게 거듭 고맙다고 했다. 그러나 고마운 것은 가족들이었고, 죄스러운 것은 참가자들이었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했던 철거민들을 외면해왔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서울역 광장을 닭장차로 봉쇄해 도심으로 나가는 모든 길목을 차단했다. 용산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하려다 경찰에 막힌 시위대는 곧바로 서울역에서 서부역으로 건너가 충정로로 향했다. 경찰의 봉쇄로 많은 시위대가 서울역에 갇히기도 했다. ‘9시50분 보신각’이라는 목표가 있었지만 경찰에 막힌 시위대는 즉석에서 토론을 통해 신촌으로 방향을 정하고 가두투쟁을 시작했다.
3천여명의 학생 노동자 시민들은 “살인정권 명박퇴진”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고향길로 향하던 차들은 응원 경적을 울리고,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신촌로터리를 거쳐 홍익대 정문까지 행진한 시위대는 밤 12시가 넘도록 이명박 퇴진을 외쳤다.
3천여 시위대 서울 시내를 휘젓다
1월 25일 밤 7시 용산철거민 집단학살 현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150여명이 모였다. 계속되는 설연휴 한파와 눈보라에 온 몸을 떨면서도 수백도 화염 속에서 죽어간 열사들을 생각하며 촛불을 들었다. 모닥불에 손을 녹이며 살인정권 이명박 퇴진을 외쳤다. ‘안티 조중동’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 여성은 고향길을 포기하고, 30만원의 귀향비로 어묵을 사와 유족들과 대책위, 함께 싸우는 이들과 나누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저들은 법을 지키라고 하는데 주거권을 보장한 헌법을 어긴 것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라며 “헌법을 어기는 대통령은 국민이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철거민들, 학생들, 노동자들이 함께 열사의 영정을 지켰다.
이명박과 그 일당들의 바람과는 달리 설 연휴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아니, 거대한 횃불로 타오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느려터진 민주노총과 노동운동 정파들
그러나 열사들의 혼을 달래고 원수를 갚아야 할 민주노총을 비롯해 노동운동의 대응은 느리기만하다. 1.20 용산집단학살이 벌어진 바로 다음날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즉각적인 투쟁계획을 제출하기는커녕 현장에서 제출된 안건을 중앙집행위로 위임하는 얍삽함을 보였다.
이날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 김형우, 기륭전자 김소연 대의원 등 30여명의 대의원은 “동지들, 이명박 살인정권 퇴진투쟁에 나섭시다”는 내용으로
△즉각적인 전국노동자대회
△매일 촛불집회 총력집중
△민주노총 살인정권 퇴진 투쟁본부로 전환
△반이명박 총력투쟁 전개
△노동법개악 총파업으로 저지 등 5대 투쟁계획을 제출했다.
김형우 대의원은 “가난한 민중을 불에 태워 죽이는 정권,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권에 맞서 민주노총이 나서야 한다”며 “화염 속에서 죽어간 열사들의 한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만장일치로 투쟁을 결의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최소한의 요구였던 ‘즉각적인 전국노동자대회’에 대한 구체적인 날짜도 잡지 않은 채 현장발의 내용의 취지를 받아들이겠다며 중집위로 위임했다.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학살정권에 맞서는 투쟁계획을 내기는커녕 노조에서 결정된 적이 없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통합결의안을 제출하고 직접 발의해 대의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용산집단학살과 정파운동
현재 이명박 정권의 용산집단학살에 맞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mbout.jinbo.net)가 꾸려졌다. 6명의 공동집행위원장이 있지만 실제 투쟁을 이끌어나가는 공동상황실장은 노동전선과 전빈련이 맡았을 뿐 진보연대에서는 현재까지 역할을 맡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권 퇴진’이 아닌 ‘심판’을 내걸어야 한다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실제 주도권을 잡지 못해서라는 의견이 많다.
전국회의, 현장연대, 전진, 노동전선 등 노동운동의 5개 정파들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유예시키지 않기 위해 세 차례의 모임을 갖고 ‘MB악법 통과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돌입’에 의견을 모았으나 용산집단학살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투쟁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비없세), 인권단체연석회의, 촛불투쟁을 이끌었던 누리꾼들, 학생들은 신속하게 용산집단학살 투쟁에 결합해 싸우고 있다. 이들은 민족 최대명절까지 반납해가며 현장을 지켰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는 30일 오후 1시 집단학살 현장에서 비정규직 대표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하며 연대투쟁을 선언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지역, 서울로 촛불을 들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즉각적인 투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금속노조 지부에서도 긴급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현장 노동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투쟁계획을 마련하고, 지역 촛불투쟁을 확산시켜 내야 한다.
GM대우차, 쌍용자동차 등은 2월 2일부터 업무를 시작하지만 29일부터 출근하는 사업장도 많다. 출근과 동시에 간부들은 ‘용산살인진압 열사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선전물을 만들어 조합원들과 나눠야 한다. 점심시간, 휴게시간에 칼라TV, 오마이뉴스 등 생생한 현장 화면을 상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촛불을 들어야 한다. 오후 5시(5시 30분) 하루 일과가 끝나면 공장 앞에 촛불을 들고 이명박의 집단학살에 죽어간 영령들을 위로하고, 연대투쟁을 결의하자. 29일부터 매일 지역촛불집회에 결합하고, 31일 오후 4시 청계천에서 열리는 2차 범국민대회에 총집결하자.
이명박의 하수인 검찰은 철거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김석기 경찰청장의 사퇴 정도로 사태를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다.
천만에 말씀이다. 구속되어야 할 것은 철거민이 아니라 이명박과 김석기이고, 해체되어야 할 것은 전철연이 아니라 한나라당이다.
현장의 촛불이 전국의 횃불로 타오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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