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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노동자
3월위기설② 한국경제 위기설 … 이코노미스트지 항의한다고 사실 바뀌나?
이명박 정부가 "3월 위기설"을 최초로 주장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지를 ‘항의방문’한다고 한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상황이 호전되는 게 아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2월 28일 “한국의 단기채무 비율과 으 행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액율)이 높아 한국 경제의 위험도가 높은 국가 중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헝가리에 이어 폴란드와 함께 세 번째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의 이유는 간단하다. 신자유주의를 통한 "세계화"의 결과로 한국은 세계 교역의존도가 76%에 이르는 등 수출의존적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 중 미국(11%)과 중국(21.7%)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주요 교역국인 중국(17.7%)과 일본(17.5%) 역시 미국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미국 AIG 보험사의 300억달러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과 씨티그룹 "국유화" 논란 등 금융자본의 부실화는 한국자본에게도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수출 전망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 세계경제성장률을 -0.3%(삼성경제연구소 전망치)로 가정했을 때, 철강제품(2.0%)를 제외하고 자동차(-18.5%),반도체(-23.7%),정보통신기기(25.9%),정밀기기(-43.6%) 등 대부분 산업에서 수출이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치 0.5%일 경우만 해도 수출은 마이너스 7.1%나 된다.
높은 대외의존도?수출전망 심각
또 하나의 악재는 동유럽 위기다. 한국의 수출의존형 경제구조처럼 중·동부 유럽 국가들도 서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주로 값싼 노동력을 통해 소비재 수출국으로 육성되었다. 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 등은 수출 부문이 GDP의 90%를 차지할 정도다.(<변혁산별> 47호 기사 참조)
그러나 중·동부 유럽의 금융 위기가 본격화할 경우 투자자들은 서유럽과 미국에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까지 팔아치우려 할 것이고, 이는 월스트리트까지 다시 한 번 강타할 것이다. 이런 강풍에 한국이 자유롭지 못하다. 왜냐하면 국제결제으 행(BIS)이 파악한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 세계 외채 중 한국의 외채 규모는 3662억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2093억달러(57%)가 유럽계 으 행의 자금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3월 2일에서 "한국의 단기 외채 문제가 여전하다"면서 "한국의 외채(잔존만기 기준)는 지난해 말 현재 1940억달러인데 비해 외환보유액은 2000억달러 수준"이라며 "회사채 등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들을 뺄 경우 외환보유액은 1700억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지적도 틀린 지적이 아니다. 정부 관계자도 걱정하듯이 외신보도의 불안정성 보도기사 하나만으로도 투자 세력들이 원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함에 따라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근본적으로 한국경제 기반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이미 으 행들은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신규 외화차입이나 만기 연장이 막히자 주로 정부가 공급한 달러를 활용해 외채를 상환하고 있다. 문제는 으 행이 지탱하고 있는 정부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금융기관들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하거나 예정된 금액이 무려 390조4천억원 규모다. 이것은 올해 정부 연간 예산 284조5천억원의 1.37배에 이른다. 그럼에도 1월 중 단기 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켄펀드(MMF)에 20조원 이상 자금이 집중되는 등 불안정성은 전혀 해소되지 못했다.
요약하면 한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세계경제가 침체함에 따라 기업들의 수익성을 높일 수출 및 투자 등에서 회복가능성이 많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금융자본의 불안정성은 더 심화되고 "실탄"인 외환보유액도 여유가 없다. 물론 이런 위기가 3월에 일어날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3월 위기설"의 본질은 "3월"이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위기”라는 점이다.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의 운명도 신자유주의 몰락과 궤를 같이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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