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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일자리와 생계 정부가 책임져라
프랑스, 고용안정 임금인상 18일 2차 총파업 … 반사르코지 전선의 선봉
전 지구적인 경제위기는 쓰나미처럼 프랑스 노동자들에게도 ‘해고와 임금삭감’으로 몰려 왔다. 푸조는 휴업에 이어 3교대조에서 1개조를 줄여 잉여 인력을 해고하였으며, 르노는 잦은 휴업으로 임금의 40%가 감소되었고 뒤이어 부품업체의 오더와 대금지급이 중단되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EADS는 프랑스에 있는 3개 공장을 폐쇄하여 1만명을 해고하였으나 임금이 낮은 튀니지 공장은 오히려 증설하였다.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아르셀러미탈은 13개의 용광로를 6개월 동안 가동을 중단했다. 이렇듯 해고와 실업이 만연하고 가장 먼저 비정규직이 고통의 전면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중도 우파인 사르코지 정부의 대응은 우선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명목하에 260억 유로를 지원해 주는 것이었다. 즉, ‘정부 예산을 일단 기업을 지원하는데 쓰고, 그 후에나 노동자들을 살피겠다’는 정책기조였던 것이다.
8개 노총의 공동 투쟁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위기가 민중의 위기로 둔갑하여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프랑스 민중들은 사르코지 정부의 정책을 바꿔내야 했고 그 선두에 노동자가 섰다. 프랑스 역사상 최초로 2009년 1월 5일 프랑스 제 1노총 CGT를 중심으로 급진좌파, 온건파를 가리지 않고 전체 8개 노총이 모여 공동 요구안을 마련하고 1월 29일 1차 총파업을 결의하여 총노동전선을 구축하였다.
여기에 10개 좌파정당과 학생들이 결합하였다. 사르코지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고 ‘구매력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는 기조 하에 △3만여명에 이르는 공공부문 감축계획 철회 △근로자를 위한 경기부양책 △고용과 임금안정을 요구한 1월 29일의 총파업에는 전국적으로 250만명, 파리에서는 바스티유 광장에 30만명이 모여 사르코지 정부의 정책에 치명타를 가한 쾌거를 이뤄냈다. 노동자, 학생, 법관, 교수까지 프랑스 전체가 움직였으며, 구호는 사르코지 비판에서 ‘사르코지 퇴진’으로 옮겨졌다.
2차 총파업과 노사정 협의
1차 총파업이후 8개 노총은 3월 18일 2차총파업을 결의하였고, 집권 이후 최대 위기에 몰린 사르코지 정부는 잇단 기자회견에 이어 2월 18일 주요 5대 노총 및 3대 사용자단체를 엘리제궁으로 초대하여 노동계의 요구를 일부분 수용하는 태도로 방향을 전환했다. 사르코지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정책은 최대 26억5천만유로(약 4조6천억원)를 투입하여 ①저임금 가정에는 세제 혜택 ②실직자에게는 보너스 지급 ③경제위기로 압박을 받는 회사의 일시 해고자에게는 더 많은 보상 제공 ④실직자에게 400∼500유로의 1회용 별도 수당 지급 ⑤직업 재교육 등을 위해 30억유로 규모의 기금설립(기업, 정부 반씩부담) ⑥일시 해고된 노동자에 대해 실업수당 증액 ⑦(일시 해고노동자) 육아 수당과 교육비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계가 중요하게 제사하고 요구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노동자들의 위기 상황을 맞아 정부가 제시한 대책은 충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예정대로 3월 18일 2차 총파업과 한편 추가 파업도 준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총파업 투쟁의 의미
프랑스 노동자들이 경제위기를 맞아 기업내 자본, 산별노조 내의 투쟁에 머물지 않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전체 민중들이 결집하여 반사르코지 총노동 전선을 명확하게 구축하고 친기업, 친특권층 중심의 부양책을 편 정부 정책의 궤도 수정을 이끌어 낸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물론, 근본적인 변화와 요구의 전부가 관철된 것은 아니지만 또 다시 프랑스 민중들의 저력으로 남겨질 것이다. 일부 요구는 관철된 듯 보이지만 아직 주요 쟁점이 해소되지 않아 2, 3차 총파업과 이후 향뱡을 가늠하기 어려우나 이미 프랑스 노동자들은 반사르코지 전선의 최선두에서 총파업 투쟁으로 전체 민중계급을 이끌어 가고 있다. 사회의 구조를 어떻게 바꿔 가는 것인지, 반노동 정책을 어떻게 바꿔 나가는 것인지 몸으로 가르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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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양보 교섭에 회사 살리기까지?
GM대우차 특단협 복지축소 합의는 양보교섭 명분 … 금속노조는 팔짱낀 채 구경만
지난 3월 6일, GM대우자동차지부(이하 대자지부)의 특별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이, 정규직 조합원들의 총투표결과 85% 찬성률로 가결되었다. 지부는 3월 3일 잠정합의안이 마련되자마자, 불과 이틀 만에 총투표에 붙였다.
특단협의 구체적 내용은 퇴직금중간정산, 체육대회 및 야유회개최, 여름철 휴양소 운영, 미사용 고정연차지급을 당분간 중단한다는 것이며 장기 근속자에 대한 상품지급은 경영정상화이후 소급 적용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현장 노동자들의 경우 유류비 지원, 종합검진실시 등이 유지되고, 조합원들에게 크게 피해가 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자지부의 후다닥 양보교섭
조합원들의 정서도 중요하겠지만, 문제는 GM대우의 특단협 결과는 작게는 금속노조 전체의 투쟁방침을, 크게는 전체 민주노조 진영의 투쟁방침을 심각히 혼란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금속노조의 교섭방침이 무엇이었는가? 일체의 양보교섭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현장에서 사측이 희망퇴직을 비롯해 복지 축소 등 양보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이 현대중공업 등 노동자들의 양보를 대서특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GM대우 특단협 결과는 어렵게 금속노조의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금속노동자들에게 자괴감을 주고 있고, 보수정권과 자본에게는 엄청난 명분을 선물로 준 것이다.
전체 노동자 양보교섭 명분
GM대우 노동자들이 금전적으로 별 손해를 안 보았을지 모르지만, 전체 노동자들에게 양보교섭을 강요할 명분을 준 것이 이번 특단협의 핵심이다. 노동자들이 잘못해서 발생한 위기도 아닌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자본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공세적인 주장(경영공개, 노동시간단축)을 해야 할 판에, 이 정도 양보쯤이야 하고 생각하는 것은, 정세인식의 부족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임과 동시에 노동자의 기개를 내던져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거의 방기하는 수준으로 대응했다. 15만 금속노조의 힘으로 위기를 돌파할 의지나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세 차례나 교섭지침을 내려 보내면서 양보교섭불가 원칙을 세웠지만, 너무나도 명백한 양보교섭에 대해 어떤 제동도 걸지 않았다. 개별교섭이 아니라 15만 금속노조가 뭉쳐 단일하게 대응해야 할 상황에서,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스스로 인정해 버린 꼴이 되었다.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강을 세우는 것은 투쟁의 승패를 위해 지도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S&T중공업, GM대우를 비롯한 사건이 하나하나 생길 때마다, 이런 것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2009년 어떤 투쟁도 할 수 없는 식물노조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회사살리기까지 나선 대자지부
대자지부는 특단협 양보교섭에 이어, 회사살리기까지 수위를 높였다. 휴업기간에는 언론이 위기를 과장한다며 휴업에 대한 입장조차 밝히기 꺼려왔던 대자지부였지만, 이번 회사살리기에는 조중동을 비롯한, 공중파방송까지 동원해서 광고를 했다. GM대우는 외국기업이 아니라 한국기업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카피부터, 수출단가 등 불투명해서 문제가 많았던 GM대우의 경영에 대해, 수출로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투자한 기업이라고 확인해 주고, 결국은 GM대우차를 많이 사달라는 홍보물을 지부의 이름으로 인천지역 곳곳에서 진행했다. 경제가 어렵다는데 누가 차를 살 것이며, 인천에서 대우차 많이 사주면, 전주에서는 현대차, 평택에는 쌍용차를 많이 사주어야 하는 논리가 되어 결국은 조삼모사 행위를 하는 것에 다름아닌데, 이것을 대자지부가 발벗고 나서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자지부의 양보교섭을 방치한 지도부는 금속 전 조합원들에게 공개 사과하라. 양보교섭을 진행한 대자지부에 징계조치를 취하라. 금속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우리만 크게 피해 안보는 선에서 정리하자는 개인주의적 생각을 가지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정서를 선두에서 이끌고 가야하는 노조지도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지금은 조합원의 정서와 뜻을 운운하면서 혼자 살겠다고 나서는 것은 노조지도부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혼자 살려고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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