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현장에서
혼류생산=고용불안 노동강도강화
현대차 물량이동과 다차종 생산 … 고용불안심화?파업권약화?노조무력화
현대차지부는 3월 19일 윤해모 지부장 명의로 조합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전 공장 식당 입구에 내걸었다.
내용의 요지는 단 두가지다. 현대차지부는 각 공장별로 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되어 근무시간 조건 편차가 심해 임금 문제 등 물량 이동에 대한 각 공장별 조합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물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공장간 물량 이동과 라인내 다차종생산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교훈은 공장간 물량 이동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2공장과 5공장, 3공장과 4공장, 1공장과 아산공장간의 물량이동에 대해 많은 아픔과 상처를 남기고 진행되었고, 때론 진행되지 못했다. 조합원간의 노노갈등 그리고 물량부족현상(근무시간단축, 임금축소, 심리적불안감)에 대해 조합원들은 노동조합과 회사에 대한 불신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물량이동 고용불안 불신 가득
물량문제를 야기시킨 주된 요인은 분명히 사측에 있다. 지난 몇 년간 사측은 공장간 물량이동에 대해서 끈질기게 사업부위원회별 혹은 노동조합을 통해 요구해 왔던 숙제인 것이다. 사측의 요구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유는 물량 이동시 발생되는 인원문제, M/H문제, UPH협상 등 라인에 차종 투입시 발생되는 문제와 차종이 빠져나갈 때 발생되는 피해가 고스란히 현장 조합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사측은 이러한 문제들을 손쉽게 책상 앞에 앉아서 정리해 보려는 심보인 것인데 각 사업부위원회별로 진행되지 못하니 지부를 설득(?)해 통해서 일괄 정리해 보겠다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는가?
고용불안 노동강도 강화 누가 책임지나
그렇다고 이러한 문제들을 놓고 현장에서의 대응이 공세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수세적으로 밀려 현장의 요구 사안들을 제대로 관철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피해로 남는다.
현대차지부 물량대책위는 지금 3공장과 2공장 간의 HD(아반떼)차종에 대한 물량이동을 3공장사업부위원회 자체 요구안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다. 권고안은 현장을 배제한 처사이다. 현장 여론 수렴도 하기 전에 물량이동과 관련한 대자보 현장에 붙자 각 언론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보도하였다. 마치 경제위기가 처해 있는 사항에 대해서 공장간 물량이동을 통한 자구책을 마련한 것처럼 보도하여 현대차지부가 회사와 경제위기에 함께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표현하였다.
기본급 인상이 중요한 이유
그리고 언론을 통해 집에서 접한 조합원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합원들도 제대로 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또한 물량문제는 즉 임금 문제인 것인데 현장 여론 조사 등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3공장 사업부위원회는 비상간담회를 통해 물량이동 문제에 대해 깊은 논의 과정을 통해 3공장과 2공장간의 물량이동은 없다고 결론을 지어 놓은 상태이다.
내용을 놓고 또다시 언론은 혼자 잘살겠다는 심보다라며 호도하고 있고 타 공장 조합원들도 자기네만 잘 살면 되냐는 식으로 표현하는 조합원들도 있다.
하지만 핵심을 알면 이런 표현을 하지 않는다. 각 사업부위원회 및 지부는 노노갈등 보다는 사측이 만들어 놓은 물량이동 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고 또한 우리끼리 싸우는 모습보다는 사측을 압박하며 ‘물량이동=임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지부는 기본급 인상보다는 변동급 인상에 비중을 높였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코앞에 놓인 것을 잡기 위해 더 큰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지금부터라도 기본급 인상 투쟁과 시행되지 않고 있는 주간2교대문제를 거론하여 대응해 나가야 하며 사측을 압박하여 신차종 조기 투입과 해외 생산물량을 환수하는 투쟁을 벌여 나가야 한다. 단체협약을 우리 스스로가 어기는 현장이 되어선 안 된다.
- 이전글학부모 학생이 같이 체험학습 오답투쟁 09.03.24
- 다음글방송 외주화가 낳은 비극 장자연 09.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