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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아이들에게 비정규인생 물려줄텐가?
비정규직법 정부 입법과 조용한 현장 … 정규직 선도투쟁 비정규직 조직화로
이미 노동부는 2008년 12월 23일 ‘기간연장, 파견업무 확대’를 골자로 한 비정규법 개정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라당 의원 입법으로 국회에 상정하고 한나라당-한국노총간의 정책협의, 현장조사를 진행해 왔으나 진척이 없었고, 방송법 등 다른 쟁점에 밀려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져왔다.
보다 못한 노동부는 3월 13일 정부안으로 입법예고하기에 이르렀다. 4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을 처리하고 6월말부터 시행한다는 수순이다.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노동부와 이명박 정권의 정세인식은 자뭇 비장하다. 비정규법 시행 2년이 되는 7월 1일에 100만명에 달하는 해고자가 쏟아져 나와 고용대란이 발생하고, 실업자가 200만명에 육박하게 되면 폭동과 소요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노동자 계급의 고용의 질 악화, 비정규직 확산
노동부는 ‘현재 경제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 유지’, ‘현행 비정규법의 2년 사용제한은 일자리의 잦은 이동, 축소, 열악한 도급?용역의 확산을 초래했다’며 비정규직의 사용을 4년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 내용과 같이 아무런 ‘사용사유의 제한’ 없이 비정규직을 4년 동안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정규직을 사용할 바보 같은 자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정부입법안대로 된다면 비정규직은 더욱 늘어갈 것이고, 전체 노동자의 고용의 질은 더욱 하락될 것이다.
이것은 잔업, 철야하며 가장 많은 지출 비중을 들여 교육시키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의 삶’을 물려주는 역사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당장에는 몇 달만 참으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려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좌절과 배신을 안겨 주는 행위이다. 그러나 야당, 한국노총까지 반대의견을 표명하고 있지만 정부안을 막아내는 투쟁전선이 힘있게 조직될 것이라는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패배의식을 딛고 또다시 총력투쟁 조직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다시금 전열을 정비해 전체노동자 계급의 문제가 명확한 비정규직법을 매개로 총력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앞에 있는 장벽부터 걷어내야 한다. 첫째, 어차피 우리 실력으로 비정규직을 보호해 오지도 못했고, 정부안을 막아낼 힘도 없는데 그나마 비정규직들의 일자리가 2년 연장되는 것이 아니냐는 패배의식이다. 둘째, 조직된 주력전선인 정규직 노동자들도 경제위기에 따른 고용문제로 사업장 안에서 수세적인 교섭, 투쟁에 머물고 있는데 자신들의 문제도 아닌 비정규직법안 문제로 전국적인 투쟁전선의 구축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경제위기에 따라 이명박 정권과 자본에 책임을 묻는 전국적인 총노동전선을 구축하지 못하고 사업장별 수세적 대응에 머물고 있는 현 상황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 선도투쟁, 비정규 참여조직
그러나 우리는 비정규직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한 사업장 안에서 풀기는 어렵고 법, 제도적 문제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수 없이 얘기해 왔다. 바로 지금의 대응이 이후 10년 동안의 노동운동의 향뱡을 가름하고 사업장 내 비정규직 문제의 기준으로 작동할 것이다.
전 지구적인 경제위기를 불러온 신자유주의가 무덤으로 들어간 지금, 한국에서는 경제를 망친 자들이 그 책임을 가장 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고통지우고 전체 노동자계급의 고용의 질 하락을 위해 법, 제도 개악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 명확한 계급투쟁의 전선에 복무하기 위해서는 사업장안에서 내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의기소침해 있는 지금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가두로 나가야 한다. 이 투쟁 또한 해법은 명확하다. 주력전선인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이 선두에서 투쟁의 포문을 열어가고 그 공간에 비정규직 주체들이 광범위하게 참가할 수 있게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자본은 비정규직, 실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노동대중의 분노와 폭발력이 두려워 법개악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으로 전체 노동자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고 선두에서 투쟁해 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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