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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투쟁하지 말고 타협하라”
[특집-민주노조 초심] 재벌신문의 민주노총 탈퇴공작이 노리는 것
민주노총이 “암에 걸리고” “썩어서 무너지고” 있으며 “감투, 권력, 돈”에 매달린다는 조?중?동 등 재벌신문 주장에 노동운동 내 일부도 “맞다”고 대답한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과 현대차지부 아산위원회의 도박비리 등 노동운동 활동가들 얼굴 뜨겁게 할 사건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조선일보>는 쇠고기 파업, 촛불재판?미디어법 비판 등 민주노총의 정치파업 및 정치쟁점 개입을 지적하며 “회사와 관계없는 일을 갖고 파업을 했으니 회사측은 기가 막힐 일”이라고 개탄했다. <헤럴드 경제>는 좀더 솔직하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만 외쳐서는 안 된다. 대기업ㆍ정규직 노조를 설득, 비정규직과의 잡 셰어링부터 솔선”과 “노사민정 대타협 선언에 스스로 참여하는 용기”를 내라고 추궁한다.
취업비리 주역 박홍귀가 뜨는 이유
이들의 목적은 “정치파업과 강경투쟁을 하는 민주노총은 더 이상 안된다”면서 “조합원의 복지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서울메트로위원장 정연수)는 제3노총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동운동 일부 세력들은 물량주의, 노조권력, 정파주의 등을 이유로 "일자리나누기" 혹은 "여론의 지지를 받는 운동", "대화와 타협의 노동운동" 등을 ‘혁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급운동적 혁신을 원하는 활동가들은 조중동 류 재벌신문 주장과 우리가 내부적으로 혁신하는 것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 특히 민주노총 혁신의 핵심 전제는 현재 민주노총 탈퇴 선동과 제3노총 건설을 막아냄으로써 독립적·자주적 민주노조로 거듭나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결정적으로 좌파와 우파들이 갈린다. 우파들은 권영목의 "민주노총 충격보고서" 등 민주노총의 비리를 예로 들면서 탈퇴선동을 한다. 그러나 비리는 이들의 ‘제3노총’ 주장을 위한 뒷받침이지 진정으로 혁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기아차 취업비리 때 위원장이던 박홍귀가 현재 금속노조 탈퇴를 주장하고 있지만 보수언론 누구도 그를 과거 비리와 연루시키지 않는다.
만약 민주노총 탈퇴 선동과 제3노총 건설을 막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급운동적 혁신을 위한 민주노조 운동이란 근본 틀 자체를 잃어버리게 된다.
민주노총 탈퇴 선동자들 제명해야
뿐만 아니라 온갖 추태와 비리의 온상인 재벌신문 조?중?동 등이 민주노총 비리 등을 운운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 정부, 자본, 재벌신문 등 비리를 근거로 한 탈퇴선동을 위한 "삼각동맹"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잡세어링" 등 임금삭감에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고립시켜 임금삭감 및 임금교섭 위임 등 사회적 여론을 형성한다. 다시 말해, 경제위기에 대한 고통을 노동자대중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전술이다. 둘째, 중장기적으로는 정치적?투쟁적 노동운동을 일소하고 타협적?비투쟁적 노동운동을 가진 "제3노총 건설"을 목표로 한다.
첫 번째 싸움을 승패짓는 것은 바로 민주노총 비리사건에 대한 집중공격을 통해 서울메트로, 인천지하철처럼 노동운동 내 우파 세력들에게 힘을 실어 세력화로 결집하느냐에 달려있다. 따라서 이런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서울메트로 위원장 정연수와 인천지하철 위원장, 화학섬유연맹 곽민형 등에 대해 민주노총과 산하 상급조직은 신속하게 제명처리해야 한다.
이제 임금인상 등 임단투 투쟁?파업 등에 대한 압도적인 공격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탈퇴 선동과 제3노총 건설을 반대하는 강력한 투쟁은 경제위기에 맞선 방어적인 임단투 투쟁에서 시작돼야 한다. 따라서 올해 임단투 투쟁은 경제위기 노동자전가 반대이자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투쟁일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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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주총투쟁 같이 할 정규직 어딨어요?
[특집-민주노조 초심] 민주노조의 중심 비정규직 … 입으로만 연대 이제 그만
30년 전 전태일 열사에게 대학생 한 명이 필요했다면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주식을 가진 정규직 한 명이 필요하다?
지난 13일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장 앞에서 피켓 침묵 시위를 벌였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얘기다. 현대차 주식을 가진 정규직 노동자의 연대가 있었다면, 쏟아지는 빗속에서 경비대에 피켓과 유인물을 뺏기며 두들겨맞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었다. 아니, 두들겨맞더라도 그처럼 서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주주총회 투쟁’ 함께 할 정규직을 찾아 삼만리
3월 13일 아침 9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주주총회가 열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주 전쯤 주주총회를 알았다. 참여연대처럼 소액주주로 주주총회에 참가해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 ‘사내잉여금 사회환원’ 등 노동자들의 요구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주식을 가진 비정규직 활동가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면 2008년 12월 말까지 주식을 보유해야 했기 때문에 새로 주식을 살 수도 없었다. 그래서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주식을 위임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다른 회사와는 달리 현대자동차 주주총회 정관에는 주주에게만 위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호소하기로 했다. ‘보안’이 필요한 사항이었기 때문에 정규직 노동자들을 따로 만나 ‘주주총회 투쟁’을 함께 할 것을 요구했다. 왜냐하면 현대차지부가 2007년 임단협에서 1인당 30주씩을 합의해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함께 투쟁을 해 줄만한 ‘건강한’ 활동가들은 대부분 주식을 팔아버리고 없었다. 주식을 가진 정규직 활동가들은 비정규직과 연대하는 투쟁을 꺼려하거나 어려워했다. 시간이 촉박하기도 했지만 한 명의 정규직도 구하지 못했다.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건물 밖에서 침묵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다.
경비들에게 빼앗기고 얻어터지고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 현대하이스코, 기아차 모닝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20여 명은 13일 오전 7시 현대자동차 주주총회가 열리는 양재동 본사 앞에 모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수천억 횡령 손실 정몽구 회장 주식 배당액 288억”이 씌여진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고, 주주총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줬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몽구 회장이 받게 된 현금 주식배당 288억원은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해고하려는 비정규직 노동자 130명에게 연 2000만원씩 10년간 지급할 수 있는 비용”이라며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과 사내잉여금 사회환원을 주장했다. 주주총회가 시작될 무렵인 9시 경 한 관리자의 지시를 받은 경비들이 피켓을 든 비정규직 노동자 2명에게 집단적으로 달려들어 피켓과 선전물을 빼앗았다. 경비대에 의해 인도에서 도로로 밀려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시 피켓을 가져와 침묵시위를 벌였고, 경비들은 또 피켓을 빼앗고 집단적으로 폭행을 가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활동가 어디에
정몽구 회장은 900억원짜리 전용비행기를 사고, 288억원의 주식 현금배당을 받으면서 4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언제 잘려나갈지 모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과 거리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지만, 정규직의 연대는 멀기만 하다.
금속노조는, 현대차지부는, 현대차 활동가들은 어디에 있었을까? 비정규직 대량해고와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 관심이 있었다면 먼저 주주총회 투쟁을 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입으로만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활동가들이 아닌, 실천으로 함께 하는 정규직 활동가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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