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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해직교사 선봉투쟁 이어받겠다”
[인터뷰] 일제고사 저항 명단 공개 선봉투쟁 변성호 전교조 서울지부장
3월 31일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일제고사가 치러진다. 전교조와 학부모단체, 학생들은 ‘일제고사 불복종’을 선언하고 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지역 교사 1170명 명의로 일제고사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이 중 130여명의 명단을 30일 공개한다. 학부모단체와 함께 체험학습을 떠나고, 학생들은 ‘오답투쟁’을 벌인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일제고사에 대한 문제제기로 파면 해직당한 8명 교사들의 선도적인 투쟁을 이어받아 130여명이 2차 선봉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변성호 서울지부장은 “일제고사는 아이들을 무한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사교육비를 증가시켜 부모의 재산이 되물림될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부의 폭압에 맞서 선봉적인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 31일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3까지 전국 16개 시도에서 일제히 일제고사가 열린다. 충남의 한 중학교에서는 1등에서 50등까지 상품권을 준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일제고사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 일제고사는 아이들을 경쟁과 서열로 내몰아 학교를 무한경쟁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누군가는 일등을 하고 누군가는 꼴등을 하는 악순환의 고리이며, 경쟁과 서열은 아이들의 학습노동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학부모에게는 사교육비가 증가될 수밖에 없고, 사교육비는 가진 사람들과 사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들의 차별과 차이 때문에 부모의 재산이 되물림될 수밖에 없다. 교사에게는 정부가 교육과정의 평가권을 일방적으로 주도함으로 인해 교사의 평가권이 상실되는 것이고, 아이들에 대한 획일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습이 불가능한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 이명박 정부의 일제고사 강행에 맞서 서울지부에서는 공개적인 불복종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는데
= 전교조 서울지부는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부모, 학생들과 함께 300여명이 체험학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지부 소속 1,200여명의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체험학습을 갈 수 있고, 시험을 거부할 수 있다는 학급통신문을 보내 일제고사 불복종운동을 전개했다. 이 분들 중에 현재까지 130여명이 지난 번 일제고사로 인해 파면 해임당했던 8명의 교사에 대한 정부의 부당한 징계에 맞서 전면적인 저항으로서 명단 공개를 결정했다. 강원지부는 단계별로 공개를 하기로 했고, 대전지부도 명단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 조합원들이 해직을 각오하고 명단을 공개하기가 어려웠을텐데…
= 일제고사의 반교육적 폐해성뿐만 아니라 8명의 파면, 해임당한 사건에 대해 현장의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폭압적인 파면 해임으로 해직을 각오하는 투쟁에 위축감도 존재한다. 실질적으로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명단 공개까지 가는 것은 어려웠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비상식적인 정부 행태로 볼 때 파면과 해직이 예상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합원들이 명단 공개에 결단을 내렸다. 이 분들에게 다시 징계가 가시화되면 전면적인 공개 투쟁을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일제고사에 대한 명단 공개 투쟁이 전국적으로 벌어지지 않고 일부 지부에서 선도적인 투쟁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부에서는 피해가 큰 불복종운동보다 학부모를 통한 일제고사 거부 운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하는데~
= 일단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지난 번에 서울과 강원에서 파면, 해임자가 나왔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서울과 강원에서 거센 분노와 저항이 조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일제고사에 관련해 3월이 아니라 10월에 전면적인 투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기가 있다. 전교조 본부는 3월 일제고사에 대해 체험학습을 안내하고 국민 여론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10월에 투쟁을 한다고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3월 투쟁의 성과로 전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10월 투쟁이 만들어진다. 파면된 8명이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 동지들이 교사들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점을 인식시켰다. 따라서 이번 3월 일제고사에서 저항을 상승시키는 투쟁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 일제고사라고 하는 잘못된 교육정책에 대한 교사로서의 저항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공안정국이 벌어지는 상황속에서 전교조도 사회 전체의 투쟁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명단을 공개해 다시 파면 징계가 이뤄질 때 단지 전교조의 문제가 아니라 부당징계, 탄압에 대한 전 국민적, 전 사회적 제기로 만들어 이 부분에 대한 투쟁을 확산?확대시키는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일제고사와 부당징계를 막아내고, 이명박 정권의 폭압에 대해 사회적으로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고 본다.
- 보수재벌신문들의 선동으로 인해 전교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악선전에 의해 전교조에 대한 시선이 왜곡된 것이 존재한다. 조합원 감소라든지, 전교조가 투쟁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든지 미흡한 부분들이 존재했다. 교육이라는 것이 단지 학교 교사로서의 모습으로 전교조의 존재가 아니라, 교육이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를 걸었기 때문에 그런 방향에서 전교조 운동이 좀 더 확산되어야 한다. 일제고사만이 아니라 교육을 계급화 계층화시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가지고 투쟁해 나갈 때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선도투쟁으로 지부장이 해직될 가능성이 높은데
= 지난 번 8명의 파면은 예기치 못했다. 파면까지 나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이명박 정권의 폭압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그런 폭압에 맞서 징계를 감수하고서라도 일제고사를 반대하겠다는 것인데, 조합원에게 결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 있다. 하지만 선도적인 활동가들의 결단이 일제고사를 전면화시키는데 상당히 중요한 의의가 될 것이다.
이것은 조직적인 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지부의 책임자인 지부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부당징계의 경우 조직의 지침이기 때문에 현장 조합원, 활동가가 아니라 지부장과 집행부가 책임을 질 것이다.
- 무한경쟁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모임 세이노우도 지난 일주일동안 선전전을 벌이고, 이 시간 현재 2582명이 오답선언에 나섰다.
= 오답선언은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정당한 저항에 정부 당국은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시험 감독을 추진하고 있다. 체험학습을 불허하는가 하면 시험 감독과 더불어 학부모 감독을 배치해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강압적으로 막고 있다.
학생들 하나하나도 소중하기 때문에 전교조는 학교 측에서 학생들에게 징계나 불이익을 줄 때 이를 엄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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