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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결사투쟁으로 정규직 마음 움직였다
작성자 결사투쟁
댓글 0건 조회 2,781회 작성일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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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비정규직 결사투쟁으로

정규직 마음 움직였다


 [특집-현대차고용보장합의] 이상수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2공장 대의원대표 인터뷰


현대자동차 2공장의 ‘비정규직 고용보장 합의서’라는 옥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과 설움, 피와 땀을 먹고 태어났다. 에쿠스에서 일하던 11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말 한마디 없이 짤려나간 후 2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를 악물고 투쟁을 준비했다.


  지난 4개월 동안 밤낮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났고, 정규직 ‘형님’들에게 비정규직의 손을 잡아줄 것을 호소했다. 2공장 비정규직 투쟁을 주도했던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상수 2공장 대의원대표는 “비정규직들이 열심히 싸우면서 정규직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이번 합의에 대해 “비정규직 전체의 고용과 임금이 보장되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5월 8일 밤 9시 MBC 뉴스데스크에는 타타대우상용차의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함께 현대차 울산공장 합의를 “비정규직 문제 ‘상생’이 해법”이라고 소개했다.


- 이번 합의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무엇인가?


= 정규직 전환배치로 비정규직이 말 한마디 없이 쫓겨나던 과거와 달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규직과 함께 싸워 비정규직 전체의 고용과 임금이 보장되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 이번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언제부터 투쟁을 준비했었나?


= 2008년 에쿠스 노동자들이 해고된 후 2공장 생산물량이 급감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조기퇴근과 강제휴가가 실시됐다. 이를 막기 위한 싸움을 계속 벌여 비정규직만의 희생을 막아냈다. 이후 아반떼가 2, 3공장에서 혼류생산될 예정이었고, 비정규직의 고용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2월 13일 대의원 보궐선거로 대의원을 선출하고, 곧바로 현장 선전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2~3년 동안 떨어진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아침, 중식 선전전과 업체 간담회를 밤낮으로 진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의원회가 뭔가 움직인다는 것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심어줬다.

3월 중순 이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집회를 했다. 주간조 120여명, 야간조 90여명 등이 모이기 시작했다.


비정규직이 먼저 투쟁을 벌이면서 2공장 의장부 대의원과 현대차지부를 설득했고, 3월 31일 물량공동위원회 합의서가 나오게 됐다. 회사도 부담감이 있었던 게 에쿠스 11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짤리고 이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 이미지가 안 좋게 됐고, 서로 같이 먹고 살자로 물량나누기를 했는데, 그 속에서 비정규직만 해고됐을 때의 여론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 이번 투쟁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떤 변화를 보였나?


= 우리가 밤낮으로 뛰어다녔지만 사람들이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3월 31일 물량공동위 합의가 나오면서 자기 문제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비정규직지회나 대의원회가 최소한 자기 역할을 했다고 본 것 같다. 이어 정규직 현장조직의 선전물에 비정규직까지 고용을 보장하라며 비정규직 문제를 핵심적인 요구로 알리기 시작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집회를 하면 A조는 120명 안팎으로, B조는 8~90명 정도로 모이기 시작했고, 업체 간담회를 하면 업체당 조별로 30여명이 있는데 20명 이상이 모였다.


- 합의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 68명의 인원 선정 문제로 혼란이 있었다. 68명을 선정하는 과정에 회사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입사순으로 정했는데 조합원들은 68명 여유인원에 조합원이 포함된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비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의 힘을 느낀 것 같았다.


- 정규직 노동자들과는 어떻게 연대를 만들어냈나?


= 무엇보다 우리가 먼저 최선을 다했다. 공장에서 정규직 조합원들에게는 “형님들, 우리 못나갑니다”라고 말하며 연대를 호소했다. 술 한잔 하면서 2공장 조합원들에게 계속 호소했다. 조금씩 정규직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고, 정규직 조합원들이 대의원들에게 “비정규직 어떻게 되는 거냐? 같이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정규직 대의원들과 현장조직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계속 현장에 선전물을 도배하면서 비정규직의 상황을 알려낸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


- 이번 합의가 다른 공장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그렇다. 앞으로 엔진사업부와 3공장, 5공장과 1공장에서 계속 정규직 전환배치를 통한 비정규직의 대량해고의 위협이 나타나게 될 예정이고, 이번 합의가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공장의 경우 물량공동위 합의라는 기준이 없고, 엔진공장과 5공장의 경우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없으며, 회사가 이번 합의에 대한 약속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 현대차가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임단협 종료 후로 미룬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 동의한다. 이번 합의에 따라 68명에 대한 배치가 6월까지 이뤄지지 않고 현대차지부의 임단협이 종료된다면 많은 문제가 생기게 된다. 2공장이나 울산을 넘어 아산, 전주, 기아 등에서도 금속노조의 선거가 예정된 7~9월 이후 비정규직 고용문제가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장을 다시 조직화하고, 조합가입운동을 벌여내고,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여론화하면서 대응했을 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신뢰 속에서 싸움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먼저 나서면서 동시에 정규직을 끊임없이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는 조합원이 없는 공장에 대해 집중적인 사업을 벌여야 한다.

같은 현장에 있는 동료로서 한다 안한다 선을 긋지 말고, 수위가 낮더라도 우리가 하는 것에 대한 신뢰, 동의를 먼저 얻는 것이 중요하다. 왜 투쟁을 못하고 있는지 왜 망설이고 있는지 현장에서 충분히 듣고 약간 수위가 낮더라도 현장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자기 목소리를 낼 통로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현장이 조직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 앞으로 투쟁의 각오를 밝힌다면


= 많이 힘들었고, 속앓이도 많이 했다.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는 아직 정착화되지 않고 있다. 합의를 이행하는 싸움을 해야 하는데 싸움을 제대로 안 됐을 때는 현장은 계속 무너진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래서 합의서를 이행시키기 위한 투쟁이 중요하다. 68명에 포함되는 대상은 2004~2005년 이후 입사한 비정규직들인데 나는 2003년 입사했지만 68명에 신청을 했다. 68명에 대해 노동조합이 마지막까지 책임진다는 마음이었다. 동지들 모아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를 논의할 것이다. 회사의 탄압으로 떨어져나가는 걸 막고, 모두가 같이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승용2공장 HD투입에 따른 여유인원 고용관련 합의서



1. HD투입에 따라 업체 발생된 여유인원에 대해 소요처 발생시까지 해당 업체가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약관계를 유지토록 하며 업체가 고용유지한다.(계약관계라 함은 임금, 고용을 포함한다)


2. 소요처 발생에 따른 세부 방안은 노사합의 후 결정한다.

2009년 4월 30일 지진근 사업부위원회 대표 / 2공장장 상무 송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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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빼앗기 정면 승부


  현대차 울산2공장 비정규직 고용?임금보장 합의 … 노동유연화에 제동

  비정규직 고용보장?정규직화 … 타타대우상용차 모범을 전국으로


  5월 6일 오전 11시, 투싼을 만들던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 1라인 출고장에 처음으로 ‘아반떼’가 등장했다. 현대차는 ‘상생 1호차’라며 동네방네 떠들었고, 보수언론은 ‘노사화합’과 ‘노동유연화’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현대기아차 자본이 2009년 목표로 설정한 ‘소형차 중심의 노동유연화’와 ‘해외생산 확대’라는 2대 목표 중 첫 번째 목표가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2공장 합의로 뒤틀린 ‘노동유연화’


  그런데 현대차가 꿈에 그리던 ‘노동유연화’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이었다. 자동차가 안 팔린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을 마구 짜르고, 자동차가 많이 팔리면 한 달 짜리, 석 달 짜리 ‘알바’로 때우려던 계획을 다름 아닌 비정규직이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노동절 전날인 4월 30일 작성된 현대차 2공장의 단 넉 줄짜리 합의서는 금속노조의 총고용방침을 지키고,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우선해고’를 막는 최소한의 견제 장치가 되었다. “해당 업체가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약관계를 유지”하기로 함으로써 원청의 책임을 명확히 한 합의였기 때문이다.


  합의의 파장을 두려워한 현대차는 합의 사실이 다른 공장과 언론에 알려질 것을 두려워했지만, 2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빛나는 투쟁의 성과가 땅에 뭍힐 수는 없었다. 2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고, 곧바로 구조조정이 예상되어 있지만 조합원이 없는 엔진공장, 5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용기를 줬다.


  노동자에게 자신감 준 합의


  2공장의 합의는 아산공장과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 나아가 정규직 전환배치를 통해 비정규직 9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과 사실상의 정리해고를 강요한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싸워야 할 명분을 하나 더 안겨줬다.


  2공장의 합의는 비정규직을 넘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스스로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서도 연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2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끈질기게 연대를 호소했고, 정규직 활동가들이 이에 화답하면서 ‘아름다운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이었다.


  타타대우상용차와 현대차 2공장의 사례처럼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고용보장은 이명박 정권과 재벌에 맞서는 노동운동의 강력한 무기다.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 ‘일자리빼앗기’를 자행하는 정권과 자본에 맞서 총고용보장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일자리지키기’와 ‘일자리만들기’로 노동자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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