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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 양보 무쟁의로 예견된 패배
금속노조 임단협 전망 … 총고용보장은 ‘노력한다’?15만 공동투쟁은 실패
대량해고?임금대폭삭감?무쟁의로 가는 자동차 … 현장에서 전선을
4월말 쟁의조정신청 → 4말5초 쟁의행위찬반투표 → 5말6초 전 조합원 집결투쟁
2009년 2월 16일 금속노조 23차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투쟁방침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규모로 몰아닥칠 정리해고, 구조조정에 맞서 조기전선을 통해 15만의 투쟁을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금, 조기전선은 사라지고 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은 대규모로 몰아닥치고 있지만, 금속노조 차원의 투쟁전선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예상했던대로 쌍용자동차 2,646명, 대우버스, 위니아만도, 한일카파유압 등 정규직 노동자들과 GM대우, 쌍용차, 현대차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지만 금속노조의 조기투쟁전선을 없다.
사라진 대의원대회 결정사항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정사항대로라면 이번주 또는 다음주에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쟁의조정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나 금속노조 중앙교섭과 지역지부 지부집단교섭, 만도와 쌍용차지부 교섭만 3~4차례 정도 진행됐을 뿐 현대, 기아, GM대우차는 교섭이 아예 진행되지 않았다. 현대차지부는 20일 상견례가 예정되어 있고, 기아차지부는 이제 요구안을 확정해 발송했다.
이대로라면 5말 6초 투쟁도 불안한 상황이다. 금속노조는 4차 중앙교섭이 끝난 4월 14일 투쟁본부 7차 회의에서 5말 6초 투쟁을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5월 19일경 8차 중앙교섭 후 20일 조정신청, 26~28일 찬반투표 등을 통해 6월 1일부터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6월 4일 3만 조합원 상경투쟁 계획을 제출했다.
완성3사 금속노조 투쟁일정 나몰라라
그러나 이날 투쟁본부 회의결과는 “6/4~5일 3만 집결투쟁은 조정신청, 쟁의찬반투표와 연동하여 지부별 토론(기업지부 일정준수 결의 포함)을 거쳐 차기 회의에서 확정한다”였다. 기업지부 즉, 현대와 기아차지부가 6월 4일로 예정된 투쟁에도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것이 이날 확인된 것이다.
정리해고, 구조조정 투쟁과 이에 맞선 금속노조 차원의 조기 투쟁 전선은 5월초는커녕 6월 초에도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쌍용차를 제외하면 완성 4사 중에서 현대-기아-대우 등 3사는 금속노조의 투쟁 일정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
중앙교섭 ‘노력한다’는 ‘선언적 문구’로 끝난다
14일 오후 2시에 열린 금속노조 4차 중앙교섭에서도 사측은 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도리어 사측은 노조 요구안이 교섭의제로 적당한지 논의중이라며 15만 조합원들의 요구를 무시했고, 신쌍식 부회장(노무사)의 발언을 통해 총고용보장은 노력한다는 수준에서, 금속최저임금은 동결 수준에서 정리하자는 사측의 의견을 제출했다. 물론 나머지는 다룰 내용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날 노조의 한 교섭위원은 선언적 의미라도 사측 의견을 밝히라고 얘기했다가 “오해하지 말라, 선언하기 위해서 교섭하는 것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이는 산별중앙교섭 5대 요구안에서 가장 중요한 총고용보장에 대해 금속노조는 ‘노력한다’는 수준에서 선언적으로 합의하고 말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하는 사례 중에 하나일 뿐이다.
대량해고?임금삭감으로 가는 쌍용?GM대우
금속노조의 핵심인 자동차4사의 임단협은 철저하게 기업의 울타리에 갇혀 ‘회사살리기’와 ‘노동자양보’로 끝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2,646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대량해고를 강행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경우 쌍용차지부가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현대, 기아, GM은 ‘강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고, 금속노조 역시 전국적인 전선을 만들지 않은 채 기업지부 탓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5월 8일로 예정된 정리해고 명단 통보가 이뤄지면 쌍용차 내부의 투쟁은 분열될 수밖에 없고, 6월 8일 정리해고가 자행되면 ‘공장 밖 장기 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
정규직 전환배치를 통한 1천여명의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묵인한 GM대우차지부는 임금삭감 복지축소 전선이다. 자본은 임금 10% 삭감, 학자금과 병원비 등 각종 복리후생 중단 등 연 평균 1천만원이 넘는 임금삭감이라는 개악안을 던졌다. 그러나 정규직지부의 투쟁은 시늉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임금삭감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쟁의로 가는 현대?기아차
금속노조 투쟁의 핵심인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조차 위반하면서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 특히 총자본과 정권의 공격 대상인 현대와 기아차지부의 경우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총공격에 맞서 싸우지 않고, 현장권력을 자본에게 송두리째 넘겨주는 ‘혼류생산’에 합의함으로써 현장의 파업권을 약화시켰다. 물량의 자유로운 이동은 정규직의 노동강도 강화와 고용불안, 비정규직의 우선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양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는 이명박 정부가 ‘자동차 세제 지원’의 대가로 요구하는 정규직 양보에 대해 노사가 ‘특별노사협의체’를 구성했다. 특별노사협의체에서 또 다른 양보안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올 임단협에서 무쟁의교섭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조선소, 교섭권 위임에 이은 임금동결
현대중공업의 교섭권 위임은 삼성중공업의 교섭권 위임으로 이어졌고, 삼성중공업은 임금동결 대신 성과급과 일시금으로 1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받았다. 정몽준의 현대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교섭권 위임과 임금동결 등으로 양보교섭의 흐름을 확산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 한진중공업, SLS조선 등에서 노동3권 포기와 양보교섭을 막아내고 있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 철강사업장 역시 임금동결과 양보교섭을 강요하고 있고, 현대제철 당진공장을 중심으로 이에 맞선 전선을 유지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투쟁전선은 사실상 와해되고 있다. 정권과 자본에 의해 처절하게 각개격파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현대-기아와 GM-쌍용이 분열되고 있다. 그러나 금속노조 지도부는 “투쟁하겠다”는 말만 할 뿐 어떤 실천도 만들어내지 않고 있다.
쌍용차-지역지부-비정규직에서 투쟁 전선을
현재 투쟁의 최선전은 쌍용자동차다. 금속노조는 쌍용자동차 총고용보장 전선에 함께 싸우겠다는 결의를 완성차에서 끌어내야 한다. 정리해고를 당해야 할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이명박과 자본가다. 금속노조는 쌍용차 정리해고와 지역지부 총고용보장 투쟁, 비정규직의 우선해고 저지 투쟁 전선을 묶어서 지역과 서울에서 총력투쟁 전선을 만들어내야 한다.
선전물만 뿌려대는 실천단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 맞서 싸우는 실천단이 돼야 한다. 지역 투쟁의 힘을 서울로 집중시켜 정리해고 저지 총전선을 만들어내야 한다. 금속노조가 하지 못한다면 지역지부, 쌍용차지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래로부터 만들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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