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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정규-비정규-사무직까지
자본을 이기는 전략은 총단결 … 대우버스?효성?상신브레이크 사례의 교훈
자본은 생상공정을 직?간접고용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로 대체해가는 한편, 회사분할을 통한 외주화?계열사를 늘려가는 등 비용절감과 노동자의 단결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술을 과감하게 사용해 왔다. 사업장내에서 직?간접고용 비정규직이 생산공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자동차 3~40%, 철강 5~70%, 조선 7~80%에 이르는 등 비정규직 100% 공장을 향해 미친 듯 질주하고 있다.
또 분할매각을 통한 외주?계열사화를 통한 물량이동, 조절 등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과 난공불락의 착취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노조운동은 현재 조직되어 있는 조합원의 고용,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활동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본에 대한 대응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자본을 이기는 방법은 조직화뿐
노조의 힘은 생산을 장악하고 생산을 멈출 수 있다는 데 있다. 자본의 세계화에 대한 대응 전선은 자본의 이동 자체를 제한하는 것과 국제연대를 강화하는데 있다. 현재 정규직이 파업해도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로 생산을 대체하는 조건에서는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사용을 금지시키거나 ‘1사 1조직’을 통해 조직화하는 수밖에 없다. 또 외주, 계열사를 통한 물량조정은 외주, 계열사를 조직하지 않으면 해법을 찾을 수 없다.
현재 사무직노동자들이 150일 넘게 전편파업을 하고 있고, 3월 17일부터 생산직노조가 합세한 대우버스의 경우 정규직의 사무직, 생산직의 총단결을 실현하고 있음에도 자본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울산의 비정규직공장(250명)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대우버스 승리의 공식은 사무직, 생산직의 단결에 더해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이다. 핵심적으로는 울산에 비정규직 공장을 만들어 물량을 이동시켰던 자본의 의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울산 비정규직 공장에 대한 조직화 전략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대우버스 투쟁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비정규직
이제부터라도 조직화 전략을 수립하고 활동의 영역을 넓히자. 현재 조직되어 있는 조합원의 고용,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활동만을 가지고는 자본을 이길 수 없다. 정규직 조합원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 비정규직의 정리에 눈을 감고, 동의해 주는 속에서는 자본에 대한 대응력 문제뿐만 아니라 운동의 정당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또한 단결력이 취약한 사무직 노동자들에 대한 표적 정리해고, 임금삭감에 대한 공동대응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장 내 비정규직, 이주, 사무직노동자가 하나로 단결하여 생산공정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 전산, 판매 등으로 노조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최근 창원에서는 효성에서 분할된 ‘효성에바라’의 신규조직화에 따른 조직편제에 대해 기존 효성지회에 가입하는 것으로 정리하여 단일한 전선을 구축하고자 하고 있다. 대구의 상신브레이크는 계열사인 산도브레이크와의 지회통합을 몇 년 전부터 확정하고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현대, 기아차 해외공장노조를 초청하여 회의 한번 한 걸 가지고 언론에서 ‘파업을 수출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것은 암시하는 바가 크다. 사실 위기의 본질은 전체 조직률이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자본에 대한 대응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조직력 약화’에 있다. 우리의 운동이 나를 뽑아준 조합원들을 위한 임기 내 임,단협 활동에 머물고 있지만 이를 뛰어 넘어 자본의 의도를 무력화시키고 단결력을 강화해 나갈 조직화 전략과 과감한 투자가 절실하다.
그것은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사무직노동자의 단결로 첫발을 내딛고 외주?계열사 조직화를 넘어 국제연대를 실현해 나가는 새로운 항해이며, 가능성이 무궁한 새로운 영역의 개척이다. 그러나 그 길은 지금까지 왔던 것 보다 더 큰 희생과 노력이 담보될 수밖에 없는 고난의 길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질곡에 빠져 고립화되어 가고 있는 노동운동과 노동자의 미래는 그 길 끝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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