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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금속노조 총파업은 없다?
현대?기아차 6.15일 이후 파업 가능 … 민주노총 6.10 총파업도 어려워져
2009년 15만 금속노조 총파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4월 28일 부산에서 열린 금속노동자 투쟁본부 8차회의(64차 중앙집행위)에서 조정신청날짜를 5월 20일, 파업찬반투표날짜를 5/27~29로 확정했다. 그러나 현대와 기아 등 대공장은 여기에 빠지고, 6월 12일까지 파업찬반투표를 완료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결국 금속노조 중앙교섭과 지역지부를 중심으로 한 4만여명의 조합원은 6월 1일부터 파업이 가능해졌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대공장은 6월 15일부터나 합법적인 쟁의행위가 가능하게 됐다.
4말5초 조정신청 및 찬반투표, 5~6월 총파업이라는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을 위배한 것은 물론, 아예 올해 15만금속노조 차원의 총파업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경제위기와 정리해고에 맞선 조기투쟁전선은 완전히 실종됐고, 전체 투쟁조차 사라진 최악의 상황이 됐다.
만도, 현대, 기아 무쟁의타결하나?
금속노조가 야심차게 떠들었던 3만 조합원 상경투쟁도 20일 이상 늦춰진 6월 19일로 확정됐다. 현대와 기아차지부는 전체 투쟁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버텼고, 결국 19일로 결정됐다. 19일은 금요일로 1박2일 총파업 상경투쟁이 아닌 하루 파업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로 인해 민주노총이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싸울 6.10 총파업도 사실상 물건너가게 됐다.
금속노조는 “총연맹 차원의 6/10 투쟁에 최대한 복무”하기로 했지만, 간부파업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전망이다.
15만 총파업이 무산되면서 더욱 위험한 상황은 무쟁의 타결의 흐름이다. 이날 쟁대위에서는 만도지부의 조기 임단협을 승인했다. 정리해고에 맞선 지역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경기지의 조기 투쟁과 달리 만도지부는 무쟁의타결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무쟁의의 핵심은 현대와 기아차다. 더구나 이명박 정권과 자본이 끈질기게 추진하고 있는 무쟁의가 15만 공동투쟁이 실종됨으로써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무엇보다 쌍용자동차 조합원들이 야만적인 2646 정리해고에 맞서 외롭게 싸워야 한다는 점이다.
5월 지역지부-쌍용 총파업, 6.10 민주노총 총파업, 6월 15만 총파업은 정녕 물건너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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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살겠다 명박퇴진”
5.1 노동절 4만명 집결 가두투쟁 전개 … 4.30∼5.2 241명 폭력연행
노동+촛불=5∼6월 투쟁 승리를 … 노동운동, 5월 총력투쟁, 6.10 총파업으로
5월 투쟁이 시작됐다.
용산철거민 집단학살 100일을 추모하는 4월 29일 서울역 촛불집회에 1천여명이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4월 30일 대학생들의 가두투쟁과 투쟁문화제, 5월 1일 4만여명이 집결한 노동절대회, 5월 2일 촛불 1주년 기념 거리시위까지 4일간 5만여명의 노동자, 학생, 시민들이 ‘독재타도 명박퇴진’을 외쳤다.
5월 1일 노동절대회는 서울에서만 4만여명이 모여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줬다. 노동자들은 종로, 을지로, 명동 등 도심 곳곳에서 거리시위를 벌이며 이명박 정권과 싸웠다.
5월 2일 촛불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모여든 노동자, 학생, 시민들도 촛불집회를 원천봉쇄한 정권에 맞서 도심 곳곳에서 격렬한 가두투쟁을 전개했다.
무너지는 이명박 정권을 지키는 것은 오직 군홧발뿐이었다. 4월 30일부터 3일간 경찰은 241명을 연행했다. 4월 30일 용산철거민들과 연대투쟁에 나섰던 대학생 등 58명이 연행됐고, 5월 1일 노동절대회가 끝난 후 종로와 명동에서 가두투쟁을 벌이던 노동자, 학생 등 71명이 경찰에 끌려갔다. 2일에는 촛불1주년을 맞아 다시 거리로 나선 촛불들에 대한 무자비한 촛불사냥이 벌어져 112명이 닭장차에 실려갔다.
경찰의 폭력진압과 불법연행은 더욱 격렬한 투쟁을 불렀다. 5월 1일 경찰의 폭력만행을 목격한 노동자, 학생들은 돌멩이를 던지며 저항했고, 5월 2일에는 밤 12시까지 가두투쟁이 이어졌다.
투쟁에 찬물 끼얹는 민주노총?
2008년 5월 2일부터 시작된 촛불투쟁은 청와대 앞까지 진출한 5월 29~30일 대투쟁과 6.10 100만 촛불항쟁으로 이어졌다. 촛불의 간절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끝내 촛불총파업을 외면했고, 촛불투쟁은 7월 5일을 고비로 사그라들고 말았다.
다시 촛불이 켜지고 투쟁의 깃발이 올랐다. 노동운동은 더 이상 촛불을 배신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노동절을 앞두고 “6월 총파업 분위기는 아니”라고 말해 투쟁에 찬물을 끼얹었고, 노동절대회때는 총파업 선언조차 하지 않았다. 대의원대회에서 5월 총파업을 결의했던 금속노조는 6월 4일로 미루더니 최근에는 6월 19일로 연기했고, 그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6.10 총파업 투쟁이 실종 위기에 처한 것이다.
철도+쌍용+비정규+촛불=총파업
철도노동자들은 5,115명 학살에 맞서 5.1~2일 ‘안전운행투쟁’에 돌입했고, 쌍용차는 2,646명 학살에 맞서 파업을 시작했다. 금속 경기지부는 정리해고에 맞서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철도와 쌍용차의 총파업을 엄호, 연대하고, 5월 강력한 가두투쟁을 전개하자. 현장에서부터 6월 10일 총파업을 만들어내야 한다. 전국의 민중들이 “못살겠다”며 이명박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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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와 노동자
의료공공성으로 대학살 막아야
인플루엔자A 135개 변이 최대 10억명 사망 가능 … 제약회사, 항생제 개발 NO
돌연변이 귀재이자 소리없는 살인자인 인플루엔자A가 "조류독감"에서 "돼지독감"으로 되돌아왔다. 이 살인 바이러스로 전 세계적으로 현재 멕시코(508명)를 포함해 21개국에서 1천85명이 감염됐고 총 26명이 죽었다.(5월5일 현재)
돼지독감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일부 연구자들은 1918~19년 대유행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흔히 "스페인독감"이라 불리던 이것으로 2차 세계대전 사망자를 훌쩍 뛰어넘는 숫자인 7천만~1억명이 사망했다.
인플루엔자는 원래 오리, 물새 등 조류 안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다. 인플루엔자는 숙주인 오리를 해치지 않고 서로 존속하며 자신도 번성한다.
그러나 인간과 돼지, 포유동물에 들어오면 인플루엔자는 조류와 달리 평행?공존상태가 아니라 숙주-기생체 상호 작용 체계로 변화한다. 인플루엔자C는 감기, 인플루엔자B는 통상 독감으로 불린다. 미국에서만 매년 3만6천여명이 독감으로 사망한다. 그러나 인플루엔자A는 매우 위험해서 인간과 포유류의 몸속에서 면역체계를 완전히 깨뜨려 숙주인 인간을 살해한다. 더구나 이 놈은 매우 민첩할 뿐 아니라 돌연변이의 귀재로 총135개의 변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인간은 새로운 바이러스 입자를 만들어내는 복잡한 메커니즘이 대해선 아직 밝혀내지 못 했다.
인간을 살해하는 바이러스H5N1을 막아라
돼지독감에 세계보건기구가 뒤늦게 이름을 변경해서 붙인 것이 H1N1이었다. 이 녀석보다 훨씬 악독한 변종은 H5N1바이러스다. N5N1은 유전자 변이를 약간의 도움을 얻어 인간의 몸에 홰를 튼 조류 바이러스다. 이놈은 1997년 6명을, 2003년 2명을 모두 홍콩에서 살해하고, 한국에선 2003년 오리, 닭 등 가금류에서 확인됐다. 이놈은 매우 교활해서 감염자가 아무런 증상이나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 해에 걸쳐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
2006년 현재 H5N1바이러스가 출몰한 나라는 모두 30개국 이상이다. 이 녀석은 이론적으로 인간의 폐에서 다른 인간 독감으로 재배열할 수 있었다. H1N1도 인간 대 인간 전염이 가능함을 이미 드러냈다. 대유행병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현재 H1N1이 "병독성이 약하다고 해서 대유행병의 가능성이 낮은 것은 아니다. 무증상이나 약한 감염증이 은밀한 확산을 통해 재배열의 기회를 늘리고 돌연변이를 통해 병독성을 더욱 더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보다 약한 독성이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로 2003년 전세계적으로 8,500명이 감염됐고 916명(11%)이 죽었다. 사스 바이러스 진원지는 흰코사향고양이, 너구리, 족제비였다. 이것들은 중국 광동 도시민에겐 호사스런 보양식이었던 것이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경우 지방적인 사건이 언제나 세계적인 사태로 발전했다.
인플루엔자A의 주요 숙주는 오리와 물새류다. 하지만 단백질 일종인 헤마글루티닌(HA) 특이성 때문에 종의 장벽이 존재한다. 어떻게 이놈들이 인간 바이러스 감염까지 침투했을까? 그 매개고리는 돼지였다. 돼지의 호흡기 세포는 조류와 인간 HA 모두에게 이상적인 수용체를 갖고 있다.
돼지는 인간의 주된 음식 섭취물이다. WHO가 "돼지독감"(SI) 이름을 "신종 인플루엔자" 혹은 H1N1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돼지와 관련없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라울 라바단 컬럼비아 대학 계량생물학 교수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8개 유전적 구성 요소 가운데 6개가 돼지 인플루엔자의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돼지와 오리 등의 관계는 어떻게 생겼을까?
현대적 축산업이 낳은 괴물 - 최악 10억명 사망
중국 광동은 중국의 3대 가금류 생산지 중 하나로 7억 마리의 닭을 사육하고 있다. 고도로 밀집한 공장형 닭장이 "돼지 우리 바로 위에 설치되어 있어 돼지 여물통에 닭의 배설물이 그대로 떨어진다고 한다." 광동은 2003년 사스의 진원지였다. 몇몇 인플루엔자 연구자들은 돼지와 가금류가 공생하는 중국 남부의 혼합 농업지대가 대유행병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거대 식품기업 타이슨 푸즈는 매년 22억 마라의 닭을 도살하는데, 유타 주 밀퍼드 밸리에 있는 초대형 돼지 농장 한 곳에서 로스엔젤레스보다 더 많은 오수를 배출한다는 소문까지 있다. 가금류 및 돼지 등 공장형 축산업의 밀집성과 끊임없는 항생제 투입은 조류인플루엔자A의 내성 강화 등으로 괴물을 키웠던 것이다.
인플루엔자A 출현의 또 하나 배경은 습지파괴다. 댐이 건설되고 습지가 파괴되면서 철새들도 관개 수로와 농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곳에 방목되는 가금류, 특히 오리들이 야생 조류가 배설한 바이러스와 빈번하게 접촉하면서 야생물새, 오리, 가금류, 돼지가 서로 만나게 된다. "축산업 혁명이 독감의 병독성을 강화했다면, 습지 파괴는 야생 물새류와 가금류의 생태 환경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인플루엔자A는 종을 넘나드는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뤘다. 인플루엔자A에 저항력이 높다고 알려진 고양이와 호랑이도 감염된 야생조류, 가금류를 먹고 바이러스에 감염될 정도로 확대폭도 넓어졌다. 이놈에게 종 전체를 말살할 능력이 생긴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놈이 만든 대유행병으로 인간사망자가 10억명을 뛰어넘을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항생제 개발 無
인플루엔자A를 막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본주의적 이윤체계와 관련이 있다. 첫번째, 기본적인 보건의료시설이 빈약한 나라에서 발생율이 크다. 1918년 대유행병을 다룬 연구에 따르면, 특히 도시 저소득층 거주지역에서 "노동계급과 생산직노동자들이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이번에 멕시코에서 희생자가 많은 이유는 치료약이 너무 비싸 감염사실을 숨겼기 때문이다.
둘째, 항생제 개발 등 필요한 개발에 힘쓰지 않는 다국적 기업들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매년 결핵으로 2백만명이 사망한다. 한국은 2007년 한해만 2천376명이 결핵으로 사망했다. OECD 1위 국가다. 결핵 같은 19세기 질병이 존재하는 것은 완전히 사라지기 전 손을 놓아서 내성결핵이 생겼기 때문이다.
결핵 내성을 없애는 게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최소 4가지 약제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1960년대 리팜핀이란 내성을 막는 치료제 이후 개발된 적은 한 번도 없다. 항생제 개발은 돈 벌려는 제약사들에게 미친 짓이다. 전세계적으로 판매되는 백신 제품의 수입을 전부 합해도 화이자 기업이 콜레스테롤 저하제 단 한 제품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에 미치지 못 하기 때문이다.
거대 제약사들은 연구보다 마케팅을, 신제품보다 기존 제품을 이름만 바꾼 것에, 예방보다는 치료에 투자하기를 좋아한다. 실제 그들 총수입의 27%를 마케팅 활동에 지출하고 있지만 연구개발에는 11%만 투자하고 있다.
물론 인플루엔자A를 예방할 수 있는 타미플루란 약이 존재하고 있다. 이 약은 스위스의 로쉬사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2004년 현재 한해 겨우 800만 명분만 생산하지 못한다. 하지만 WHO는 전국민의 20%에 해당하는 타미플루를 비축할 것을 권고했다. 전세계적으로 16억 명분, 미국만 해도 7,400만 명분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는 겨우 250만 명분을 비축하고 있다. 만약 더 비축하기 전에 대유행병이 일어난다면 250만명분을 먹게 되는 사람들은 특권층이지 노동자가족들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국내 제약사가 만들게 하거나, 복제약품을 수입하는 ‘의약품 강제실시’ 제도 도입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대유행병이 아직 출현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유행병 원인도 모르고 막을 수단이 존재하지 않아서 대유행병 발발은 속수무책으로 파괴적인 대참사로 이어진다.
인플루엔자 대유행병을 막기 위해서는 한미FTA에 포함된 의료산업 사유화 반대, 지적재산권 반대 뿐 아니라 공공의료를 위한 정부 투자를 요구해야 한다. 의료 공공성 확대만이 노동자 자신과 가족들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
※참고:<조류독감>(마이크데이비스, 돌베개출판사)/EBS<다큐프라임-원더풀사이언스>("전염병의 역습")
※ EBS<다큐10+>는 5월 6일과 13일 밤 11시10분 특별기획 2부작 해외 다큐멘터리 "인플루엔자 대유행, 그 최악의 시나리오(원제 Pandemic)"를 방송한다. 영국 BBC가 2007년에 제작한 프로그램을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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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노동자
울산은 노동계급의 승리인가?
[특집-4.29재선거①계급정치] 배타적지지 폐기 … 노동해방 위한 모든 정치를 허하라
4.29 국회의원 재선거가 막을 내렸다.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킨 울산 북구는 우여곡절 끝에 진보신당의 조승수씨로 진보진영 후보단일화가 이뤄졌고, 진보신당은 당선됐다.
4.29 재선거에서 진보양당과 민주당은 “MB 심판, 한나라당 심판”의 기치를 들고 당선이 된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했으니 4.29 재선거는 한나라당의 일방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일정정도 의미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MB와 한나라당을 심판했고, “선거투쟁”에서 승리한 것일까?
‘단일화’ 논쟁 속에 가려진 “노동자 계급정치”
울산은 4.29 재선거 시작부터 후보단일화 방법론이 핵심 쟁점이었다. 현장 노동자들 대부분은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를 기대했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당선은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는 대세가 되어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는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있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후보단일화를 위한 방법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좀처럼 합의를 보지 못했고 한 달이 넘게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몇몇 노조들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조합원 총투표를 주장하며 ‘조합원 총투표는 계급투표이며 선택이 아닌 철학의 문제’라고 못 박으며 진보신당을 압박했다. 또 ‘노동계급을 중심에 세우는 것은 원칙이자 기본원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강조해 마지않던 ‘노동계급’은 이번 울산 북구 재선거에서 철저하게 주변화되었다.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방법론과 ‘단일후보’가 되기 위한 마타도어(일종의 흑색선전)만이 난무했다. 북구 거리에는 진보신당 후보를 깎아내리는 내용이 담긴 정체불명의 문서가 돌아다녔고,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기간에는 ‘조승수 후보 사퇴설’이 돌기도 했다. 그에 앞서 민주노동당은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들을 진보신당의 하수인쯤으로 치부하는 기자회견을 해 해당 기관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또 ‘조합원 총투표=계급투표’라는 논리만을 고집하던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운영위 논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총투표’ 강행을 발표했다가 일부 운영위원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중앙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라 정책과 방향, 후보자의 경력 등을 홍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운영위에서는 ‘인기투표’일뿐인 조합원 총투표는 의미가 없으며, 노동계급의 선거투쟁도 아닐뿐더러 양당이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인 상태에서 분란만 일으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사무처장은 민주노총 총투표 무산의 책임을 ‘진보신당의 사주’를 받은 몇몇 노조들 때문이라고 해 또 다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계급투표, 도대체 ‘계급’이 뭐냐?
‘계급투표’ 언제부턴가 선거만 되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되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조합원 총투표는 계급투표’ ‘노동계급을 중심에 세우는 것은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의 단순한 투표행위가 계급투표일 수는 없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계급투표’만을 외쳤지 ‘계급투표’의 내용을 채우기 위해 양당에 어떤 주문도 하지 않고 스스로의 내용도 가져가지 않았다. 중심에 세워야 한다는 ‘노동계급’에겐 상층부의 결정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택만 할 것을 강요했다.
선거에서 노동자의 요구는 무엇이 되어야 할 지, 그 흔한 토론회도 설문도 없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강화하기 위한 각 당의 정책과 방향, 정당의 이념, 후보자의 소신과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이 분당한 이유가 뭔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대중들은 확인할 수 없었다.
여느 때의 선거처럼 노동자들에게 선거를 ‘노동자 정치’로 조직하고, 의식을 향상시키고, 어떠한 노동자 정치를 만들어갈 지에 대한 자기 판단을 키워준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상층부에서 지정한 정치만을 노동자 정치의 전부인 양,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따라올 것을 강요하며, 노동대중들을 자신들만의 정치로 길들여 왔다.
‘계급투표’라는 거창한 이름 속에 노동대중을 부르주아 정치(또는 제도정치)와 다르지 않은 선거과정에 또 다시 가뒀고, 양 당의 자존심을 비롯한 이후 주도권 싸움에 노동대중은 ‘계급’이란 이름으로 또 다시 대상화됐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발목 잡는 배타적 지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정이라며 ‘배타적 지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번 재선거 과정에서 방침은 실제로 유명무실 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배타적 지지’ 방침은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에 대해 노동대중을 집단적으로 조직한 나름의 의미를 가졌었다. 그러나 그 후 10년, 그 역할은 생명력을 다 했으며 이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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