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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도 살고 싶다
작성자 정규직세상
댓글 0건 조회 2,850회 작성일 200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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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비정규직도 살고 싶다


  GM대우 비정규직 900명 기약없는 휴직 … 노동자고용 국가가 책임지는 투쟁으로


 지난 4월 7일(화) GM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앞에서는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주최로 ‘전환배치 반대, 무급순환휴직 반대, 총고용보장 쟁취’ 결의대회가 개최되었다. 집회 도중 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부평공장 노동자들 사이에는 짐가방을 한아름 들고 나오는 노동자들이 여느 때와는 다르게 많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4월말까지는 70%휴업을 하지만, 5월부터는 기약없는 무급휴직에 들어간다는 이야기와 함께, GM대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물함을 비우라고 한 것이었다.


  전환배치 인원만 500여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짭수다운으로 900여명이 기약없는 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었다. 비정규직지회는 조합원들이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당일 파업을 벌였지만, 원하청 노무팀과 관리자들은 조합원들의 정당한 파업을 물리력으로 봉쇄하였다.


  비정규직, 짐가방 싸들고 공장에서 쫓겨나다


  3월 20일 고용안정특별위원회의 배치전환 합의가 있은 지 불과 2주일여만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장 밖으로 내몰려 버렸다. 금속노조의 총고용보장 원칙은 GM대우차지부의 배치전환 합의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마냥 취급되어 버렸다. 바로 다음날부터는 하청업체 관리자들이 총동원되어 5, 6월 무급휴직동의서를 받기 시작했고,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불러준다는 기대감을 불어넣어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급휴직동의서를 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음 순서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책없는 장기 무급휴직은 노동자들을 피말리게 하는 조치이다. 무급휴직 하지말고 차라리 해고를 하라는 이야기가 왜 나오겠는가? GM자본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아직까지 해고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무급휴직, 희망퇴직 등으로 조용히 스스로 공장을 떠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난 방식이 이것이었다. 이제 GM대우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비정규직을 정리하려고 하는 상황이다. 바보같이 두 번씩 당해서야 되겠는가!


  현장에서 파괴된 총고용보장 원칙


  GM대우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비정규직이 공장을 떠나게 된다면, 기아, 현대차에도 똑같이 칼을 들이밀며 비정규직을 자르려 들 것이다. 금속노조는 총고용보장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산하 지부에서 총고용보장 원칙을 심각히 훼손하고 있는데, 아직 해고가 안됐으니 총고용보장 원칙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하고 싶은가? 무급순환휴직 계획이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한심한 노릇이다. 자본은 경제위기 핑계로 여론을 앞세워 비정규직 잘라내고 있는 것인데, 금속노조가 아직 비정규직 자른 것은 아니라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자본은 웃고 있을 것이다. 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해 비정규직을 내쫓는 반계급적 행위를 이런 저런 눈치를 보며 인정해주고서는 투쟁을 만들어 나갈 수 없다.


  쌍용자동차에서 보는 것과 같이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분리시킨 다음에는 정규직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이 명확하다. 특히 현재의 공황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자본의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의 해고로 얻어지는 비용절감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과 보수언론은 집요하게 노동자를 공격해 들어오고 있다. 그러한데도 비정규직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을 모른 채 하면서, 정규직의 고용안정만을 위해 투쟁을 외친다면 어느 누가 흔쾌하게 나서려고 하겠는가? 눈을 감지 말고 도망가려 하지 말고 현실을 두 눈 뜨고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잠시의 혼란이 있더라도 내부의 원칙, 노동운동의 원칙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투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투쟁이 자본과 정권과의 투쟁만큼 중요한 것이다.


  2조 손실 그리말디 사장 퇴진해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약없는 휴직으로 공장을 떠나던 날, GM대우의 재무제표가 공개되었다. 11,12월 휴업으로 생산이 줄었음에도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2900억원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하지만 GM대우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2조원이 넘는 손실을 보았다.


  수출로는 GM대우에 뒤지지 않는 현대와 기아도 파생상품을 통해 이정도의 피해를 보지는 않은 점을 볼 때,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이윤이 파산직전에 놓여 있는 GM본사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이 정도 되면 GM대우 자본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경영했길래 엄청난 손실을 입었는지 경영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엄청난 연봉을 받아가고 있는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퇴진하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위기 핑계, 자금부족 핑계로 강요되었던, 복지축소와 배치전환은 무효화하고 원점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 이것이 상식적인 요구이다. 당장 GM대우 자금이 없는데 어떻게 운영하냐고 하면, 국가가 책임지라고 요구해야 한다. 대우가 부도났을 때, 노조와 시민사화단체에서 공기업화를 그렇게 주장했는데, 국가가 앞장서서 헐값에 GM에 넘겨버린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쌍용차 노동자는 언제까지 양보하란 말인가?


  쌍용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먹튀자본으로 판명된 상하이차를 불러들인 국가가 이 사태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국유화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국가가 책임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쌍용자동차 국유화 문제를 공세적으로 제기해 나가야 한다.


  ‘선량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지킬 수만 있다면 우리도 내놓겠다는 심정으로 양보안을 내놓은 상황인데, 심정은 이해가 가나 자본은 투자를 미끼로 노동자의 양보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점에서,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똑같은 양보를 강요한다는 점에서 잘못된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노동자들의 고용을 책임지고, 핵심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의 전망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도대체 몇 번째인가? 수차례의 고용안정확약서를 쓰고도 자본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휴짓 조각이 되어 노동자의 고통전담을 강요해왔다. 이제는 이렇게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근본적인 대안을 노동자들이 요구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노동자 스스로가 위축되지 말고, 노동자의 고용을 책임질 것을 과감하게 주장해 나가야 한다.


  국가가 고용을 책임지게 하는 투쟁으로


  프랑스에서는 몇 백만명의 노동자들이 국가의 경제정책에 항의하는 파업을 했다는 소식들을 자주 접하고 있다. 신세한탄만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정권과 자본이 곳곳에서 벌이고 있는 민주노조 파괴공작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원칙,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산별정신을 실제로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해 나가야 한다.


  민주노조가 노동자의 희망이 아니라, 노동자의 걸림돌로 곳곳에서 변질되고 있는데, 이를 막아내지 않고서는 투쟁을 조직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단사의 고용안정, 정규직만의 고용안정만을 바라보는 협소하고 반계급적인 요구로는 더 이상 노동자의 희망으로 나설 수가 없다. 국가가 책임지고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라는 과감한 요구를 가지고 투쟁을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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