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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그래라… (펌)
작성자 콜트빨간모자
댓글 0건 조회 2,830회 작성일 200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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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콜텍 릴레이 기고] 제발 좀 그래라… 2009년 06월 18일 (목) 23:11:59 김성균/다큐멘터리 감독 mediaus@mediaus.co.kr 기타 만드는 공장 콜드/콜텍의 노동자들 이야기입니다. 기타에 관한 우리 모두의 꿈처럼 낭만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 투쟁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누군가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고 했는데, 꿈과 현실이 기타의 한 조각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릴레이 기고는 기타에 관한 꿈 한자락씩을 공유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합니다 글을 쓰는 나는 한때 상업영화 스태프를 한 적이 있었다.... 소위 ‘막내’급의, 허드렛일을 하는 수준의 스태프이었다. 이후에도 비디오 촬영으로 먹고 살면서 비교적 ‘영상’이라는 매체 주변에서 얼쩡거리면서 근근이 살아간(지금도 그러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나는 한번도 소니(Sony)나 파나소닉(Panasonic) 캠코더가, 아리플렉스(Arriflex) 카메라나 조명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음악을 좋아하고 항상 즐겨 듣지만 아이팟(iPod)이 어떤 제조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조 새트리아니(Joe Striani)가 어떤 기타를 사용하는지, 그가 연주하는 아이바네즈(Ibanez) 기타가 어떤 곳에서 어떤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지 알 턱이 없었다. 물론 제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든 세상에서 세상사에 무관심해지기 쉬운 게 사실이기는 하다. ‘콜트(Cort)’라는 단어를 검색엔진에서 한글로 치면 보통은 총기류에 관한 사이트가 먼저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취재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기타를 치는 사람들에게 콜트는 정말 각별한 브랜드였다. 쉬운 말로 해서, 돈 없는 인디 뮤지션에게 콜트는 ‘싸면서도 질 좋은’ 국산 브랜드였고 거의 대부분의 인디 뮤지션이 가장 처음 샀던, 그들의 첫 번째 기타였다. 뮤지션들에게 콜트는 아련한 첫 기타의 추억으로 남아 있겠지만.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정규직임에도) 비정규직보다 못한 기본급과 고된 노동,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욕설과 성추행이 난무하는 현장 속에서 오랜 시간 고통스러운 삶을 지속해 왔다.
7017_11479_31.jpg                                                                                                                                               ▲ ⓒ노순택                                                                                                                                                                                                                                                                                                                                                        깁슨(Gibson)과 함께 세계 기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펜더(Fender), 조 새트리아니와 스티브 바이(Steve Vai)등에 의해 유명해진 아이바네즈 등의 해외 유명 기타 브랜드는 자체 생산 라인에서 고가의 기타들을 만들어내며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돈 없는 젊은이들이 유명 브랜드의 기타를 가지고 싶은 욕망을 이용하여 저가의 보급형 기타를 다른 나라의 공장에서 OEM방식으로 생산한다. 그리고 그 낙찰은 최저가를 제시하는 업체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그래서 일본에서도 펜더가 생산되고, 이후에는 멕시코에, 점차 한국으로(90년대에 콜트는 다량의 펜더를 OEM방식으로 생산했다), 그러다 다시 중국으로, 인도네시아로, 자본은 끊임없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간다. 콜트/콜텍 자본의 움직임도 이들에게서 배운 것이라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들을 착취한 댓가로 콜트 자체의 브랜드가치가 상승하고 사장이 1200억대 자산가가 되었음에도 다시 더 싼 노동력을 찾아, 더 많은 이윤창출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중국으로.... 그 나라들에서도 언젠가 노조가 생기고, 파업이 일어난다면 자본은 이제 또 어디로 노동력을 착취하러 떠날지 궁금해진다. 물론 나는 음악 좋아하는 오타쿠일 뿐일 수도 있고 일용직에 차라리 더 가까운 문화노동자(문화양아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연대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려는 것도 아니다-어차피 사람들은 이기적이다. 쇠고기 문제처럼 자신들의 삶에 위협이 왔다고 생각할 때만 움직이고 용산참사에는 무심하다. 그리고 그걸 무작정 타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삶의 굉장히 작은 영역에까지 우리가 이러한 착취로부터 무관하지 않음은 좀 알았으면 좋겠다-반드시 콜트/콜텍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 속에 소외와 착취는 숨어 있다. 지식인(나는 지식인일까?)들의 허접한 부채의식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런 거라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시인 황지우(얼마 전 한예종 총장직을 타의에 의해 그만둔)가 80년대에 썼던 것처럼. 잘 들어라, 지금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은 지금의 잘 먹음과 잘 삶이 다 혐의점이다 그렇다고 자학적으로 죄송해할 필요는 없겠지만 (제발 좀 그래라) 그래, 제발 좀 그래라. * ‘Seen And Not Seen’은 Talking Heads의 노래 제목 * 인용된 시는 황지우의 ‘같은 위도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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