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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하기 짝이 없다.
수년간 부르짖었던 산별노조가 과연 이런 것이었는가?
대공장노조의 산별전환이 성공한 이후 우리는 눈물을 흘렸다.
공장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지역을 뛰어 넘어, 비정규직의 굴레를 뛰어 넘는 산별노조를 건설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던가?
그런데 고작 이것뿐인가?
아직도 비정규직은 정규직노조의 악세사리로 포장되고 있는 현실, 금속노조가 건설되고 나서 아직도 기업지부가 금속노조의 모든 의사결정을 독점하고 있는 현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고사하고 아직도 1사1노조도 관철시켜내지 못하는 현실(1사1노조로 전환된 일부 기업지부가 있지만 내용상 전과 다르지 않다)이 부끄럽지 않는가?
현실이 이러하건만 금속노조 지도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5/19일 중앙위 결정은 금속노조를 부정하는 결정이다!!
우려됐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5/19일 중앙위회의에서 금속노조 단일안으로 결정한 내용을 보면 기업지부를 지역지부로 재편하는 결정처럼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실상 기업지부 존속의 내용이다.
기업지부의 각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공장,판매,정비 부문이 지역지부로 재편되지만 현 기업지부가000대표지회로 둔갑하고 있을뿐 현재의 임단협 및 각 노사현안을 그대로 진행한다.
또한 000대표지회의 조합원들이 직선제로 대표지회장을 선출하며 판매,정비부문은 부문위원회로 존속하여 상대적 독립성을 유지한다.
다만 달라진 점은 기업지부에서 금속노조로 내는 조합비의 비율이 상향된 것뿐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지부를 대표지회라는 이름으로 바꾼것에 불과한 결정이다.
금속노조 단일안 거부한다!!
금속노조가 풍전등화에 쳐해 있다.
이러한 안건이 아무런 통제도 받지 못하고 대의원대회에 지도부 단일안건으로 올라온다.
이 안건은 사실상 금속노조를 뿌리부터 부정하는 안건이다.
기업지부를 해체시키지 않는한 산별노조건설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이러한 내용을 뻔히 알고 있는 금속지도부는 왜 이런 문제를 덮고 가는가?
물론 지금의 현실에서 기업지부를 무시하고 제껴버리고 갈수 없는 현실론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산별노조의 기본원칙을 훼손하고 갈수는 없는일 아닌가?
기업지부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고 갈 때 산별노조의 거대한 발걸음은 한발씩 나아갈수 있는 것이다.
전국의 노동자가 단결하기 위해서 지금의 작은 양보가 큰 전진의 역사를 다시 쓸수 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국에 있는 모든 활동가들이여!!
지금부터 조직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금속대대가 열리기전에 대대참석 대의원들을 조직하여 대대적인 서명운동에 돌입해야 한다.
이번에 제출된 금속노조 단일안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전제조건 없이 기업지부를 지역지부로 편제하는 결의를 모아 7/13일 대의원대회 전에 지역지부 편제안건을 제출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금속노조 단일안을 거부하기 위한 서명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번에 지역지부로 편제 못하면 앞으로 영원히 기회는 없다.
몇 년전에 대대에서 한시적 기업지부로 유예하는 안건이 올라왔을 때 얼마나 치열한 논쟁을 겪었는가?
그 당시도 ‘기업지부의 현실론을 당분간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로 한시적 유예론이 상정됐고 그 결과 지금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또 현실론인가?
내가 장담컨대 이번에도 현실론 때문에 기형적인 기업지부 존속이 결정된다면 앞으로 영원히 금속노조는 산별노조를 건설할수 없다.
금속노조 지도부는 명심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 기형적인 기업지부를 존속시키는 결정을 내린다면 이후에 벌어질 후폭풍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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