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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회의 집행부의 무능
작성자 조합원
댓글 2건 조회 3,018회 작성일 200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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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싸우기 싫은데 현장에 밀려 마지못해 싸우는 척 하다


  2007년 3월 취임한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당시 전국을 뜨겁게 달구던 한미FTA 반대 투쟁이 4월2일 허세욱 열사의 분신으로 정점을 향해 치닫는데도 불구하고 투쟁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대의원들이 대의원대회 현장발의를 통해 정갑득 위원장의 노골적이고 결사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6월 말 일주일간의 총파업을 결정하기에 이르렀고, 마지못해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의원대회 다음날 비정규직 투쟁의 선봉이었던 하이닉스매그나칩을 ‘직권조인’ 논란을 일으키며 돈으로 정리하는 합의를 하더니, 주요 장기투쟁사업장이었던 이젠텍 투쟁에서는 “평화집회를 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며 투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2008년 4월 2일 여고생들의 투쟁으로 시작된 촛불시위가 5월 24일 가두투쟁으로 발전하고, 5.31 촛불항쟁, 6.6~8 72시간 투쟁, 6.10 100만 촛불대항쟁으로 폭발하고 있었지만 끝내 연대파업을 거부하더니, 두 달이 지나 촛불이 꺼져가던 7월 2일에서야, 그것도 촛불파업을 가장한 임단협 합법파업을 하고, 그 이후에는 합법파업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촛불연대파업을 기대하던 온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그 해 가을 비정규투쟁의 상징인 기륭전자 동지들의 90일이 넘는 단식농성에 시민사회단체까지 함께했을 때도 금속노조는 교섭을 통해 빨리 정리하려고 하거나 마지못해 집회를 할 뿐, 온 힘을 다해 싸우지 않았다. ‘강 건너 투쟁 구경’은 기륭투쟁 해결의 절호의 기회조차 날려버리고 말았다.


  결국 정갑득-전국회의 집행부 2년 6개월, 현장에 밀린 마지못한 투쟁, ‘강 건너 투쟁 구경’은 금속노조와 현장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놓고 말았다.


  교섭-중앙교섭 2차례 가짜확약서와 노사협조주의 

  15만 금속산별노조 출범 이후 중앙교섭 성사에 대한 현장의 기대가 충만했던 2007년 임단협 교섭에서 정갑득 집행부는 8개월도 지나지 않아 거짓말로 드러날 ‘가짜확약서’를 가져와 “현대, 기아 등 자동차4사가 내년에는 중앙교섭에 참가한다”며 조합원들을 우롱했다.


  ‘눈 올 때까지 싸우겠다’던 2008년 자동차 4사의 중앙교섭 참가 투쟁은 합법적인 촛불파업마저 하기 싫어했던 GM대우차를 미끼로 제2의 가짜확약서를 들고 와 전체 중앙교섭 참가 투쟁 전선을 일거에 무너뜨리고 말았고, 싸울 의지가 없던 현대차 윤해모 집행부에게 면죄부만 안겨줬다.


  결국 2년에 걸친 ‘가짜 확약서’로 2009년에는 중앙교섭 참가를 포기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망가진 것은 15만 중앙교섭만이 아니었다. 2003~2006년 4년 동안 2만 명의 중앙교섭 참가 조합원을 넘어 전체 노동운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던 중앙교섭은 2007~2008년 총고용보장, 비정규직, 원하청불공정거래 근절 등 핵심 요구사항을 모두 빼버린 채 최저임금 5만원 인상만 남은 ‘가장 보잘 것 없는 합의’로 끝나고 말았다. 


  경제위기가 몰아닥친 2008~2009년에는 ‘공생협약’이라는 노골적인 노사협조주의로 노동자의 투쟁을 틀어막고, 금속노조의 투쟁정신마저 무너뜨리려다 현장의 반발로 실패하고 말았다. 노사간 뒷거래를 통한 적당한 교섭과 합의를 추구했던 금속노조 정갑득-전국회의 집행부의 2년 6개월은 처절한 패배만을 남기고 끝나고 있다.


  한다면 한다→시켜도 안한다


  5기 지도부는 교섭과 투쟁을 망친 데 이어 산별노조 조직체계의 뿌리이자 근간인 지역지부 전환, 즉 규약에 명시된 ‘기업지부 해소’도 철저한 준비와 조합원들에 대한 설득이 아닌, 대공장과의 노골적인 타협으로 정신마저 훼손했다.


  규약에 명시된 1사1조직 역시 일부 사업장에서 의미있는 추진이 이루어졌을 뿐, 핵심사업장인 현대차에서 1사1조직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기아차에서는 비정규직 투쟁을 봉쇄하기 위한 억압적인 방식에 동의했다.


  정갑득-전국회의 집행부 2년6개월의 핵심은 기업과 공장의 울타리를 넘어 함께 연대하고 함께 싸운다는 산별단일노조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점이다. ‘한다면 한다’라고 불렸던 금속노조의 실천정신은 사라졌고, 이제 ‘골라서 한다’를 넘어 ‘시켜도 안 한다’는 최악의 수준이 되고 말았다. 


  2008년 주간연속2교대제, 2009년 지도부 사퇴로 역사상 가장 반노동자적 행위를 했던 현대차 윤해모-민투위 집행부와 함께 정갑득-전국회의 집행부는 금속노조를 만신창이로 만든 것이다.


  물론 정갑득 집행부와 전국회의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공장들의 현장조직력이 과거보다 상당히 약화되었고, 현장을 강화하기 위해 정파와 활동가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조합원들의 신뢰와 믿음을 만들어냈다면 이렇게 금속노조가 만신창이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권과 자본이 두려워하는 것은 산별노조인 15만 금속노조의 위력이다. 5기 집행부가 망친 산별노조를 다시 일으켜 세워, 현장 조합원들의 희망으로, 한국 노동운동의 전위부대로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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