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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결정 따로 실천 따로
[현장에서] 쌍용자동차 투쟁이 남긴 것 … 자본은 총전선 노동은 개별전선
노동자 살인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걸고 혼신의 힘을 다해 투쟁한 쌍용자동차 투쟁이 일단락되었다.
평가는 뒤로 하고라도 무자비한 자본의 횡포에 굴복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투쟁을 포기하지 않은 쌍용자동차 동지들의 투쟁 정신은 한국 노동운동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공권력을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사권력화하여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유린하는데 투입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번 투쟁의 본질이 경제적 문제,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유연화를 목적에 둔 지극히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모든 정책의 기반이 자본가계급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정리해고는 반드시 강행해야 했다. 그 적용 대상이 쌍용자동차였을 뿐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일이었다.
저들의 전선은 분명하고 일관성 있게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노동계급의 대응은 주체만의 강고한 투쟁을 제외하면 거의 힘 한번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빠져 나갈 구멍만 찾다가 끝나고 말았다.
부끄러운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투쟁을 보면서 산별노조의 무기력함에 현장은 다시 한 번 좌절 할 수밖에 없다. 지난 대우, 현대자동차의 정리해고 투쟁에서 뼈저리게 반성하고 느낀 것이 있다. 기업의 울타리 안에서는 구조조정의 태풍을 막아 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별노조를 건설하고 단일한 전선으로 투쟁해야 승리할 수 있다던 외침이 이번 투쟁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어떤 내용으로 다가 왔을지 우려된다. 아마도 산별노조도 대안이 아니라고 느낄 것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자본이 홍보 이용할 것이다.
가뜩이나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개별화와 조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자본의 산별노조 무용론이 결합하면 현장은 금속노조에 대한 신뢰를 거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지부는 중앙교섭 참여에 대해 아예 포기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은 유지한 채 쌍용차 투쟁을 외면했다. 지역지부는 쌍용차 투쟁의 정당성을 현장에 알리고 조직하기보다는 기업지부 핑계를 대기 바빴다. 금속노조 투쟁본부 회의는 ‘결정 따로 실천 따로’였다.
더욱 암울한 것은 이런 현실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자숙은 찾아보기 어렵고 변명과 비난만 난무한다는 것이다.
끝나지 않은 쌍용차 투쟁
아쉬움과 무기력함이 교차하는 쌍용차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무급휴직 대상자 선정과 노동조합 자체를 와해시키기 위한 저들의 도발은 계속될 것이다. 자본에 대한 노예의 길을 선택한 현장의 노동자들도 노동조합으로 다시 복원해야 한다. 그런데 지도부가 대부분 구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에 따른 발빠른 준비가 필요하다.
자본 편향의 지도부가 다시 쌍용차 지부를 장악한다면 소중한 투쟁의 성과도 희석될 가능성이 크고 극도로 현장이 무너질 것이다. 쌍용차 투쟁은 1라운드가 끝났을 뿐 경기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
금속노조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제대로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비뚤어진 퍼즐을 다시 맞춰야 한다. 9월에 치러질 조합과 지부 선거가 기회가 될 것이다. 금속노조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선거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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