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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의 목표는 민주노동운동의 말살이다.
[기고]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의 투쟁을 보며
최규엽 (새세상연구소 소장)
이명박 자본가 정권은 비인간-야만의 극치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용산에서 오갈데 없는 서민들을 불로 타살하더니,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입각해서 정당한 파업을 하고 있는 - 파업권은 노동 3권중에 가장 중요한 노동자들의 권리다 - 쌍용자동차노동자들을 물-전기-식량 등을 모두 차단한 채 토끼몰이하듯이 다시 죽음의 불구덩이로 몰아갔었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해도 이렇게는 안 된다
암유발성 최루액을 실은 헬리곱터 3 대와 ‘컨테이너 특공대’를 앞세운 5천여 명의 자본가경찰은 8월3일 10시 30분경부터 공중과 지상에서 쌍용자동차 파업노동자들을 전면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파업 75일째, 노사협상 결렬 이틀만이었다.
그러나 첫날 작전에 실패하자 8월4일 새벽에 자본가경찰은 다시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날은 압축스펀지탄을 장착한 다목적발사기, 테이저건, 쇠도리깨 등 맞으면 치명상을 당하는 무기까지 총동원했다. 헬리콥터에서 밧줄타고 내려오고, 컨테이너를 노동자들 머리 위 5cm까지 들이미는 등 ‘자본가특공대들’은 노동자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가하면서 수적우세를 통해서 노동자들을 잔인하게 공격했다.
조합원 세 명은 경찰공격을 피하다가 추락해서 그 중 한 명은 등뼈가 모두 부서지는 중상을 입었고, 그 외 37명의 조합원들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등 100여 명 넘는 부상자들이 발생했다한다.
또한 경찰은 이미 제압돼 저항할 능력이 없는 노동자들을 여럿이 돌아가며 방패로 수 없이 내리찍고 발로 차는 등 경찰관직무 규칙도 완전 무시한 채 깡패 집단이나 저지르는 집단폭행을 작년 촛불집회 때처럼 자행했다.
이뿐인가 회사 정문 앞에서 쌍용구사대들은 쌍용자동차 파업노동자들을 지지, 지원하고자 세운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등의 천막농성장을 폭력으로 침탈하고 다수의 민주노동당 당직자들과 시민들을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들은 오히려 폭력구사대들을 저지하기는커녕 방조, 묵인 했다. 경찰들의 비호하에 불법이 백주에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민주노동당 최석희 실장 등 입원자가 속출했다.
결국 민주노동당 천막당사 만이 겨우 자리를 지키고 있고, 강제진압 반대를 호소하기 위해서 강기갑 대표를 비롯해서 당 지도부가 모두 단식을 하고 있는 상태 임에도 구사대의 불법폭력은 계속되었다.
프랑스에서 주거권확보 운동을 하는 단체에서 ‘빈집’ 점거투쟁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베르사이유 광장 앞에 있는 빈 사무실 공간을 점거했다한다. 이 때 프랑스 당국자들은 어떻게 했었을까? 불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수돗물과 전기를 넣어주었음은 물론이고 당연히 식량을 차단하지 않았다.
정리해고 반대 파업농성은 헌법정신에 입각해서 볼 때 불법도 아니다. 백 보를 양보해서 실정법을 해석해도 중죄가 아니다. 더군다나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닌데 물-식량-전기를 차단하고 노동자들을 불구덩이 죽음으로 몰아갔던 행태가 도대체 어느 문명국가에서 가능한 일인가 ? 물론 설사 죽을 죄를 지었다 할지라도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옛 중국 삼국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반문명-야만의 극치가 아닌가 ?
리영희 선생은 이명박정부를 지칭해서 파시즘 초기로 진입했다고 했는데, ‘언론악법 날치기 통과’와 쌍용노동자들한테 저지르고 있는 야만적인 행위들을 볼 때 이명박 정부를 ‘무자비한 파시즘의 얼굴’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것 같다.
민주노동당이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이명박 정권퇴진 투쟁을 결의 한 것에 대해서 조금 논쟁은 있지만 정세판단에서 선견지명이 있는 적확한 행동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어떻게 제대로 실천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목표는 민주노동운동의 말살이다
상하이가 경영권을 내놓고 난 상태에서 쌍용자동차의 실제 주인은 이미 국책**인 산업**이다. 지금까지 전개되어온 사태의 주요 책임이 이명박 대통령-지식경제부-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산업**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확인한다.
이명박씨는 대통령 취임 후 말끝마다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첫 번째 요소로서 강성노동조합, 민주노총을 언급하곤 했다. 그리고 그 후 이명박 정부는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말살하기 위해서 계속 도발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설에 의하면 민주노동당도 말살시키기 위해서 국가정보원과 검찰을 중심으로 음모를 획책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소문이길 바라지만 필자의 분석으로는 대단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 사료된다.
이번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의 정리해고 반대투쟁 과정을 살펴봐도 이명박 정권의 의도가 민주노조 말살에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쌍용 공동관리인인 박영태씨는 “강성노조가 존재하는 데 누가 투자하겠느냐 ?” “정리해고가 노동조합 투쟁으로 저지되면 한국사회에 투쟁만능주의가 득세하게 되어 앞으로 한국경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비용만의 문제라면 인력조정 대상 2600명을 다 끌어안고 연봉 1000만원씩만 주면 된다. 그러나 정리해고 없는 어떠한 협상도 있을 수 없다”라고 수차 언급 했던 데서 우리는 이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회사측에서 지원하는 노동조합 위원장 후보가 이미 활발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도 이들의 노조말살 음모를 확인케 한다.
그런데 ‘뉴패러다임’이라고 불리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유한킴벌리’회사의 사례를 살펴봐도, 이명박정부의 주장이 허구임을 잘 알 수 있다. 정리해고를 능사로,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저임금에 매달리는 기업들의 장래가, 한국경제의 장래가 결코 희망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추격당하고 있고 일본 등 선진국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냉정한 현실에서 한국경제가 사는 길은 ‘적정고임금’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고임금 고기술 등 생산성 향상으로 어려움을 돌파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장래는 극심한 금융종속 상태에서 남미식 경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하겠다.
특히 97년 이후 급속하게 강화된 신자유주의세계화 정책으로 수출과 내수의 결합정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고, 비정규직노동자 양산과 저임금 정책으로 우리 국민들의 저축율은 역사상 최하로 1980년대 16.9%에 비해서 2009년 현재 4.8 % 로 떨어져 저축율 세계 최하위라는 미국보다 낮은 상태다. 수요가 없이 경제가 재생산 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1%를 위한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
파업 조합원들은 끝까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지켰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목숨을 건 투쟁으로 정리해고를 막아내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으나, 이명박정권의 자본가 경찰과 용역들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수세에 밀리게 되었고, 또한 무엇보다도 귀중한 조합원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일정하게 자본가들과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상균 지부장은 “72억이면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데도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한 정부와 사측에 분노를 느낀다"며 "자본이 이렇게까지 한 것은 우리 조합원들을 죽여 대한민국 전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려는 것인데, 이것을 완전히 막지 못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 "원안대로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못하고 군살이 박힌 내용을 보고 드리게 돼 지부장으로서 분노는 있지만, 더 이상 동지들에게 제 한계에 대해 변명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다.
조합원들과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최선을 다한 지도자의 보고였다. 이 번 쌍용싸움 과정에서 우리는 탁월한 노동운동 지도자를 발견했다. 한상균 지부장을 말이다.
77일간이라는 농성파업 투쟁과정의 자본가경찰과의 대립과정에서 조립공장이 일부 불에 타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지만, 파업 조합원들은 끝까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지켰다. 회사관계자들도 “ 생산설비는 전혀 이상이 없다. 열흘 후면 공장 정상가동이 가능하다‘ 라고 했다.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으로 회사가 망한다는 식의 왜곡된 주장이 횡행하고 있지만 이 번 쌍용의 투쟁과정과 그 외 수 많은 사례에서 보듯이 이는 틀린 말이다. 한상균 지부장도 회사를 살리겠다는 생각이 간절하지 않았으면 이 번 타협은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노동조합운동에 특히 대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파업다운 파업투쟁이 사라지고 있었는데 이번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우리 노동운동에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민주노조운동의 정체상태는 심각
상급단체로서 이번 싸움을 지지지원 했던 금속노조는 성명서에서 “이번 쌍용차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분쇄 투쟁은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한 위대한 싸움으로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 ”라고 했다.
노동운동의 생명인 노동자들의 산업별 공동투쟁은 이번의 경우 대단히 미미한 실정이었다. 대다수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휴가를 떠났고, 몇 년전 만해도 활발했던 자동차 3 사 공동투쟁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지도, 지원에도 많은 한계를 노정했다.
‘이명박 정부’- ‘자본가’- ‘검찰,경찰’- ‘자본가들의 사병인 용역’들 그리고 대다수 언론’들이 일치단결하여 우리 노동자들을 전쟁 시기 적으로 간주하고 잔인하게 탄압해오는 정세속에서 노동운동 진영은 너무나 무력했다. 무능했다. 비겁했다.
이번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보면서 우리는 민주노조운동의 정체상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민주노조운동 진영의 뼈를 깎는 성찰이 요구된다하겠다.
다만 민주노동당은 휴가를 반납함은 물론이고 중앙당사를 쌍용자동차 정문 앞으로 이전하고 강기갑 대표를 비롯해서 최고위원, 국회의원, 당직자, 보좌관 전원과 경기도당을 비롯해서 수많은 당원들이 파업노동자들을 지지지원하기 위해서 끝까지 자리를 사수하며 헌신적이고 치열하게 싸웠다.
자본가 경찰과 구사대들의 끊임없는 폭행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구사대의 모욕주기가 견디기 힘든 상태였음에도 말이다. 회사측 부인들의 폭언폭행은 정말 견디기 힘든 난처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지지지원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노동운동론과 노동정책을 가지고 당답게 지도하고 책임질 수 있는 그리고 노사간 조정타협을 주도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이 과제로 제시된다 할 것이다. 또한 정치공간과 언론을 뚫을 수 있는 기획력과 정치력이 아쉽다 하겠다.
지금 경찰은 회사식당에서 간단히 조사한다는 약속을 파기하고 농성조합원 전원을 경찰서로 연행해 간 상태다. 구속자가 생각보다 많이 나올 것 같다. 쌍용 민주노조 사수와 조속한 회사 회생을 위해서 끝까지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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