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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처럼 싸워 중앙을 강제하자
작성자 현실안주
댓글 0건 조회 3,011회 작성일 200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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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산별

경주처럼 싸워 중앙을 강제하자


  [선거특집-과제⑤] 지역지부 … 사업장 투쟁을 지역에서 해결하는 산별운동의 중심


  금속노조 제5기 집행부 3년의 투쟁이 끝났다.

  이미 이번 중앙교섭이 타결되기 얼마 전부터 노동운동 진영의 각 정파들은 금속노조 6기 임원선거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린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보이는 것은 여전히 천박한 우리 노동운동의 수준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새로운 전망에 대한 모색은 거의 들리지 않고 오직 ‘사람(후보)’ 이야기뿐이다. 물론 이번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두들 당연하게 생각한다.


  중앙교섭 타결 전에 선거 후보 얘기만


  ‘어느 정파에서는 누가 나온다더라.’ 또는 ‘선거 연합’ 얘기가 전부다.

  사람 얘기가 먼저 나오는 것은 그만큼 정책이나 전략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고 나중에 사람(후보)이 정리되고 나면 급하게 끼워 맞춰진 공약이 나온다는 것이다.


  선거 연합 얘기 역시 어떤 전망을 얘기하기 보다는 오직 당선, 그것도 확실한 당선을 가장 우선 생각하는 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면서 경선해서 어느 쪽이 당선돼도 사업을 잘하지 못할 게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사업’의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떤 사업이기에 잘 할 수 없다는 것인지? 정말 중요한 것은 후보 연합을 얘기하기 전에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아닐까? 사업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연합으로 꾸린 집행부가 사업을 잘 할 수 없을 것은 또다시 뻔히 예상되는 것이다.


  그러면 금속노조의 희망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나는 다시 희망을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희망을 이번 선거를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선거 운동 자체에 우리의 희망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부 전략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것도 그 중 중요한 한가지이다.

  금속노조가 산별노조이고 지역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충분한 공감을 이루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지역 사업을, 지역 전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지역지부 편제 과정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도 지역 전략이 없기 때문에 지역지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주지부가 준 지역지부의 경험


  이번 선거에서 그러한 전략들이 나오고 조합원들에게 금속노조의 희망으로 분명히 다가가야 한다. 특히 기업지부에서 지역지부로 통합된 상황에서 과거 기업지부로의 원심력이 작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확실한 지역지부로의 자발적 통합을 강제할 수 있는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은 결코 불가능한 게 아니다. 오히려 지난 시기 경주지부가 보여준 지역연대의 실천은 지역지부의 모범으로서 자신감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경주지부에 대해서도 지역의 한계를 넘어서는 전국 사안에 대해서는 모범적인 실천을 보이지 못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국 차원의 연대와 통일 실천은 다른 측면에서 다루어야 할 것이다. 즉 전국 단위의 연대와 투쟁의 통일성은 전국 차원의 지도집행에 관한 논의에서 하는 게 올바르다.


  지역이 중요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최소한의 단위가 지역이고 지역은 전국 조직으로는 세부적으로 관철하기 어려운 실천들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면서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지부가 보여준 실천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가장 최근의 일로 지난 8월 19일 경주지부는 지역일반노조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4시간 파업을 벌였다. 조선일보는 이를 대서특필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재벌신문들이 금속노조의 19개 지부중에 하나에 불과한 경주지부에 대해 많은 지면을 털어가며 집중 공격을 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경주지부의 실천이 정권과 자본에 강력한 위협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 단일 투쟁과 민주적 조직화


  그렇다면 지역지부의 전략은 무엇인가?

  우선 무엇보다 단일 투쟁을 만들어 내야 한다.


  경주지부가 이미 잘 보여 주었듯이 각 개별 지회의 투쟁 과제를 지부 차원에서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 단일 투쟁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무엇보다 투쟁의 초기 과정, 준비과정에서부터 전체 조합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조합원들의 참여를 통해 투쟁의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요약하면 전략의 수립과 실천에서 ‘과정의 조직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 전에 기억 속에서조차 희미해진 ‘민주집중’의 원칙을 철저히 되살려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상의 민주적 조직화가 이루어짐과 함께 제도의 활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산별조직으로서 산별교섭과 산별 투쟁을 위한 정교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솔직히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에게 유리한 제도조차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우리의 무기로 만들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우리의 족쇄로만 인식한 측면이 많았다.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엄청난 무기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


  지난 지금까지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투쟁은 실패의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실패는 결정적으로 조합원들에게 산별노조의 위력을 단 한 번도 경험할 수 없게 하였고 이는 산별노조에 대한 불신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이렇게 망가진 산별노조의 위상을 전국 조직으로서 금속노조가 다시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우선 지역지부에서 그러한 희망을 새롭게 만들어 냄으로써 전체 금속노조에 희망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역은 아직 이러한 준비과정에서의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훨씬 수월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정치투쟁 이은 2010 큰 투쟁을 위해


  당장 이번 선거가 끝나면 2009년 하반기 투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쌍용차 투쟁의 수습이 제대로 안 되고 있고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 제조업까지 파견 확대,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이명박 정권의 공세적인 노동탄압이 예상되고 있기에 그 싸움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반기 투쟁에서 저들의 공세를 슬기롭게 방어해내야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전체 조합원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2010년 임단협 투쟁에서는 거대한 단일 투쟁을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결의를 높여야 한다.


  우리에게 선택이 거의 없다. 유일한 선택이 희망의 선택이 되도록 하자. 경주지부의 모범에서 우리의 희망을 찾자. 그래서 강력한 지역지부의 투쟁을 엮어서 중앙을 힘 있게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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