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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정리해고 교본 쌍용차 따라하기
GM대우 비정규직 1000명 쫓아내고 사무직 희망퇴직 … 겨울이 오기 전에 싸우자
지난 9월 1일 GM대우는 사무직을 대상으로 9월 10일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략 2~300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불과 석 달 전 비정규직 1000여명을 반강제 정리해고한 상황에서 왜 지금 또다시 사무직에 대해 희망퇴직을 단행하는가?
단순히 ‘조직 군살빼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사무직의 경우 이미 임금 10% 삭감이 이루어진 상황이며, 일부 사무직의 경우 GM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퇴사를 하는 경우도 많은 상황에서 굳이 희망퇴직을 실시할 이유는 없다. 그것도 9월 1일 날짜까지도 맞추고 언론에 보도하는 것을 보면 무언가를 염두에 둔 자본의 의도된 계획이라는 의혹을 던져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77일간의 옥쇄투쟁을 벌였던 쌍용차의 경우를 비교해보면 더더욱 그렇다. 쌍용차는 대규모 정리해고로 들어가기 전에 이미 비정규직 희망퇴직이 있었고, 불과 두 달 전인 4월에는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GM대우 또한 1000여명의 비정규직 희망퇴직에 이은 사무직에 대한 희망퇴직 공고가 진행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고, GM대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만, 너무나도 똑같은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쌍용차 금호타이어 GM대우…
쌍용자동차 투쟁 동안, “쌍용 다음은 GM대우”라는 말이 곧잘 주변에서 이야기 되었다. 지금 GM대우는 새로운 경차가 출시되고, 부족하지만 GM본사의 간접적인 자금지원과 산업으ㄴ행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이야기 되면서,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이 약속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 현실인 것으로 착각에 빠지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의 상황은 이미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 정리해고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고 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얼마 전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쌍용자동차에서 자신감을 얻은 자본은 단 한 번의 적자를 이유로 막무가내로 정리해고를 밀어붙였고, 결국에는 임금동결, 무노동 무임금 등을 관철시켰다.
GM의 경우 불과 2~3년 안에 미국 본토에서 소형차 생산 공장을 만들어 직접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형차 생산기지였던 GM대우의 암울한 운명은 너무나 충분히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작년 하반기에 불어 닥친 세계대공황이 일시적인 막대한 재정지출로 주춤한 것으로 보이지만, 더 큰 파도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수적인 학자들조차 세계대공황이 벌써 끝났다는 것에 의문을 가질 정도이다. GM대우의 경우 복지축소, 임금동결, 비정규직 해고가 다 이루어진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사무직, 생산직 가리지 않는 정리해고 뿐이다. 조만간 다시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 돌 때, GM대우는 품고 있던 정리해고의 칼을 빼어들 것이다.
겨울에는 땔감과 양식 못 구해
새벽 바람의 차가움을 느낄 때, 한 낮의 기온이 아무리 높더라도 가을이 오고 있고 조만간 겨울이 닥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험에서 보았듯이, GM대우에도 조만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칠 것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겨울이 되어서는 땔감을 구하거나 양식을 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정리해고에 닥쳐서 대응하면 상당히 어려운 투쟁이 된다는 것을 우리 누구나가 알고 있다. 자본이 스스로의 모순으로 위기에 봉착하고, 그 이유로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을 내팽개친다면 이제 노동자들은 국가에 고용과 생존을 책임져야 한다고 지금부터 이야기해나가야 한다.
자격 없는 자본을 대신해서 노동자들이 생산하겠다는 전망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투쟁 했을때, 동종 자동차 업계 노동자들이 연대파업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을 놔두고서는 어떠한 투쟁도 되지 않는다. 다시 연대를 회복해 나갈 것을 준비하고, 산자 죽은자 나누어지지 않고 투쟁할 수 있는 연대정신을 공장 내에서부터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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