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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부시 따라 하는 오바마
9월 4일 나토군 아프간 민간인 학살 … 전쟁 비용을 의료보험 개혁에 써야
오바마가 아프간 전쟁으로 전쟁 수렁에 빠진 부시의 전철을 밟고 있다.
지난 9월 4일 나토가 아프간 민간인들에게 석유를 나눠주던 탈레반을 공습하면서 공식적으로 영유아를 포함해 140여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93명에는 8개월된 영아를 포함한 어린이들이었다고 한다.
오바마는 그동안 이라크 전쟁에 대해선 ‘시행착오’라고 비판했지만 아프간전쟁은 ‘정당한 전쟁’이라고 주장해 왔다. 선거운동 때도 16개월 이내에 이라크 파병한 미국 병사 14만2천명을 철군하겠다고 했지만 아프간에는 올해 초 2만1천500명의 전투병을 추가파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가 조만간 6만8천여명을 더 파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아프간 나토 주둔군은 미군을 포함해 42개국 나토 다국적군 6만1000명이 있고, 이 가운데 절반이 미군이다.
부시가 벌인 ‘테러와의 전쟁’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함으로써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으로 옮겨갔을 뿐이다.
그러나 오바마의 아프간 전쟁은 부시가 이라크 공습 초기 대중적 인기와 지지를 얻었던 것과 달리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시작해야 한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군대력을 크게 강화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지난 8년간 아프간 전쟁 비용은 2,230억달러로 앞으로도 매년 40억달러씩 소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10년간 아프간 전쟁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라크 전비는 6,840억달러였다. 오바마에게는 불행하게도 미국 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경제 상황은 6개월 전보다는 호전됐지만 불안정성은 여전하다.
아프가니스탄의 불안정성 증가와 더불어 미군 등 다국적군 사망자가 더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총사령관은 8월 10일자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을 중단시켜야 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인구 밀집지역인 남부는 전통적인 탈레반 근거지인데 최근에는 서부와 북부까지도 탈레반의 영향력이 늘어나고 있다.
미군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다국적군 사망자는 74명인데 이는 2001년 최악이며 이중 43명이 미군이었다. 스탠리 매크리스털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프간 전쟁에 대해 국내 여론도 좋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미국이 아프간 전쟁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고, 29%만이 이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군 사망자가 늘어날수록 아프간 전쟁에 대한 반발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미국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카르자이 현 대통령은 오는 9월 20일 아프간 대선을 앞두고 아프간 경찰과 군대를 두 배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나토의 공습을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카르자이 정부에 대한 대중들의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대외적 조건도 골칫덩어리다. 오바마가 아프간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동맹국들의 결속이 필요하지만 결속력이 지속될 지 알 수 없다. 이번 나토 폭격을 두고도 독일 정부는 폭격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프랑스 정부는 신중치 못한 처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략적 국제연구센터"의 중동문제 전문가 안토니 코데스만은 오바마의 딜레마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심력은 현재 사실은 파키스탄이다. 핵무기 보유국인 파키스탄의 불안정성 위협은 아프간 보다 더 중요한 전략적 비중을 갖고 있다. 미국은 지금 아프간 전쟁에서 잃을 것이 많다.”
오바마가 할 일은 아프간 민중을 학살하는 전쟁을 중단하고 그 비용으로 현재 진행하려는 의료보험 공공성 확대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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