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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먹튀 천국’에서 살아남는 법
해외자본(상) 포레시아?파카한일유합 … 노동유연화에 더 노출된 해외자본 노동자
국내에 진출한 해외자본 사업장 노동자들은 노동유연화에 훨씬 더 많이 노출돼 있다.
한국 정부가 지난 1998년부터 해외자본을 유치한다면서 자본규제를 완화하고 노동유연화를 더 많이 부여했기 때문이다.
해외투기 자본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장악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1998년 경제위기 이후 완전개방한 후 한 때 외국인 주식투자 비율은 50%를 넘나들다가 2007년 39%에 이른다. 투기차익만 노리고 큰돈을 벌고 투자도 없이 조세 회피하고 ‘먹튀’하거나 하려던 자본만 해도 론스타(외환으ㄴ행), 칼라일(한미으ㄴ행), 골드만 삭스(대우증권,은석빌딩), 뉴브리지케피털(제일으ㄴ행), 소버린(SK, LG), JP모건(만도) 등 이루말할 수 없이 많다.
물론 규제완화와 노동유연화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이 ‘대’를 이어 추진했기 때문에 해외자본 뿐 아니라 국내자본에 속한 노동자들 모두에게 도입됐다. 국내 노동자들은 이를 투쟁을 통해 저항해서 정리해고 완화는 일부 저지했으나 파견법을 통한 비정규직 확산은 막지 못했다.
"경제자유구역" 제도는 이조차도 피해가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해외자본을 위해 국가유공자, 장애인, 고령자 의무고용도 없고, 무급 월차 및 생리휴가, "근로자파견대상 업무확대 및 기간연장" 등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
"장안외국인투자전용단지", 노동탄압 자유?
‘경제자유구역’은 야금야금 늘어나는 추세다. 인천, 광양만, 경기·충청권의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지역에 이미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금속노조 사업장들이 많이 밀접해 있는 황해권엔 포승, 인주, 송악지구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지정 구역이 아닌 경기도 화성시 부근인 "장안외국인투자전용단지" 경우도 비슷한 ‘특구’ 적용을 받고 있다. 즉 이곳은 해외자본들이 각종 세제 감면, 저렴한 임대료, 고용지원금 등 정부 지원을 받고 들어와 있는 지정구역이다.
세계자동차부품업체 8위인 포레시아 한국 공장이 있는 이곳에서 전형적인 구조조정이 자행되고 있다. 포레시아 자본은 회사가 어렵다며 지난 4월 희망퇴직 공고를 일방적으로 했고, 5월에는 해고당사자를 일방 통보했다. 희망퇴직자 34명, 정리해고 21명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서는 외주화 처리했다. 회사는 같은 사업장에 있는 한국노총 사업장인 "대기포레시아"에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포레시아지회와 현장을 분열시키고 있다.
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정리해고를 단행하기 전인 4월부터 재고를 확보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21명을 짜르고 인원이 모자라 연장근무 및 특근, 철야 근무가 이뤄졌다. 희망퇴직을 했던 조합원 일부는 다시 계약직으로 돌아와 일하고 있다. 즉 자본은 노동유연화를 위해 정리해고를 과감하게 자행했다.
경기지부 파카한일유합분회에 대한 노동탄압 역시 가혹하다.
파카한일유합은 다국적 기업 "파카 하니핀" 계열사로, 파카하니핀은 전 세계 200개 공장을 가졌으며 세계 300대 기업에 속한다. 2005년 한일유합을 인수한 이후 지난해까지 파카는 매출액이 무려 150% 성장했다.
그러나 회사는 인수 후 일 년 뒤인 2006년 노조가 생기자 지난해부터 노조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매출이 4개월째 감소되자 전체 197명 중 113명을 정리해고했다. 회사는 공장이전을 "장안외국인투자전용단지"로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정리해고를 협박으로 각종 임금 동결 및 단체협약 개악으로 1년 연봉이 1천만원도 못 미치는 임금을 강요하고 있다.
자본의 성격에 따른 투쟁은 잘못
이런 사업장들이 해외자본이라고 해서 다를 바는 전혀 없다. 만약 자본의 성격에 따라 투쟁의 연대 대상이 달라진다면 아주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걱정스러웠던 사례를 들면, 미국 지엠 노동자들은 자사의 파산 상황에서 해외공장 우선 폐쇄를 주장하며 국내 노동자들의 고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지엠대우공장은 매각되거나 폐쇄될지 모른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싸울 때 중국 상하이기차 노동자들이 이 투쟁을 지지했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반대로 금속노조는 현대차 해외공장인 인도공장 노동자들이 노조 탄압을 당할 때 소극적 연대는 했지만 적극적 사업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국제연대는 매우 구체적인 실제적인 이득이 될 것이다. 가령, 현대차 노동자들도 한 때 물량축소시 해외공장 매각을 먼저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단체협약 내용에 담았지만 해외공장 물량에 대한 개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해외자본----개수-----조합원수------비율-----조합원수2----비율2
독일-------10--------3,069----- 11.6%--------3,069-----27.5%
미국-------9--------13,647----- 51.6%--------3,536-----31.7%
스웨덴------2----------685-------2.6%---------685-----6.1%
일본-------8---------1,458-------5.5%--------1,458----13.1%-
중국-------2---------5,841------22.1%---------680-----6.1%
인도-------1-----------751------2.8%---------751-----6.7%
영국-------1------------21------0.1%----------21-----0.2%
프랑스------5----------968------3.7%---------968----- 8.7%
총계-------38--------26,440---- -100%------11,168-----100%
※해외자본 50%이상 사업장. 조합원수2는 지엠차(10,111명), 쌍용차(5,161명) 등을 제외한 숫자임.(출처<금속노조>, 2008년 10월 현재)
자본이 해외공장에 대한 정보를 줄 리는 만무하고, 이를 위한 방법은 국내 및 해외공장 노동자들이 자유로운 교류와 소통이 이뤄질 때 가능하다. 파카한일유합 노동자들은 인근 칼소닉지회를 통해 회사의 물량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만약 해외자본에 대해 ‘민족주의적’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국내 공장 고용보장을 위해 해외공장 폐쇄를 주장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될지 모른다. 이런 방식은 ‘자기사업장 이기주의’의 가장 끔찍한 형태가 될 것이다. 처지를 바꿔보면, 미국 본사 지엠노동자들이 한국 지엠대우 공장 폐쇄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연대노동자 중요성 증가
따라서 지역 사업장의 구조조정 투쟁에 개입하는 방법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자본 사업장들이 국내에 들어올 때 특혜로 가져오는 ‘노동유연화’ 정책에 대한 대자본, 대정부 투쟁이 산별노조 차원으로 배치돼야 한다. 야금야금 먹혀들어오고 있는 ‘경제자유무역’ 지대가 바로 사업장 코앞에 혹은 그 자체에 포함돼 물량 축소 시기에 구조조정 화살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투기자본 규제 등 ‘먹튀’자본에 대한 강력한 규제강화를 요구할 필요성이 있다. 투기자본의 시세차익에 대해 높은 세금을 매기고 그 비용은 사회공공성 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금속노조에는 총 조합원 17.6%에 달하는 38개 해외자본 사업장 26,440명의 조합원이 있다. 지엠대우차, 쌍용차, 타타대우상용차, 발레오만도, 한국TRW 등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그 외 콘티넨탈, 보쉬, 비스테온, 델파이 등 세계 유명 자동차부품사들이 한국에 진출해 있다. 점점 해외자본이 한국에 진입하고, 한국 자동차 회사들도 해외 공장을 짓는 마당에 해외자본에 대해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현대차·기아차 해외공장 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개입해야 한다. 해외공장 노동자들의 저임금은 국내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의 근거가 될 것이다. 강력한 민주노조가 있다면, 해외공장도 국내 공장도 쉽사리 고용과 임금에 대한 공격을 하기 어렵다.
세계 정부는 금융자본이나 다국적 기업들이 위기에 빠질 때 국민의 세금을 몽땅 털어서 이들을 위기에서 구출했다. 노동자들은 해외자본이든 국내자본이든 강력한 연대와 지원을 통해서만이 고용과 임금, 생활조건 하락 방지를 막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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