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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자본이 우릴 뭘로 볼까 !!
작성자 한심하다
댓글 0건 조회 2,903회 작성일 200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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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자본이 우릴 뭘로 볼까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1박2일 참가기 … 행진도 분노도 없고, 집회도 취소


 공장 앞으로 동지들이 하나 둘 씩 모였다. 우리 지회도 집행부가 바뀌고 첫 상경투쟁이다.


  처음 노동자대회에 가는 동지들도 있다. 쌍용차 연대투쟁 이후 모처럼만의 투쟁에 마음이 설렌다. 공장 앞에 30분이 넘게 서있는 경찰차가 눈에 거슬린다.


  진작부터 공장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정규직 활동가 중 그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언제부터 경찰차가 공장 앞에서 당당하게 노동자들을 감시했는가. 


  우리 동지들은 경찰과 실랑이 끝에 경찰차를 몰아내고 상경길에 올랐다. 버스 안에서 돌아가며 각오를 밝힌다. 동지들의 각오가 대단하다. 구호를 외칠 때마다 불끈 쥐어진 주먹이 뿌듯하다. 노동자대회에서 더욱 더 배우고 현장에 돌아와서 더 열심히 투쟁하리라는 마음을 먹는다.


  비를 이유로 집회를 취소한 금속


  드디어 여의도에 도착해서 전야제에 참여한다.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동지들과 인사도 하고 무대에서 울려퍼지는 우렁찬 노동가요에 팔뚝질을 해가면서 즐겁다. 전야제를 마치고 투쟁사업장 주점에 가서 동지들과 회포를 푼다. ‘아! 노동자의 삶이 이런 거구나’ 새삼 느끼기도 하며 동지애를 나눈다.


  전야제날까지는 날씨 때문이려니 하면서도 동지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좋았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뜨면서 들려오는 소리에 내 귀를 의심한다. 금속노조가 사전대회를 취소했단다. 이유는 비 때문이란다. 금속노조는 6기 집행부가 들어서고 첫 집회다. 그런데 비를 핑계로 집회를 취소하다니… 집회 시간까지는 꽤, 남았는데도 아침 일찍부터 집회를 취소해 버린다. 언제부터 금속노조가 비 때문에 집회를 취소했었나? 아니나 다를까 집회가 예정되었던 시간에는 비가 그쳤다.


  철거민과 비정규직이 만나 싸우다


  경찰은 행진을 불허해 참가자들은 인도를 따라 여의도 노동자대회 장소까지 이동했다. 그러나 경찰이 길을 막고 좁은 통로로 간신히 빠져나가도록 했다. 열 받은 우리 조합원들이 경찰에게 거칠게 항의했고, 경찰을 밀어내고 나갔다. 참가자들은 내렸던 깃발을 다시 올리고 “이명박은 물러가라”, “못살겠다 명박퇴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불법이라며 경찰이 행진 대오를 가로막자, 철거민들이 도로로 뛰어내려갔고, 당황한 경찰이 길을 열어 행진을 계속할 수 있었다. 영등포에서 여의도까지 오히려 경찰들 덕에 시위효과가 배가 된 듯 했다.


  어제 한국노총의 노동자대회에 사람이 엄청 많이 모였다는데, 사람이 얼마나 모였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도착해보니 광장을 꽉 메웠다. 그래 민주노총이 아직 죽지는 않았구나! 대회가 시작되었다. 연설, 연설, 연설… 매번 똑같은 톤에 똑같은 내용으로 연설하는 연사들의 연설에 사람들은 고개가 떨어진다. 집회에 집중하기보다는 옆 사람과 잡담을 하거나 심지어 술을 마시며 떠들고 있다. 그나마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이소선 어머님의 “하나가 되자”는 호소가 없었다면 우리는 노동자대회에서 무슨 말을 들었을까? 그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허공에 외쳐대는 연설만 듣고 노동자대회는 끝나고 말았다.


  지루한 연설만 듣다가 끝난 대회


  전태일 열사가 자기 목숨을 버리며 지키고자했던 노동자정신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외침은 노동자대회가 열리는 동안 어디에도 없었다. 그냥 앉아서 연설만 듣고 가는 노동자대회라면 뭣하러 서울까지 그 많은 돈을 들여 모인단 말인가? 이렇게 하는 대회는 바로 전날 한국노총이 했으면 됐지 민주노총까지 이런다면 도대체 세상은 누가 바꾸는가. 강력한 가두투쟁은 못하더라도 적어도 행진은 있어야하는 게 맞다.


  여의도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모이고 외친들 저들의 신문에 단 한줄, TV에 몇 십초면 끝나지 않던가. <문화일보>는 ‘까칠해진 한국노총, 부드러워진 민주노총’이라고 쓰고, <조선일보>는 ‘비보이 등장한 민노총 집회’라고 추켜세우며 비아냥거릴 지경이 됐다.


  큰일이다. 쌍용차 동지들의 77일 영웅적인 투쟁에서도 연대를 간 민주노총은 적들에 의해 ‘오합지졸. 혼비백산’이라 불리며 투쟁성을 조롱당했었다.


  더구나 투쟁 이후 쌍용차 동지들이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아직도 감옥에서 고생하는 동지들을 구출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또, 용산의 철거민 열사들이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는 것에 민주노총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쌍용차와 용산에 민주노총의 책임은 없는가


  이렇듯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무자비하게 노동자민중을 탄압하고, 이제 아주 노동조합을 말살하려고 노동법을 개악하려 하는 이 때다. 이 정권과 정책연합을 했던 한국노총까지 투쟁을 벼르는데 민주노총이 이런 중대한 시기에 열린 노동자대회를 이렇게 허망하게 끝내고서 총파업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민주노총은 투쟁력을 복원해야 민주노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말로만 현장을 조직하자고 외칠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올라오면 조합원들이 실7망하지 않도록 전략과 전술을 총동원해서 실천투쟁으로 이끌어야 한다. 실천투쟁이 없는 집회는 그야말로 공허한 헛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 않는가. 

  이 엄혹한 시기에 민주노총 지도부는 실천적 투쟁 계획을 내오고 그 실천적 투쟁계획 속에서 현장 조합원을 교육하고 아래로부터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살아야 운동이 산다. 민주노총이야말로 이 사회변혁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투쟁력이 복원되지 못하면 쌍용차 문제도, 용산참사도 해결되지 못할 것이며 노동법개악도, 이명박 독재도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민주노총의 각성과 분발을 기대한다.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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