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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처럼 테러대상이 되고 싶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은 국민살인 … 노동자가 나서서 막아야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07년 교훈을 잊은 채 300여명을 아프간에 재파병 하려 한다. 그러나 2007년 아프간에서 선교활동 하려던 샘물교회 교인 23명이 납치돼 2명이 희생됐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정부는 "자체방어와 자위권 행사 외의 별도 전투행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프간 국민들에게 파병 자체가 점령이다.
아프간 국민들은 무려 24년간 전쟁에 시달렸다. 아프간은 가난한 나라다. 국토가 산이나 사막이 대부분이어서 오로지 2퍼센트만 관개 경작이 가능하다. 1972년 노동자들의 일당이 20아프가니였는데, 이것으로 살 수 있는 것은 10개의 난(밀가루 반죽을 화덕에 구워서 만든 인도의 전통 빵)뿐이었다. 올 겨울엔 인구 3분의 1(900만명)이 극심한 식량부족을 겪을 전망이다.
전쟁에 지친 아프간 국민들은 2001년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도 미국이 진정한 재건을 통해 경제적 상황을 호전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국은 재건에 관심이 없었고, NGO들은 원조를 착복해 부유하고 살고 있고, 병사들은 민간인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마구 폭격탄을 날렸다.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아프간 국민들은 점령 3년만인 2004년부터 본격적인 저항에 나섰다.
미국이 아프간 재건에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미국은 미국에 협조적인 강력한 정부를 세우고 북서쪽에서 출발하는 송유관을 지어 카스피해 석유를 연결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아프간 파병 자체가 미국의 점령 지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비전투 목적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순전히 정치적인 문제다.
이를 테면, 지금 아프간에서 3만4천명이란 가장 많은 파병한 미국 보다 더 테러 위험이 높은 나라는 인도다. 인도는 전투병 파병을 하지 않고 아프간에 12억달러를 재건 비용으로 약속했다. 경제대국 일본이 아프간 전쟁 이후 지금까지 20억달러 이상을 아프간에 지원했으니 인도의 지원액 규모는 상당하다. 이미 인도노동자 4천명이 재건활동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에 이어 얼마전 10월 8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있는 인도 대사관에 자살폭탄이 터져 17명이 사망했고 76명이 부상당했다. 인도가 카슈미르를 두고 파키스탄과 전쟁을 벌여왔고, 파키스탄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탈레반에 대해 적대적이기 때문이다.
아프팍 전쟁=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파키스탄 정부와 현지 탈레반은 접경지대에서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 파키스탄과 탈레반은 다수가 파슈툰족으로 이동도 원활하다. 파키스탄 정부는 파키스탄에 있든 아프간에 있든 자기 국민들을 향해 폭격을 가하기 어렵다.
미국에겐 재앙이지만 이런 식으로 탈레반은 게릴라 운동의 핵심인 안전한 피난처를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송유관이 설치될 북부 지역 뿐 아니라 카불에서 2시간 걸리는 "아프간의 스위스"라 불리는 스와트 계곡 역시 탈레반 영향력에 들어가 있다. 이런 식으로 아프간의 70~80퍼센트는 탈레반의 영향력에 있다.
아프간 국민들은 2001년 미국의 침공 때부터 점령에 반대했던 탈레반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일단 소수라도 파키스탄에 발을 들여놓으면 파키스탄군은 분열하고 내전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아프간이나 이라크와 다르다. 저항의 규모도 다를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파키스탄군이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으로 내몰릴지도 모른다. 이렇듯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서로 연결된 정치, 사회적 문제 때문에 이 전쟁을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이라고 부른다.
아프간 국민들을 진정 지원하려면 미국 등 다국적 군대 파병 및 점령부터 중단돼야 한다. 가난, 두려움, 분노에 찬 아프간 국민들에게 테러의 위협이 될 이명박 정부의 재파병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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