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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투항
시사와 노동자
자본 권력에 스스로 굴종한 법관
개그 판결한 헌법재판소, 용산 판결한 잔악한 법원 … 사회 구조를 바꿔야
지난 10월 29일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미디어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다.
법안 처리과정에 위법은 인정되지만 법의 효력은 유효하다? 이 무슨 해괴망칙한 문장을 봤나. 우리는 법관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원했지 개그를 원하지 않았다.
웃음을 주는 일은 다른 연예인들이 해도 충분한 것을 굳이 자신들이 하지 않아도 된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위조지폐는 맞지만 화폐로는 인정된다."는 수준의 황당한 판결이 난 후 온 나라가 들썩한다.
이런 코미디 같은 판결을 내린 헌재의 재판관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훗날 양심을 버리고 권력의 힘에 굴복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반성한다는 기자회견이나 회고록에 남겨지지는 않을까?
미디어법이 잉태한 수많은 문제점들은 뒤로하고도 처리과정이 하자가 있다면 당연히 무효인 것이고 법이란 울타리에서 평생을 일한 상식적인 사람들이면 그렇게 결정 했을 것이다.
양심 포기하고 권력 선택한 헌재
그럼에도 자신들이 봐도 부끄러운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법관으로써 양심을 포기하고 비상식적인 사회의 권력층을 선택했다.
한나라당 일당들은 과정에 대한 위법을 지적한 헌재의 결정에 반성은커녕 문제가 해결 된 모양 떠 들어 대고 있다. 무슨 바보들의 행진도 아니고 한 쪽은 잘못은 있는데 괜찮다고 하고 잘못한 쪽은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했다며 환호하는 격이다.
쇼도 이런 쇼가 없다. 관중들은 모두 자신들을 보고 웃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웃는지도 모르고 관중들이 웃으니깐 좋단다.
헌재의 미디어법 결정이 코미디라면 용산참사에 대한 강남판사들의 판결은 균형추가 사라진 한 쪽으로만 치우친 참담한 결정이다.
균형추 없는 용산참사 재판
공무집행방해는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치상의 문제는 명확한 증거조차 없음에도 검찰이 공소한 내용을 그대로 읽어 내려갔다. 정황참작이란 것도 강남에서, 건물주 입장에서 살아온 판사들의 눈에는 사회적으로 약자에 속하는 철거민들의 심정이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고 진압의 과정에서 경찰의 과실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누가 봐도 합리적이지 못하다. 판사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들이 균형추가 없는 저울에 있다고 판단되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된다고 본다.
법이 만인에 평등하지는 못해도 불평등한 정도가 갈수록 심화되는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용산참사의 재판도 인혁당 사건처럼 20~30년 뒤에는 무죄로 판결될 것이다.
인혁당 사건의 오류를 범한 선배들의 잘못을 그대로 용산참사 판사들이 전철을 밟고 있다.
80~90년 암울한 시대에 판사들은 군사독재의 폭압에 고개 숙였다면 지금의 판사들은 자본과 권력에 스스로 굴종하고, 출세욕에 사로잡혀 자본주의 체제의 지배계급 관점에서 반역사적 판결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나서지 않는한, 지금의 법조인들이 탄생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부자들이 가진 눈만으로 세상을 보는 판사들의 판결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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