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메인메뉴

자유게시판

서브메뉴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관료적 산별 극복할 현장조직
작성자 역사교훈
댓글 0건 조회 3,085회 작성일 2009-11-26

본문

 

 국제

현실에서 변혁과제 제시한 혁명가


  국제사회주의 혁명가 고(故) 크리스 하먼을 추모하며


 지난 11월 6일 국제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혁명가였던 크리스 하먼(1942~2009)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연설을 위해 머물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는 한국 나이로 66세에 불과했다.


  한국에서도 좌파활동가들 사이에서 <민중의 세계사>, <패배한 혁명:1918~1923년 독일> <세계를 흔든 1968>, <동유럽에서의 계급투쟁> <쉽게 읽는 마르크스주의> <마르크스주의와 공황론>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좌파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은 한 번쯤 크리스 하먼의 글을 접하게 된다.

  그 이유는 그가 마르크스주의를 학문의 탑 속에서 가두지 않고 현실적 상황과 실천적 과제를 결합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그는 2008년 가을 이후 확연하게 드러났던 전 세계적 경제공황을 이미 1년 전인 2007년부터 감지해 왔다. 또한 그는 2008년 말~2009년 초 가장 위기가 고조됐던 경제 위기가 국가의 세금을 통한 신속한 개입을 지적했고, 그로인해 경제 위기가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도 제시했다.


  마르크스경제학에서도 탁월한 통찰력을 보였지만 역사 속 계급투쟁에 대해서도 그는 중요한 교훈을 제시해 왔다.

  1968년 혁명에서 평범하고 보수적인 노동자들이 어떻게 혁명적으로 변화할 수 있었는지를 살폈고, 당시 프랑스노동총동맹(CGT) 보수적 대응과 구 소련의 스탈린주의 영향 하에 있었던 프랑스 공산당(PCF)의 실패와 오류 등 좌파들이 왜 이 혁명적 분위기를 제대로 조직하지 못 했는지에 대한 교훈을 같이 제시했다.


  더 멀리 1918~1923년 독일 혁명은 왜 패배했으며 마크르스주의이론, 경험, 훈련 등 모두가 부족했던 독일공산당이 우왕좌왕 하면서 어떻게 이 혁명을 성공시키지 못했는지에 대한 생생한 사례를 제시하고 그 교훈을 제시해 왔다.


  크리스 하먼은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변증법의 원리 속에서 마르크스주의의 원칙을 현실과 접목해 살아 있는 교훈을 제시할 수 있는 탁월한 혁명가였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먼이 과거 노동자계급의 쓰라린 상처와 패배 속에서 어떻게 변혁적 활동가들이 활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쓰디쓴 진실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많은 변혁적 활동가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 중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현실이 되지 않았을 때 현실 그 자체를 그대로 인정하지 못 하고 현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각색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오류는 현실 그 자체를 인정하면서 서서히 변혁적 전망을 져버리고 자본주의 사회 이데올로기를 조금씩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지막 오류는 원칙 그 자체를 주장하면서 현실과의 연결 고리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경우다.

  크리스 하먼은 이런 변혁적 활동가들이 빠질 수 있는 모든 오류들을 피해 쓰디쓴 현실과 쓰라린 과거 투쟁의 패배를 남김없이 밝히고 어떻게 현실에서 극복할 것인지를 제시한다.


  과거의 화려한 투쟁경력, 유명세를 치르는 명망가들, 노련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활동가들의 말이 아니라 원칙의 바탕에서 구체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 대응과 과제가 마르크스의 진리라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그의 명민하고 통찰력 있는 글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슬픈 일이다. 그가 남긴 교훈처럼 변혁적 활동가들은 원칙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연결할 고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그가 오랜 긴장과 업무 모두로부터 벗어나 편히 잠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하단카피라이터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 주소. (51503)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마디미서로 64 노동회관 201호
Tel. 055-283-9113~4 / Fax. 055-267-1266 / 진보넷ID : 경남일
모든 자료는 자유롭게 출처를 밝히고 전재·인용하여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상업적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사전에 경남지부와 협의하여야 합니다. (No Copyright Just Copy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