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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소의 소통일기] 대림자동차 투쟁을 지부 전체의 투쟁을 만들기 위한 고민으로...
작성자 흰소
댓글 0건 조회 3,072회 작성일 200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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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 임원으로 상근을 시작한지 한 주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첫날 여기저기 인사하고 다음날에는 한국주강지회에서 임원 사퇴 이야기가 있다기에 급히 가서 면담을 했습니다.
지부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산별노조에서 지회에 어떤 문제가 생기든 지부가 자기 조직의 일로 괸심을 가지고 적극 복무해야 하는데 아직은 "지회에서 알아서 할 일..." 이라는 인식이 지부든 지회든 모두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수요일에는 민주노총 1만 간부 상경투쟁이 있었습니다.
여의도 공원에서 천막을 치고 자야 하기 때문에 침낭을 준비해 갔지만 천막안에 온풍기를 틀어 놓았어도 너무 추워서 잠을 설쳤습니다. 둘째날에는 대림그룹 본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했습니다.
어떤 한 간부는 너무 추웠던지 "다시는 서울에 안 온다"고 내 뱉었습니다.

그 동지의 말을 듣고 "노동자에게 투쟁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6일 민주노총의 집회는 무기력했습니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을 결의했지만 집회 시작부터 경찰에 밀려 인도에서 한발ㅉ작도 차도로 나가지 못했습니다, 차도로 꼭 나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집회 사회자가 차도 한 개 차선을 말자고 해도 집회 참가자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집회 대오 중간에서 일부 참여자들만 경찰을 말다가 연행되는 수모스런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노동자에게 "투쟁"이란 무엇일까요?
집회에, 그것도 주로 간부들만 참석하고, 투쟁이 있는 사업장에 지원 집회를 가고 하는 것이 투쟁일까요? 서울에 집중해서 모여 집회 한 번 하고 잘 하면 시위행진까지 하면 투쟁을 다 한 것인듯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의 투쟁은 한 가지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일을 안 하는 것", 즉 파업이 노동자의 유일한 투쟁입니다.
노동자는 임금(노동조건)을 받고 노동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노동조건에 문제가 생기면 노동을 안 주는 것으로 대항합니다.
그러면 집회는 무엇일까요?
집회는 두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파업을 위한 결의를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파업을 하고 그것을 함께 확인하고 격려하는 자리입니다.
첫번째 집회는 파업을 실행함으로써 완성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결의는 하지만 그에 따른 후속 파업을 하지 않음으로써 미완의 집회, 거짓의 집회만 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업이 없는 후속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문화제 등을 하면서 파업의 뒤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제 그 자체에만 목적을 두는 것 같습니다.
지금 대림자동차 앞에서 매일 열리는 투쟁 문화의 밤은 파업 없는 이상한 문화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파업은 대림자동차지회 해고된 조합원들만 하고 있습니다. 경남지부 차원의 집회라면 지부 전 조합원이 파업을 하고 그 파업투쟁의 뒤풀이로서 문화제를 갖는 게 정상입니다.

금요일에는 중요한 회의가 많았습니다.
특히 새로 당선된 임원들이 어떤 역할분담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진 부분은 대림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을 누가 맡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몇 몇 임원들은 지부의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리고 실제 책임있는 개입을 위해 수석부지부장이 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부장이 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지부장이 지부를 대표하는 많은 일들이 있기에 대신에 적어도 수석부지부장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지부장은 여러 투쟁사업장을 부지부장들이 나누어서 맡고 수석부지부장은 이들을 총괄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총괄"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불필요한 "옥상옥"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지만 결국 수석부지부장은 당면 투쟁 사업장을 직접 맡지믐 않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대림자동차지회는 제가 맡기로 했습니다.
결정되고 다음 날 바로 대림자동차지회 이경수 지회장을 만나 제가 대림지회를 담당하게 되었다고 알렸습니다.

토요일에는 오전에 지부 사무실 배치작업을 하고 오후에는 MB-OUT 경남지역 집회에 참석하였습니다.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대림자동차 투쟁을 지부 전체의 투쟁으로 만들까 하는 생각뿐입니다.
연말이라 많은 모임들이 있지만 내일으르 향한 투쟁을 준비하는데 골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주간이 업무를 간단히 적는다고 했는데 많이 길어졌습니다.
동지들과 함께 하는 경남지부를 만들기 위한 애정으로 봐 주시고 소통 속에서 하나의 힘으로 모아질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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