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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이 노동운동에 남긴 것
작성자 수치심
댓글 0건 조회 2,880회 작성일 201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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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용산이 노동운동에 남긴 것


  열사정신 계승은 이명박 재벌정권에 맞선 단호한 투쟁?강력한 총파업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열사들을 우리 곁에서 떠나보냈지만 단 한 번도 맘 편하게 열사들을 보내드리지 못했습니다. 떠나는 열사들은 언제나 그랬듯, 동지를 위해서, 조직을 위해서 몸 바쳐 투쟁하다 가신 분들입니다. 열사들은 산자들을 위해 마지막 가시는 날까지도 염려하고 위로하며 가셨지만은 산자들은 남은자의 몫을 다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열사들의 명예조차도 지켜내지 못하고 떠나보내고 말았습니다.


  용산이 그랬습니다. 서러운 이 땅의 수많은 가난한 민중들을 대신해서 죽을 때까지 투쟁하신 열사들은 자신들을 죽인 자들에 의해 죄인의 몸으로 떠나셔야했습니다. 무려 355일이라는 기나긴 싸움을 유가족과 성직자들이 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되돌아봐야합니다.


  영결식이 진행되던 서울역 광장 한 귀퉁이에서 보수단체회원들이 장례식 반대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355일이나 냉동고에 갇혀 있다 이제야 장례를 치르는데 열사들을 보내는 영결식장에 나타나 격렬한 구호로 반대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용납하고 있는 사회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무지함과 비인간적인 행위가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이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우리들의 책임도 있을 것입니다.

  용산까지 장례행렬이 가는 동안 재건축조합 건물을 보았습니다. 또 다른 용산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아,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야 하는가? 장례식이 끝나면 이놈들은 개발을 한답시고 더 개지랄을 해댈 것이 뻔합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밀리고만 살 것입니까? 한.미FTA, 미친소, 쌍용차, 언론장악, 4대강에 노동법개악까지 수도 없이 밀어 붙이던 적들의 탄압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투쟁으로 돌파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우리 노동자민중들에게 살인적인 밀어붙이기식의 탄압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살인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금속노조’라는 거대한 조직적 대오를 갖고 있으면서도 조직적 역량을 단 한 번도 집중시키지 못하고 번번이 무기력하게 당해왔습니다.


  적들의 가공할 탄압에 치를 떨면서도 분노 이상의 행동을 보이지 못한 금속노조였습니다. “탄압을 당하면서도 저항하지 않는다면 그 것은 탄압에 동참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용산 철거민 열사들을 보내며 다시 한 번 우리는 우리를 돌아보고 투쟁의 의지를 모아야 합니다. “355일 동안이나 어떻게, 그렇게 모른 척 할 수 있느냐?”는 유가족의 절규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물음 이전에 우리들에게 던진 물음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동안 열사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약속했던 확실하고 강력한 투쟁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용산 철거민 열사들을 포함한 수 없이 떠나가셨던 열사들에 대한 우리의 예의이고, 열사들을 진정으로 편히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열사정신 계승‘은 가슴에 달고 다니는 리본이 아니라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라는 열사들의 명령입니다. 용산 철거민 열사들은 촛불이후 가두행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던 우리에게 용산까지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마지막 가시면서까지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고 가신 것입니다.


  2010년 새해벽두에 열사들을 보내며 우리가, 금속노조가 가야할 길은 명확해졌습니다.

  그 길은 용산학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열사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투쟁,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인한 살인적 삶을 살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과 기나긴 투쟁을 이어가면서도 아직도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장기투쟁사업장동지들의 원직복직 투쟁, 그리고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을 노예로 만들려는 노동법개악을 박살내는 강력한 총파업을 성사시켜 더 이상의 열사들이 나오지 않고 노동자민중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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