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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
따로 싸우면 이길 수 없다
기아차 임금동결 임단협 교훈 … 15만 조합원 동일요구 동일투쟁 동일타결해야
기아자동차지부가 1월 19일 2009년 임금협상을 잠정 합의했다. 내용은 △기본급 동결 △일시금 300%+500만원 △신호봉표 2010년 1월 적용 △사내하청 노동자 일시금 300%+325만원(65%) 등이다.
기아차지부는 공장별 순환파업 2시간 및 18일 전 공장 4시간 파업을 벌여 이명박 정권이 2009년 1월 신년사를 통해 밝혔던 임금동결-노사화합 공세에서 무쟁의를 돌파했다. 또 현대기아차그룹의 완강한 차별대우에 맞서 동일 일시금을 받아냈고, 현대자동차 조합원들과 동일한 호봉표를 적용함으로써 17,000원 정도의 임금인상 효과를 가져왔다. 임금인상 적용시기도 현대차보다 4개월 앞당겼다.
그러나 기아자동차지부도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본급동결에 합의함으로써 이명박 정권과 자본의 임금동결 공세를 돌파하지 못하고 말았다. 또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경우 일시금에서 현대차 비정규직과의 차별을 수용함으로써 1사1조직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것뿐이 아니다. 단협위반에 맞서 현장파업을 벌여 해고됐던 현대차지부 박성락 대의원이 현대차지부 임단협에서 복직에 합의한 것과는 달리, 똑같은 현장파업을 전개한 기아차지부 이상욱 대의원의 복직은 따내지 못하고 말았다.
기아차지부 무쟁의 돌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현장활동가들의 무기력이다. 1월 20일 현장조직들은 임금동결을 비롯한 임단협 결과를 비판하는 홍보물을 배포했지만, 현대자동차 현장조직들처럼 조직적인 부결운동을 하지 않았다. 대의원대회를 비롯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활동가들은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구나 사내하청분회의 경우 분회장이 사퇴를 선언하고, 투쟁력을 보여주지 못함으로 인해 현대차 비정규직과의 차별마저 감내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아차 비정규직은 정규직과의 차별이 더욱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차 비정규직과의 차별까지 받아들이게 됐다.
기아차 임단협 결과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바로 15만 전체가 함께 싸워야 한다는 점이다. 현대와 기아가 따로 싸우면 결코 이명박 정권과 자본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15만 금속노조가 함께 동일요구, 동일투쟁, 동일타결의 방침을 세우고 함께 임금동결 전선을 돌파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공동투쟁의 필요성 확인
2009년 경제위기 상황에서 타타대우상용차(8만원), 케피코(5만원), 경주지부(5만원 안팎) 등 금속노조 중소사업장에서는 임금동결 전선을 돌파해 경제위기 책임전가에 맞서 모범적인 투쟁을 벌였다. 타타대우상용차와 케피코는 비정규직 정규직화까지 따내 노동운동의 모범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노동운동의 중심인 현대와 기아차지부는 1천만원이 훨씬 넘는 일시금이라는 ‘눈 앞의 실리’에 눈이 멀어 내일의 실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현대자동차는 1천여명에 가까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제위기를 이유로 공장에서 쫓겨났지만 이를 외면하거나 방치했다.
대안은 간단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의 노동자들이 경제위기 책임전가에 맞서 생활임금과 고용안정을 위한 투쟁에 함께 나서는 것이다.
2010년 임단협 투쟁의 방향은 이명박과 재벌의 임금동결, 노조무력화, 정리해고 완전자유화에 맞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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